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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강의 (5) 입체파,-현대미술의 문을 열다

| 조회수 : 1,410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7-10-11 00:56:04


   미술관 강의가 중반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번 강사는 82cook을 통해 인연을 맺고

그녀와의 만남으로 인해서 지금의 everymonth가 생기게

된 바로 그녀 artmania님이 주인공이라서

더 기대가 되는 그런 강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화요일인데도 길이 막혀서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내면서

찾아간 길,아니나 다를까 도착하니 이미 강의가 시작된

상태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인사단계라서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는 있었습니다.

이미 와서 자리잡고 앉아 있는 다바르님과 눈인사를 나누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지요.

이번 강사인 정인진 선생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그 다음에 미술사를 대학원에서 공부한 사람이라

현대미술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는가가

제겐 주 관심사였습니다.

피카소의 이야기로 바로 진입하기 전에

우선 세잔이 죽고 나서 그 다음해에 열린 세잔 회고전에서

브라크와 피카소가 받은 충격,그것이 어떻게 그들의

작품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나 하는 이야기와 더불어

세잔이 생 빅투와르산에서 자연속의 그 산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있는 구조를 파악하려고 한 노력에 대해서

관찰을 넘어서 관조를 했노라는 말을 인용하더군요.

덕분에 세잔과의 대화라는 책에 관심이 갔습니다.

관찰은 자연물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라면

관조는 선험적인 것,즉 본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것에 이어서 나온 말이 바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그렇게 해서 현대미술은 플라톤과 이어지네요.

이번 강의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중의 하나가

그 당시 큐비스트들중에서도 살롱 큐비스트와

갤러리 큐비스트로 나눌 수 있다는 것

브라크와 피카소말고도

그런 노력을 했던 화가들중에서 페르낭 레제와

로베르 들로니도 큐비스트 계열로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아하,그래서 들로니의 에펠탑 그림이 그런 느낌을

주었구나,그렇다면 그는 오르피즘으로 가기 전

그 단계를 거쳤다는 말이네

다음에 그의 그림을 조금 더 자세히 보아야지

그렇게 마음속에 새겨두고 수업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수업시간에는 피카소의 어린 시절의 그림부터

시작하여 청색시기,장미빛 시기의 작품도 다루었지만

이상하게 어제 오늘 할 일이 넘쳐서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를 다 풀어갈 여유가 없네요.

미술사적인 중요성으로 꼽자면 이 입체파로 인한

공헌 하나만으로도 피카소가 할 일을 다 한것이란 말을

듣는 입체파 시기의 피카소만을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이 자화상은 1907년도의 작업이더군요.

이 해는 바로 아비뇽의 처녀들이 완성된 해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미술사에서는 현대미술이 시작된 해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기도 하는 연도이고요.



이 그림은 1901년에 그려진 자화상인데요

나,피카소란 제목이 눈에 띕니다.

사실 yo (나)란 말은 주로 왕이 자신을 나타낼 때의

표현이었다고 하네요,그렇다면 피카소는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그런 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자의식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 그림은 아주 여러 번의 스케치와 캔버스에 그려놓은

대상을 지우고 다시 그리고 또 다시 손 댄 그런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바라보기에 왼쪽보다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 대상을 해체하고 다시 바라본 느낌이 나지요?

왼쪽은 이베리아 조각에서

오른쪽은 아프리카 조각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멋있다던가 아름답다고 느끼기엔

상당히 불편한 작품이지만 그렇다면 화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무슨 말을 하고자 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현대미술은 그러고보면 우리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고요.

르네상스의 원근법이 동일한 시점에서 고정되어

대상을 바라보고 그린 것이라면

그것을 완전히 깨버리는 미술이 현대미술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시점으로 ,대상의 통합적 본질을 보여주기 위해서

우선 대상을 해체하고

해체한 대상을 짜맞추어 보여주는 과정에서 오히려

대상의 본질을 포착하여 보여줌으로써

과연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잘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

그래서 쑥 한 번 보고서 아름답거나 색이 예쁘다거나

감동적이네 하고 이미지로 기억하게 하는 작품이 아니라

화가가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현대미술이 가까이 하기엔 조금 어려운 대상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요일 시간에 제게 가장 의미있는 것은

과학실증주의가 검증된 것만 중요하게 여기던 시대조류에

이것에 거슬러 지성보다는 직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등장한 베르그송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베르그송이 직관을 중시하면서 직관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중시한 것,내가 대상안으로 들어가서 대상과 함께 흐르면서

시간의 지속안에서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멈추어서 대상을 정적인 상태로 파악하려고 하는 실증주의와

대비되는 것이며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그저 철학자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일까? ,

그것은 아니고 사실은 그 시기에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여러 가지 이론들이 논의되던

시기였다는 것,그래서 4차원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림속에서도 실험되었던 시기라고 하네요.

시간과 속도중에서 시간의 면에 더 치중한 사람들이 큐비스트라면

속도의 면에 더 치중한 것이 이탈리아에서 발족된

선언문으로 시작한 미래주의라고요.

베르그송의 역동성이 미술에선 반 전통,반 미학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미술의 태동을 도운 것이라고 하니

(물론 철학자 한 사람이 한 역할만은 아니겠지만)

현대 미술에서 왜 그렇게 철학이 자주 논의되는가에

대해서 조금은 붙잡고 더 읽어볼 실마리가 생긴 기분이었습니다.



입체파는 피카소와 브라크의 공동 노력에 의해서

전개된 것인데 시작에서 종말까지 상당히 짧은 기간

지속되더군요.

일차대전이 일어나서 브라크는 군대로 가지만

스페인이 참전하지 않아서인지 그는 계속 작업을 하지만

이미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아갔다고 하네요.

위의 그림은 첫 시기의 그림과는 달리

캔버스위에 신문속의 글자를 그대로 오려 붙인 것이

보입니다.

사실 피카소가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관례라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 깨나가는

그래서 익숙한 관념을 뒤집어 다시 새롭게 보게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대단한 힘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래는 브라크의 작품입니다.

사실 그들의 작품은 비숫한 느낌의 것들도 있어서

화가가 누구란 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구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미지를 쓸 수 있는 작품이

별로 많지 않아서 글과 함께 흡족하게 쓰기가 어렵네요.




이 작품 역시 브라크의 것입니다.



입체파의 중기에서 파피에 꼴레 (일종의 꼴라쥬라고

할 수 있을까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피카소의 초상화를 그린 후안 그리스의 공이라고 하더군요.

그가 시도한 방법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피카소가 거침없이 시도한 작업들.

그런데 후안 그리스란 이름은 미술사에서 한 줄

언급되고 넘어가고 말지요.



이 작품은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에서 직접 본 작품인데요

등나무의자가 있는 정물이란 제목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등나무란 느낌을 주기 위해서

방수포를 붙이고 신문을 의미하는 글씨도 써넣고

실제의 밧줄로 가장자리를 장식한 것

레디 메이드란 개념이 작품에 들어오고

그것이 나중에 뒤샹의 레디 메이드와 연결된다고 하니

아하,그렇구나,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강의의 매력은 역시 아는 것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모르고 있던 것

새로운 관점으로 대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나는 것이 아닌가 새삼 다시 생각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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