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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지금 간송미술관에 가면

| 조회수 : 1,745 | 추천수 : 52
작성일 : 2007-05-22 23:18:47


  화요일,원근법강의 두번째날이라

머리 아플 것 각오하고 갔는데

의외로 첫 시간에는 뒤러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참 좋았습니다.

특히 스케치에 얽힌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만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서 흥미있었고

오늘 들은 내용을 다음에 그림 보면서 차분히 더

생각할 기회가 되겠다 싶으니 즐겁더군요.

두 번째 이야기인 원근법도 첫 날에 비해서는

그래도 한 번 미리 예방주사를 맞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수업마치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열리고 있는

한중현대화가전시회에 갈까 했더니

반쪽이님이 금요일 간송미술관 가는 일이 어려우니

오늘 꼭 가자고 하네요.

어려운 일도 아니어서 그러자고 택시를 잡아타고

점심도 생략한채 간송미술관을 찾아갔습니다.

사실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만 알았지

이번 전시는 무엇이 주제인지도 모르고 찾아간 길이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무조건 볼 만한 전시라는 믿음이 있어서일까요?

우암 송시열 탄생 400주년기념전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번 전시의 특징은 겸재 정선과

공재 윤두서의 그림이 많았고

다른 그림들의 경우 직업화가보다는 오히려 문인화들이

많아서 낯선 이름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것은 그것나름의 장점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겸재 정선의 새로운 그림들을 여러 점 보아서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니 아이세움에서 발간된

붓으로 조선산천을 품은 정선이란 긴 제목의 책이 있어서

덕분에 아주 기분좋은 after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 말까지 하는 전시에 아직 못 가본 사람들은

미리 한 번 읽어보고 간다면 정말 도움이 될 책이고요

이미 전시장에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전시장에서 만난 겸재를 떠올리면서 다시 읽는

귀한 시간이 될 것 같네요.

겸재 정선의 그림이 이렇게 많은데

왜 전시회 제목이 송시열 탄생 400주년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신문기사에 아주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네요.




한겨레] 진경산수화 화풍에 미친 사대부 성리학의 영향 짚어
창강 조속~겸재 정선 등 그림·글씨 100점 한자리에
“조선 시대 진경산수화의 정신적 원조는 우암 송시열이다.” 간송미술관(02-762-0442)이 진경산수화를 위주로 한 전시회를 열면서 ‘송시열 탄신 400돌 기념전’이라고 표방하고 나선 까닭이다.

간송미술관 최완수 실장은 “중국 성리학을 독창적인 조선 성리학으로 소화해 낸 율곡학파의 3대 수장인 우암의 사상은 조선 산수를 독자적으로 그린 진경산수화의 뿌리를 이뤘다”고 해석한다.

진경산수화는 조선 후기에 등장한 새 화풍으로 실제 자연현장에 나아가 우리 산수를 스케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려낸 그림을 말한다. 화법으로 보면, 선묘 중심의 북방화법과 묵법 중심의 남방화법이 한 화면에 등장해 조화를 이루는 방식. 흙산은 묵법으로, 돌산은 선묘로 그려져 음양이 조화되는데, 이는 흙과 돌이 함께 어우러진 우리 산수의 형세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전의 산수화는 실사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중국 산수화를 모사한 탓에 실재하지 않는 상상 속 산세 또는 중국의 산세를 그려냈다.

겸재 정선(1676~1759)이 이론과 실제가 일치하는 진경산수의 정수를 보여준 것은 그가 조선 성리학에 정통한 사대부 화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최완수 실장은 설명한다. 겸재의 스승이 김창흡(1653~1722)이고 김창흡은 조선 성리학을 집대성한 우암 송시열(1607~1689)에 잇닿아 있다는 것이다. 우암은 청음 김상헌(1570~1652), 사계 김장생(1548~1631)을 거쳐 조선 성리학의 시초인 율곡 이이(1536~1584)에 닿아 있다. 율곡은 ‘조선적 성리학’, 곧 이기일원론을 처음으로 정립한 이. 이 이론은 주희의 성리학에서 나왔지만 주희의 이기이원론과 달리 ‘이(理)는 만물의 공통분모이고 대상에 따라 기(氣)가 국한적으로 존재함으로써 만물의 차별상이 나타난다’는 게 요체다.

진경산수화는 겸재에 앞서 창강 조속(1595~1668)한테서 싹트기 시작했는데 그 역시 사대부 화가였으며 겸재는 당대 인맥으로 보아 창강의 그림을 보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 그림인 진경산수화는 ‘조선 문학’과 ‘조선 글씨’보다 늦게 출현한다. 송강 정철(1536~1594), 최립(1539~1612), 한호(1543~1605)한테서 조선 문학과 글씨가 일찍 꽃핀 반면 조선 그림이 상대적으로 늦은 것은 조선 성리학에 공감하면서 하루이틀에 연마되지 않는 그림 재주를 가진 사대부 화가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최 실장은 “겸재가 진경산수화가로만 알려졌지만 풍속화, 곧 ‘조선 인물화’의 시조로 꼽히는 조영석(1686~1761)에 앞서 조선의 인물을 그렸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김과 옷차림을 보면 조선인임이 뚜렷하다는 것. 산수화 속 인물 외에 겸재 자화상을 보면 조영석의 그림보다 훨씬 잘 그렸음을 알 수 있다는 게 최 실장의 설명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100점으로 창강에서 겸재까지 17~18세기 그림과 글씨들. 핵심은 겸재의 그림 31점이다. 〈풍악내산총람〉 〈단발령망금강〉 〈금강내산〉 〈장안사〉 〈총석정〉 등이 눈길을 당긴다. 한강 물줄기를 따라 광나루, 압구정, 인왕산, 남산 등의 경치를 그린 〈경교명승첩〉의 수록작 10여점과 과일 그림도 소개된다. 글씨로는 우암, 서포 김만중, 정명 공주, 윤순의 글씨가 전시된다. 참고로 우암의 묵적은 〈신씨어하도발〉 하나뿐이다. 화가도 서예가도 아닌 이론가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진경산수화가 아닌 동시대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진경-비진경을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겸재의 〈어초문답〉(사진 위)에 1640년께 출생으로 추정되는 화원 이명욱(사진 아래)과, 비슷한 시기의 선비화가 홍득구의 〈어초문답〉을 붙였다. ‘어초문답’은 어부와 나무꾼이 문답하면서 천지사물의 이치를 논한다는 북송시대 유학자 소옹의 글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겸재의 것이 한국옷 차림에 멜대 대신 지게가 그려져 있는 데 반해 이-홍의 것은 중국 그림 그대로 등장인물이 중국식 옷에 중국식 멜대를 메고 있다.

김명국의 중국풍 신선 그림, 금니로 그린 꿈 같은 산수 그림, 송시열의 제자인 홍수주가 그린 포도 그림, 윤두서의 〈군마〉나 〈기마감흥〉 등도 조선 그림의 변천과정을 훑어보기에 좋다. “아는 만큼 보인다.” 13~27일 오전 10시~오후 6시.



전시된 작품을 스크랩하기 어려워서

집에서 찾을 수 있는 정선의 그림들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 작품과 다른 청풍계가 걸려 있었고

포스터로도 제작되어 판매를 하고 있더군요.

포스터라곤 해도 먹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서 마음이 동했지만

어디에 걸 곳도 없는데 욕심은 하고 눌러버리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겸재가 살았던 당시의 압구정을 담은 그림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압구정이외에도 목멱산,그리고 광진나루를

담은 그림들이 정겨웠습니다.




이 그림은 오늘 전시에서는 빠진 그림이지만

책에서 읽었지요,.이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영조즉위 초기에 소론인 이인좌의 난이 있었습니다.

경종이 독살되었다고 믿은 소론들이 영조를 왕으로 인정할 수 없어서 일으킨 난이 수습되고 나서

그린 그림이라고 하네요.

사실 겸재는 아직 영조가 왕세제였던 시절

연잉군이 겸재의 집 근처에 이사와서 사는 동안

서로 교류를 했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왕이 된 영조가 그를 관리로 발탁하여 주로

경치가 좋은 곳으로 보내주는 덕분에 그 곳에 가면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었다는 글을 읽기도 했습니다.

이 그림에서는 소나무가 조선왕조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금강산에 죽기 전에 한 번 가보는 것이
''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금강산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하고

다녀온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를 들으러 가기도 하고

금강산 그림을 중심으로 감상을 나누기도 하고 그랬다고 하네요.

금강산에 다녀오고 나서 그것을 형상화하기 위해선

중국식 필법으론 어렵다고 생각한 겸재가

이제까지 익숙하던 필법을 벗어나 그리고 또 그리면서

개발한 방식으로 실경을 벗어난 진경산수를 개척한 이야기가

오늘 읽은 책에서 참 실감나게 소개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더 멀리는 가면서 왜 이 곳에는 가볼 엄두를 못 내고 있었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왜 그랬을까?

아마도 제 마음속의 금강산과 지금 북한에서 만날 수 있는

금강산은 사뭇 다르리라,그래서 실제로 보면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시도조차도 못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집에 와서 차분히 찾아보는 금강첩이

낮시간의 꿈처럼 흘러버린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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