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토요일 ,한 가족 모두가 악기를 배우는 집이 있어서 그 곳에서 행복한 왕자의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이 모여서
음악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된 노다윤과 제자 진달래, (첼로를 매개로 한 )가 서로 시험기간이 맞지 않고
그러다보니 무슨 곡을 할 것인지 제대로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주일 앞으로 음악회가 다가왔네요.
아이들과 한 곡 연습하기로 했는데 그렇다면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이번에는 선생님은 어른들하고만 한 곡 연주할 테니
진달래의 독주, 노다윤의 독주, 그리고 스승과 제자가 한 곡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니? 제안했더니
둘이서 어제 밤 스페인어 공부끝나고 계속 다양한 생각과 시도를 하더군요.
두 아이는 옆 방에서 첼로 연습을 그리고 저는 쫑마마랑 둘이서 독일어 공부하던 중 부르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뽀로로에서 나오는 한 곡을 악보도 없는 상태에서 둘이서 가락을 생각해가면서 계명을 칠판에 적어놓고
함께 하자는 겁니다. 거기다가 어린 동생들의 노래와 율동도 곁들이자고 아주 신이 나서 준비를 하더라고요.
아하 이렇게해서 음악회가 실제로 열리기 전까지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치고 의견을 모아서 무대가 만들어지는 셈이네
신기한 경험이었지요.
독일어 공부를 마치고 , 아이들이 연습하는 방으로 가서 새로운 곡을 한참 연습하고 나니 이제야 어떻게 하면 되겠다 감이 잡혔습니다.
역시 오늘도 만나서 셋이서 연습을 했는데 하루 더 했다고 조금은 발전한 모습으로 소리를 맞출 수 있었고, 그 사이에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습니다. 둘다 노다메 칸타빌레에 푹 빠진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 안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와서 동작 연습을
하기도 하더군요. 첼로로 인연을 맺은 한 살 차이의 두 아이는 아마 이 깊은 인연이 평생 이어지면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배고플 것이라고 달래 엄마 최숙자씨가 보내준 김치 부침개는 맛있는 간식이 되어 순식간에 날라가고 말았지요.
일요일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는 첼로의 미라씨 바이올린 함께 하는 희영씨가 모여서 셋이서 합주곡을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오랫만에 모이니 어떻게 해야 하나 소리가 맞지 않을 경우, 그러다가 머리를 맞대고 연주에 실수가 있어도 조금 묻어서 갈 수 있는
방법으로 곡을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고, 금요일 밤 한 번 더 만나서 소리를 맞추기로 했습니다. 이런 과정자체가 연주회 당일보다
더 기억에 남는 법이더라고요.
음악회 날 장소를 제공하는 희영씨에게 집만 제공하면 되니 나머지는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 알아서 할 것이라고 하니
정말로 신기해하고 다행이란 표정을 보여서 웃었습니다. 사실 집만 제공한다고 해도 여러 팀의 공부 모임에서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오니까 사람수가 상당하지요. 그러니 번거로운 일이 왜 없겠습니까? 마음을 열고 이런 행사를 맡아준 그녀와 그녀의 식구들에게
감사한 일이지요.
동네에서 음악을 매개로 만날 수 있는 꼬마들과 어른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의 아버지 중에서도 악기로 함께 하는 분이 두 명 생겼습니다. 한 명은 첼로 다른 한 명은 섹스폰인데요
이번 음악회에서 그렇다면 다음에는 나도 다른 악기로 함께 해보고 싶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