어제 아람누리에서 서혜경 피아노 독주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연주중 특히 리스트를 인상깊게 들었고
슈만곡에 다시 친숙하게 된 날,함께 한 사람들과 자리를 옮겨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그래서 조금 듣게 들어간 밤
새벽에 아들을 깨우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비몽사몽간에
전화벨이 울리는 느낌이라 받았더니
글쎄 오늘 토요일 스터디 시작하는 날이라고 연락이 온 겁니다.
이렇게 황당한 일이,벌써 시간이 열한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제야 잠이 깨고 열쇠는 내가 갖고 있는데 어이 하나
왜 미리 연락을 해주지 않았나 하고 물으니 여러 차례
전화했는데 받지를 않았다고 하네요.
부랴부랴 챙기고 나갔어도 역시 약간 늦고 말았습니다.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시작한 스터디,그래도 조금 지나니
나쁜 사마리아인의 내용이 귀에 들어옵니다.

3번에 걸쳐서 책을 읽기로 하고 오늘은 3장까지 발제를
했는데,장하준교수가 말하는 핵심,신자유주의가 답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에서는 유치산업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경제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사람의 성장에도 해당하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마침 모임의 멤버중 한 분이 사라리 걷어차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다음 모임에서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리스트,작곡가와 이름이 같아서 기억하기도 쉬운 독일의
경제학자가 선진국들이 보호무역시기를 거쳐왔으면서도
일단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면 사다리 걷어차기를 해서
후진국들의 진입을 막는다는 말로 쓴 표현을 표제로 한
책이더군요.
2월들어서 토요모임을 시작했으니 슬슬 일본어수업도
시작해야겠구나 생각한 날,혼자서 읽던 일본신화책을
여러번 읽고 나서 오늘 세계신화에 관한 책중에서
일본신화를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언젠가 사두고 읽다가 중간에 그만 둔 책이었는데요
오늘은 글이 술술 읽히는 신기한 시간이더군요.
약간의 선행학습이 가져온 효과가 재미있었는데,더구나
신화만 달랑 소개한 것이 아니라 이 신화가 갖는 의미,
어느 지역의 신화와 유사한가,이 신화를 일컫는 표현에
무엇이 있는가등 12명의 신화학자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에
일종의 코멘트를 달아서 일반인들에게 길잡이노릇을
해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열한시에 나가서 밤 열한시가 넘어서 들어온 날
정말 긴 하루였다는 생각을 했지만
집에 들어오니 슈만의 헌정이 올라와 있어서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어제의 음악회에서 들은 곡을 다시 듣고 있는
중입니다.

음악과 더불어 찾아보게 된 화가는 르동인데요
아마 슈만의 마음이 흘러넘치는 기분을 담는 그림은
샤갈이 더 적합하겠지만 신화를 읽고 들어온 날
제 마음속에 떠오른 화가가 르동이라서 선뜻 르동의 그림을
선택하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