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의 찻길을 가로지르다, 어느 차량에겐가 부딪쳐 떼죽음을 당한 불행한 배바리(붉은머리오목눈이-촉새)들..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 - 황지우
映畵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群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매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매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아마도 한 날 한시에 태어나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한 날 한시에 세상을 뜬 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