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술사를 빌려서 한숨에 반을 읽고는
다른 일에 바빠서 책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연말안에는 돌려주어야 할 것 같아서
일요일 아침 FM방송을 틀어놓고 침대위에 앉아서 책을
읽다보니 벌써 아방가르드에 이르렀네요.
숨을 고르는 의미로 지나고 나면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운
화가들의 그림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러시아 이동파의 수장 크람스코이의 작품인데요
이 그림속의 주인공이 안나 카레리나의 여주인공
안나를 모델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인물상
한 번 보면 잊혀지기 어려운 초상화로군요.

화가의 자화상인데요,눈길이 바라보는 사람에게
도발하는듯한,아니면 스스로 자신속에서 에너지가 타올라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는 견딜수 없다는듯한
아주 강렬한 빛을 보여주고 있네요.

화가가 잡아낸 톨스토이입니다.
마침 지난 목요일 역사교실 시간에 아이들이 읽은 책중에
톨스토이가 들어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물어보네요.선생님,톨스토이가 누구예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 이반을 쓴 사람이라고
말을 했더니 아하 하고 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단순한 것같지만 아주 중요한
질문이고 평생 답해도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1812년이란 제목이 붙은 그림입니다.
러시아인들에게 있어서 1812년이란 힘들고도 영광스러운
연도겠지요?
나폴레옹의 대군을 물리친 싸움,그래서 그림에서 음악에서
문학에서 수없이 반복되고 변형된 이야기들이 중첩되는
연도이기도 하지요.


1880년이후에 그려진 이 그림들은 캔버스의 빛이 달라진
느낌을 주네요.

풍경 자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 인상적이고요.
그림을 보던 중 느지막하게 일어난 아들이 엄마,아침밥은?
물어봅니다,혹시나 해서 엄마 지금 그림보는 중이니
네가 아침 차려볼래? 물었더니 선선히 그러마고 하더니
다 차렸다고 밥먹으라고 부릅니다.


아들이 차린 아침밥상이 어떨까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