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제법 어릴적부터 패션디자이너가 꿈이었어요.
근데 어쩌다보니 개인적 사정으로 그걸 이루지 못했지요.
결혼해서 아이낳고 살다가 아이옷을 만들어 입히면서 어느날 한복디자이너 이영희님의 성공담을 듣게 되었답니다.
그러면서 나이가 문제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다시 조심스레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을 했어요.
남편도 늦지 않았다며 하고싶은만큼 해보라고 도와주었구요.
하지만 전문적으로 파고들수록 진작에 했었다면 하는 후회가 너무나도 드는거예요.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저보다 못하는 바느질,잘 못뜨는 패턴이엇지만 무조건 그 나이가 부럽더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패션쪽일은 능력만으로는 어렵잖아요...그게 현실이죠.
어떻게 한국에서 공부하던곳과의 연계로 파리의 유명한 의상학교 연수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보니 정말 그곳은 능력이 있으면 무조건 기회는 있는곳이더군요.
정말이지 땅을치고 후회를 하면 뭘 하겠어요.
연수를 다녀와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대만으로 왔답니다.
여기서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 한동안 또 손을 놓고 있다가 몇달전부터 다시 작업을 하게 되었네요.

제 작업실입니다.
집을 얻을때 일부러 방4개를 고집했어요.
우리부부는 남들이 보면 참 웃기는 부부인데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저희들 자신들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방이 세개일때도 방이 네개일때도 아이들은 무조건 집에서 젤 큰방 하나를 줍니다.
왜냐면 남편도 반드시 자신의 공부방을 원하고
저도 저 온갖먼지들이 난무하는 방을 아이들과 함께 쓸순 없잖아요.핀들도 많이 떨어져있는데...ㅎㅎㅎ
애들이 엄마 우리도 각자 방을 갖고 싶어요 라고 하면 한달동안 둘이 안싸우고 잘 지내면 생각해볼께 라고 합니다.
자매가 한달동안 어찌 안싸울수 있겠어요....ㅋㅋㅋ
친한사람들이 농담으로 애들이 불쌍하다고...ㅋㅋㅋ
우리 넘 심하나요?
암튼 그리하여 남편도 방이 있고 저두 제방이 있습니다.
대만은 부부침실 하나는 사람잡게 넓고 나머지 방은 작더라구요.
저희 집이 방만 4개고 거실은 한국 20평대도 못되지 싶어요.구조가 워낙에 요상해서리..
젤 큰방은 애들이 쓰고(요건 살돋에 파티션 만들었다고 한번 올렸었죠?)
작은방 3개중 침대하나 겨우 들어가는 방에 우리부부가 자고 나머지 방 2개를 하나씩 차지했어요.
자....제 방입구입니다.(방문이 좀 촌시럽죠? 대만 집이 좀 그래요..ㅎㅎ)

방문에 자극을 받기 위해 연수받고온 수료증도 살짜기 달아둿습니다. 부끄...

방안은 무쟈게 복잡하고 정신없어요.
일단 사람잡게 큰 재봉틀이 2대나 되지요.
정면에 보이는게 공업용 재봉틀에 왼쪽에 있는게 오버록보다 상위버젼인 인타.
둘다 공업용이니 아래 커다란 모터가 붙어있어 무겁기도 무지 무겁고 부피도 커요.
그러니 이사올때 짐많아서 무쟈게 고생했지요.
게다가 항상 펼쳐두고 써야하는 다리미판..코스코에 파는 커다란 다리미판을 떡하니 펼쳐놓고 써야 합니다.
그 외에 입체패턴용 바디와 각종부자재들....
또 책들.....

한쪽벽 책장에 책들과 부자재와 천들을 거의 쌓아뒀네요.
부자재들은 신발 살때마다 박스를 모아뒀다가 활용하구요 옷만 만들면 될껄 뜨개까지 하는 j-mom.
색깔에 필받으면 정신못차리는 저라서 저 뜨개실들이 단지 색이 너무 이뻐서 잔뜩 사다 쟁여뒀는데
애들옷,제옷,모자 뜨다가 지쳐서 이젠 옷만들때 부자재로 쓰다가 모자도 떠서 선물로 줬다가 한답니다.
이제 구경끝났습니다.
별거 없는데 수다만 잔뜩 늘어놨지요? ㅎㅎ
가끔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서 뭔가 일을 만들어 훗날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할수 있는 직업이 되면 좋겠지만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이제 안받으려구 해요.
주변에서 이거해서 앞으로 뭐할껀데요? 하고 꼭 물어봐요. ㅎㅎ
사실 좋아서 하는건데 그러기엔 너무 많이 간건가? ㅎㅎㅎ
물론 뭔가의 경제적인 의미있는 일로 이어지면 그건 정말 제 소원이 이루어지는 거겠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아도 그냥 제가 행복하니까 해요.
제가 행복하면 가족모두 행복하고 가족속의 나도 좋지만 나도 이세상에 태어나서 나자신의 행복을 위해
뭔가는 최선을 다해 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딸이 둘 있어요.
딸들을 위해서라도 뭔가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딸들도 엄마라는 존재도 좋지만 인간이 항상 뭔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으면 하는게 제 바램이거든요.....
이 엄마의 마음을 알아줄지....ㅋㅋㅋ
마지막으로 저는 원래 한복은 배우지도 만들지도 않았답니다.
입체패턴을 공부했기때문에 주로 양장쪽이죠..
근데 내 딸을 위해서 한복책을 사다가 직접 패턴을 그리고 만들어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