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온 바로크미술
금요일에는 러시아에서 온 바로크미술을 만났습니다.
만약 누군가 제게 두 전시를 다 볼 수 없으니 어느 한 쪽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당연히 한가람 미술관의
전시에 가보라고 말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요.
이 전시를 소개한 글에서 렘브란트를 만나다란 제목을
달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옥같은 그림들을 만나는 기회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글을 쓴 기사를 본 적이
있지만 제겐 렘브란트의 에칭칭작품을 다양하게 본 것만으로도
배부른 그런 전시였고요,그의 에칭이외에도 조금 더 알고
싶은 화가들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양쪽 미술관에서 같은 화가의 다른 그림들을 본 경우
한 미술관에만 온 화가를 본 경우,서로 대조하면서 보는
즐거움도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다시 찾아보고 싶은
화가에 얀 반 호이엔도 있어서 우선 그의 이름을 검색해서
찾은 그림입니다.
이 그림이 미술관에 온 것은 물론 아니지만.

정물화,바니타스를 나타내는 정물화를 여러 점 선보였더군요.
지금 화려한 꽃도 지금 배부르게 하는 음식도
지금 우리에게 매력을 주는 음악이나 지식도 다 헛되고
헛되다는 메세지를 주고자 그렸다는 정물화,그런데 제겐
마치 17세기 황금의 나라를 구축했던 그 시대 부르주아
계층에겐 그러니 다 헛되기 전에 이 생활을 즐겨라는
메세지로는 읽히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자리이기도 했었습니다.

가브리엘 메추의 작품도 한 점이 왔더군요.덕분에 오늘
그의 다른 그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실내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참 잘 잡아내는 화가로구나
그림을 실제로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네요.

호흐의 그림도 한 점 만났습니다.실내에 들어차는 빛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듣는 화가이지요.

클로드 로랭의 작품,푸생의 작품,부쉐의 작품,이런 식으로
중간 중간에 어라, 뜻하지 않게 만난 다양한 작품이 있어서
행복했어도 역시 이 전시의 하일라이트는 렘브란트의
에칭화였지요.
그가 유화를 그리지 않았다해도 에칭만으로도 미술사에
우뚝서는 존재가 되었을거라는 말을 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설마 그런 기분으로 대했던 문장이었는데요
막상 그림들을 보고 있으려니 그렇군 그래서 그런 말을
이해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물,풍경,성서의 장면들,그리고 신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묘가 있어서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싸이버상에서 찾아보니 파우스트를 묘사한 것이 있네요.
사실 성경이나 신화이외의 독서량은 많지 않았다는 렘브란트라서
파우스트를 만나니 의외이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그가 만약 세익스피어를 좋아했다면 어떤 그림들이 나왔을꼬
공상을 하게 되는 대목이네요.

장인을 위협하는 삼손이라고 제목이 붙여져 있군요.
그런데 삼손으로 분한 사람이 렘브란트처럼 느껴지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어요,다만 느낌이 그림을 처음 대한 순간
아니 이것은 렘브란트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어서요.

오늘 사실은 이 시간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함께
스터디하는 시간인데 사람들의 사정이 각각 달라서
휴강을 하는 바람에 집에서 루시에의 두 번째 음반을 들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음반의 마지막 곡이 끝나고 저도 일어나서 다른
일을 해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