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보람이가 일곱시에는 일어나야 하는 날입니다.
고등학교 삼년내내,그리고 대학교 일학년때까지도 스스로
일어나는 일이 어려웠던 그 아이가 언젠가부터
스스로 일어나는 일이 가능해져서 이제는 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학교에 가기 전에 얼굴 보고
밥먹는 것은 지켜보자는 마음에 가능하면 일어나려고
저도 노력을 하는 편이지요.
아침에 제게 물어보더군요.
엄마 신문에서 대학생들 동맹 휴학하자고 하는 말
읽었어?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았는데 왜 물어보니?
수업출석 부르지 않는다고 말한 선생님중의 한 분이
우리 학교 더구나 우리 전공 선생님이더라
그런데 아이들이 그 기사를 못 보았는지 수업에 빠진
아이들이 별로 없어,더구나 시험 일주일 전이고
수업이 오전이라 그 때는 집회도 없어서 그런가?
선생님이 그런 결정을 내린 진짜 의도는 알고 있겠지?
그럼,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가
친구들문제로 번지고,가정내의 어려움을 처음에는
이야기못하다가 서로 터놓게 된 친구에 관해서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아침이라 조금은 무거운 주제같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슴속에 품은 어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에 대해서요.
꼭 친구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여는
용기를 갖고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고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이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금은 잘 나누게 된 딸,이렇게 자라기까지
그 사이에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수요일 아침에 읽는 flow
수업을 준비하면서 읽을 때마다 마치 나를 위해
저자가 쓴 글이라도 되는 것처럼 즐겁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대했던 책이 이번주에 다 끝나면
다음 주부터는 the road less traveled를 읽게 됩니다.
오래전 사람들과 번역하면서 읽었던 그 책을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되는 셈인데
그 사이 변한 제가 이번에는 그 책을 어떻게 읽어내게
될 것인지 기대가 되기도 하는 책이지요.

인생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하는 그 책,인생의 시기마다
지도를 달리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어린 시절 만들어진
고정된 지도를 갖고 계속 살려고 하기 때문에
사는 일이 어렵다고,그러니 지도를 생의 마지막순간까지
자꾸 다시 그려야 한다는 말을 읽으면서 그렇다고
정말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던 시절,그 책에서 제가
갖고 있던 고민을 돌파하는 힘을 얻었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다시 읽으면서 보람이에게도 가능하면 이 저자에 대해서
관심을 갖도록 기회를 주고 싶군요.
보람이뿐만이 아니라 아직 스캇 펙을 만나기 전인
사람들에게 가지 않은 길이란 제목의 번역으로 나온
이 책을 꼭 만나보도록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