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주 금요일
이제 인사동의 시대로 접어든 everymonth의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이슬람과 중세 페르시아,그리고 가능한 시간이면 로마네스크
양식에 대해서 함께 공부하는 날인데요
전날 늦게 잔 바람에 지하철에서 곤하게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한 정거장 더 지나고 있는중에도 귀에 어렴풋이 안국하는
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어 화들짝 놀라 일어나 보니
이미 지하철은 종로 3가 역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덕분에 몸의 피로가 말끔히 가신 상태로
도착한 인사동
이상하게 아침부터 길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그중에서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더군요.
오늘 무슨 날이지? 궁금해하면서
혹시 오늘 볼 만한 전시가 있나 화랑을 지나면서
눈을 맞추었더니 학고재의 전시,통인 가게의 전시
그리고 선화랑의 전시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렇다면 점심 먹은 후에 화랑에서 그림을 보고
음악회대신 선택한 영화를 보러 가면 오늘 하루가
즐거운 날이 되겠구나 벌써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교실에 들어가니
이미 와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네요.
이슬람에 대해서 발제를 하면서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것은 두바이 현지에서 살다온
cutepond님의 생생한 현장경험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그러자 마치 수업이 특파원의 도움을 받아서
뉴스를 듣는 그런 살아있는 수업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 다음에 발제를 맡은 피오니님이
인터넷에서 잘 찾은 정보를 많이 더해 주셔서
중세 페르시아에 관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마르 하이얌,혹은 오마르 카이얌이라고
불리는
반룬의 뽑은 세상에 영향을 끼친 얼마 되지 않은 책중의
하나라는 그의 시도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로마가 게르만족에게 서로마의 영토를 내주고
이제 동방의 콘스탄티노풀만 남은 상태에서
다른 한쪽에는 사산조 페르시아가 있어서 서로
다투느라 육로로의 무역이 위험해져서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가 무역로로 각광받던 시절
아득히 먼 600년대부터 중세 페르시아까지
거기서 현재의 이란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시,공간을 가르면서 이야기가 번지던 수업시간의
열기가 지금도 느껴지는군요.
성장한다는 것의 정의에 어울리는 everymonth의 모임이
제겐 참 귀하게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며칠전 게시판에 홍옥에 얽힌 일화를 쓴 적이 있던
초쿄왕자님이 준비해온 홍옥을 하나씩 맛나게 먹기도 하고
수업 전반이 지나고야 도착한 캐롤님이 풍성하게 내놓은
떡에도 손을 대고
산노을님의 남편분이 멀리 러시아에 출장가서 구해온
에르미따쥬 미술관의 도록 (도록이라기엔 너무 훌륭한)
두 권의 책을 구경하기도 한 날인데요
그 중에서 마티스의 그림 한 점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아랍인들 두 명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그림인데
색도 자태도 볼때마다 한 번은 이 앞에서 직접 그림을
보고 싶다고 벼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마침 이슬람,중세 페르시아에 대한 글을 읽고나서 바라보는
그 작품의 맛은 더 유별났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케롤님이 이야기를 하네요. 작은 아이의 수시 한 곳이
발표가 나서 스페인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요
마침 도서관의 이해정씨가 사정상 취소했다는 말을 어제
들은 터라 점심을 먹기도 전에 음식점에서 자전거나라로
연락을 해보니 추가로 한 명이 함께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요
이번 겨울에 그녀와 멀리 여행하면서 조금 더 깊이
알게 될 것이 기대됩니다.
점심시간에 수업때문에 일찍 떠나야 하는 산노을님이
미적거리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자리에 앉아서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참 정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서로 나뉘어서 삼청동에서 사진전을
보고 그 이후에 영화관에 갈 사람들과
인사동에서 그림 전시를 볼 사람들이 각자 인사를 하고
우선 통인가게의 김선두전부터 찾아갔습니다.
금요일의 그림보기,
김선두,정종미,박성태 (이 화가는 이름이 확실치 않네요)
김덕용,이영,양혜숙,이주학,그리고 사과로 인상이 남아있는
이름이 성이 기억나지 않는 무슨 현이란 여성화가의 그림
그렇게 다양한 그림을 본 날
각자의 개성이 달라서 눈도 마음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각 화랑에서 소장할 수 있다면 무슨 그림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같은 공간에서 고르는 그림들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해서
그런 이야기속에서 다시 작품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지요.
한 점만 꼭 골라야 한다면 제겐 학고재의 일층에서 만난
이영이란 화가의 마티스 찬미란 제목의 그림이었습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끌어당기는 색의 변주앞에서
황홀한 기분을 느꼈다고 할까요?
소장하기와 별도로 금요일에 인식을 새롭게 하도록 만든
작품은 선화랑의 4층에서 본 방충망으로 말의 형상을
만들어낸 작가의 작품들이었지요.
앗 소리가 절로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어제 하루의 시,공을 가로지른 여행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제일 먼저 들어간 싸이트가 박성태님의
갤러리인데요
어제 본 작품은 아주 적은 일부에 불과했네요.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작업을 직접 보는 것에 비해서
느낌이 확실히 덜 하지만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올려놓습니다.

이제는 회화만이 전부가 아닌 시대,새롭게 생각하고
소재를 발굴하고 새롭게 매치해서 작업을 하는 시대라서
오히려 더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전시장에 갈 때마다 새롭게 느낍니다.

어제 본 정종미님의 작업 *이 작품들도 그림이라고 하기엔
선뜻 그것만이 아니다 싶어서요* 오늘 들어간 싸이트에서
최신작품은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지난 작품을 올려놓습니다.


그녀의 그림들을 찾아서 보던 중에 개인전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그것도 최근 작품만이 아니라
그녀의 변화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른 시기의 작품부터
최근 she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런 생각이 절로 드네요

한참 음악과 더불어 그림을 즐기고 있는 중인데
아르바이트 간다고 보람이가 아침을 먹겠다고 하네요.
그래도 일하러 가는 아이에게 아침을 혼자서 차려먹으라고
하기엔 조금 마음이 캥겨서 일단 자리에서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