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유 끌로델. 1864-1943
19세기 말, 프랑스 어느 마을에 까미유 끌로델이라는 예쁜 여자아이가 있었답니다.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죄로 엄마에게 구박받는 게 싫어서 산으로 들로 나댕기던 중
흙으로 뭔가 만들어내는 일에 천재적인 재주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답니다.
천재성을 발견한 아버지의 도움으로 조각공부에 심취하던 까미유는
우리가 잘 아는 로댕을 만나게 됩니다.
로댕은 당시 가장 잘나가던 조각가였는데
까미유의 비범한 작품세계가 로댕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었던 모양.
세부를 표현하는 그녀의 솜씨는 세인들의 경탄을 자아냈습니다.
사쿤탈라, 1888년
까미유는 로댕의 조수로 일하게 되고
결국 24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로댕에게서 남성을 느낍니다.
이미 그를 따르는 많은 여자들이 있었지만
로댕은 까미유의 애인 역할도 합니다. 그러나,
보다는 자신의 작품을 능가하는 까미유의 재주가 두려워 그녀를 견제하게 됩니다.
로댕의 의중을 알게 된 까미유는 그를 떠나 조각에만 열중하지만
그녀의 놀랄 만한 작품들은 로댕의 방해로 팔리지도 못한 채
가난에 찌들어 살게 됩니다.
한겨울, 외풍이 심한 아뜰리에에서 로댕에게 버림받은 우울증과
빵 한 조각 살 돈도 없게 된 가난이 짜증스러워
극도로 침체에 빠진 그녀는 광란 속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깨뜨려 버립니다.
플륫연주자, 1904년
결국 가족들에게 짐이 되고 만 그녀,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로 30년을 살다가 늙고 병들어 죽어갑니다.
오늘날 그녀는 그저 유명짜한 로댕의 그늘에 가려져
그의 숨겨진 연인으로만 알려졌을 뿐
자신의 천재성을 꽃피우지 못하고 신음하다 사리진 가엾은 사람....
왈츠, 1899년
당시만 해도 여성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그렇듯 어려웠다는
그런 거창한 세상사는 차치하고라도
천재성을 제대로 발휘해 보기도 전에
사랑 때문에 망가지고야 만 한 여자의 삶이 너무 가여워
밤새 뒤척였습니다.
우리네 삶이란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이미지는 조인스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