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때쯤이면 피어나는 산국꽃
.... 첫사랑을 만난 듯 맘이 설레인다
"어림없는 소리마라!"
수빈이가 학교 강의를 빼먹겠다는 말에
거침없이 내 뱉은 제 말입니다.
엊그제 일요일 수빈이가
2박 3일 농활봉사를 하고 저녁 늦게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는데
다리가 절룩 절룩 거리더라구요.
약간 높은 언덕에서 뛰어 내리다
근육이 놀라서 많이 아픈 듯 했어요.
선배가 짐을 다 실어주고
택시까지 잡아 주어 집 앞 까진 왔는데 택시비가 없으니
부랴 부랴 제게 차비를 달라더니 대문 밖을 나갔다 오더만요
운동이라고는 병아리 달리기 하는것 보다 더 못하는 아이가
절룩 거리는 것을 보니 은근히 화가 나더군요.
어느정도냐면
무릎 만큼 오는 바닷물 위에서도 허부적 거리는 아이랍니다.
"어쩌다 그랬냐? 내일 정형외과 가거라~!" 툭 한마디 하고는
다음 날 아침이 되었지요.
당연히 어젯 밤 보다 더 아프겠지요~
저희 부부와 어머님은 김치 담고 청국장 찧느라 정신이 하나 없었기에
마침 어머님 모시고 올라온 막내 시동생이 있어
수빈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었지요.
거의 반 나절 이상 걸려 집에 오더라구요.
바쁜 사람은 병원도 못갈거 같아요.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고 근육이 놀래서 그렇다며
깁스를 하지 않고 물리치료만 받고 약만 받아왔더군요.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이 녀석이 다음 날 학교 강의를 한시간 빼 먹겠다는 겁니다.
왜냐? 는 말에
다리가 아파서 병원가야 하니까요.
하는게 아닙니까?
"안되지~ 강의를 왜 빼먹어! 누가 이런 일로 강의를 빼 먹는다냐?
어림없는 소리마라!."
버럭 소리 지르는 나를 이상하게 보더만요.
"사정이 있으면 애들도 강의 빼먹어요!"
"그 애들은 그 애들이고 넌 안돼! 강의 끝나고 물리치료 받아도 된다. 늦으면 택시타고라도 와~"
수빈이는 궁시랑 ~궁시렁 ~거리더니 포기 한 듯 한 얼굴로
자기 방으로 가더만요.
이런 면에서는 우리 아이들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으면서도
한 번쯤은
핑계대고 빠지면 안되나! 하고 잔머리를 굴려보지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립니다.
저희 부부가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면..
공부를 잘하던 못하던 학교나 학원 빠져 먹는 것을
제일 싫어합니다.
저 보다도 미소가님이 더 완강한 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열이 펄펄 나고 코피 흘리는데도 학교를 보냈었지요.
그때 그렇게 엄마가 미웠다며 지금도 서운하다고 말합니다.
학교 빠지는 것도 습관이다!
아이는 다리 절룩 거리면서
정상적으로 학교 다녀오고
수학 과외도 다녀오고
제 할 일 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 마음이라는게
아이들을 그렇게 내 보내놓고 나면
마음은 편치가 않음을 ...
부모가 강해야 한다는 이 말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중에 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