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받은 절임배추와..고구마를 택배준비해놓고...서울 나들이를 하자니..어찌나 바쁜지
미친년 널뛰듯...이리뛰고 저리 뛰니... 세수만 간신히....화장도 하지 못한채...청자켓을 걸치고 부랴부랴...
해보지도 않은 절임배추는 한다고 시작해서...노심초사...하지 앟아도 될 걱정도 하고
팔도 저리고 손끝도 아침이면 저리고 따갑다.
어디가서 엄살떨기도 바보 스러워 보여서 말도 못한다.
이런 촌년의 딸이 돈많이 들어간다는 패션을 한다고 나섰을때..
진즉 말리지 못하고 같이 덩더깨비 마냥...부추긴게...조금은 후회스러워 지는 날이었다.
큰딸애의 대한민국 패션대전에 참석하고 돌아 오는 촌년의 맴이 넘 씁쓰레하다.
난생처음 보는 화려한 조명과 현란한 패션쑈...쭈욱 자~알빠진 모델들도 구경했다.
물론 실력이 모자라서 등수안에 못 들었겠지만...
난 어쩐지 그넘의 돈이 모잘라서...그런것만 같아서 속이 쓰리다.
아이들과 함께가 아니었으면 소주라도 한잔 할 것을....
딱 그런 날이었다...............소주한잔 하면서 질겅질겅 세상을 씹어 보고 싶은 날....
대회에 참석한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하면 되는데....욕심을 미처 버리지 못한 탓인가 보다.
돈이 모잘라서 과외를 받지 못했으며,돈이 모잘라서 특강을 듣지 못했고...그래서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한 아픔을 곱절로 씹으며...
촌년 오밤중에 다시 귀가했다.
6개월여를 공들이고 정성을 다했던 작품이 한 순간
물거품이 되고 마는 고통을 감내하는 딸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고통도 감내하고,
더욱 성장하기위해 인내해야할 시간들이기에...더욱 노력해야 하는 걸 아이는 알고 있다.
촌놈의 자식이...무시기 패션을 한다는 말인가!! 이런 탄식을 일단은 접기로 했다.
오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내 아이에 대해서 좀더 생각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