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그림이나 사진전,혹은 유물전시를 찾아 떠나는
일주일중 온전히 저 만의 시간인 날
작년 3월에 처음 시작한 이래 정말 단 한 번도 오늘은
조금 그랬네,시간이 후회가 되네 그런 날이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 나들이의 기억을 되돌려보려고 자리에 앉으면서요.
everymonth에 나들이 공고를 낼 때까지만 해도
인사아트센터에서 만나 그 곳에서 전시하는 것 보고
가회동 북촌갤러리에 간다는 윤곽만 어렴풋이 짜고
출발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일행과 만나기 전에 학고재에 들러서
human activity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 4명의 전시를
4층에서 고르게 한 명씩 전시하는 형태로 진행되더군요.
저는 중국화가와 한국 화가 한 사람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숑위의 작품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참 묘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자꾸 들여다보니 화가가 무엇을 그리고자 했는지
감이 오더군요.


어제 처음 발견하고 마음에 새긴 이름입니다,
정진용님의 근정전모습이네요.


학고재에서 마련한 전시기획에 관한 글을 뒤늦게 읽어봅니다.
최근 중국 현대미술은 세계 미술계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중국 작가들의 소개와 전시 기획을 통해 국내에서도 표명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전시들이 중국 작가의 일방적인 소개에 그친 면이 있었으며, 양국의 동시대 작가들의 현재 작업을 비교해가며 감상할 만한 진정한 교류전은 기획되지 못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되는 4명의 작가들은 한국의 이재선과 정진용, 그리고 중국의 왕펑화(王風華)와 숑위(熊宇)이다. 이재선과 정진용은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하여 화면을 구축하는 경향이 있지만 왕펑화와 숑위의 작업은 순수 페인팅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 4명은 모두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난 30대 작가들로 한국과 중국 현대미술의 경향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작가들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 특히 인간의 창조 활동 가운데 예술적 능력은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독립된 가치이며 철학이다. J. W. 스틸에 의하면 인간의 창조력은 30세에서 55세까지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창조적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른 이들 4명의 작가들은 작품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다양한 실험을 통한 그들만의 언어를 창작해냈다. 이번 전시의 제목 는 이들 4명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해 지어졌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한ㆍ중 양국 사이의 평면 회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점이다.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4명의 작가들의 탄탄한 회화 실력은 충분히 돋보인다. 한국의 이재선과 정진용은 동양화과 출신임에도 그들의 작업에서는 전통적 동양화의 표현을 찾아 볼 수 없다. 건축도료를 사용해 균열된 벽화효과를 낸 이재선이나 수묵위에 유리구슬을 발라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낸 정진용은 오브제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그들만의 회화를 완성하였다.
중국의 왕펑화와 숑위는 중국 현대미술의 4세대 작가들이다. 이들은 중국 현대미술의 특징적 소재인 정치적 팝과 사회적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개인적 삶의 주제와 철학을 다루고 있다. 왕펑화는 거대화된 도시에서 소외된 개인을, 숑위는 기괴한 인물상에서 분열된 자아를 표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한ㆍ중의 각각 다른 문화권에서 이루어진 같은 주제의 서로 다른 표현을 살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왕펑화와 정진용은 도시와 건축적 요소를 모티브로 작업하였다. 그리드(grid)의 표현으로 이루어낸 화면은 개인적인 기억의 분석을 통하여 복잡한 현대 사회의 모순적 구조와 네트워크 시대의 그물망을 상징하고 있다.
이재선과 숑위의 작품은 모두 몽환적 세계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꿈이나 광기의 상태에서는 정신의 조정 기능이 이완된 무의식에 이르러 스스로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들의 그림은 일상의 합리와 비합리를 모순 없이 통합해내는 절대적 내면세계에서 본질을 포착해 표현한 것이다.
이들 작가들은 인간의 오랜 철학적 주제들을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서 민감하게 감지하여 화면 위에 새로운 리얼리티로 구성해냄으로써 인간 생활의 본질을 예술적으로 형상화 하였다.
작가들의 다채롭고 참신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을 통해 4명 작가들의 진지한 고민의 과정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추진력이 이를 통해 확인되기를 바란다. 그 동안 한국에서 중국 작가의 전시가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졌던 데에서 한걸음 나아가, 본 전시를 계기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중국과 한국에서 양국 작가들의 활발한 전시가 이루어져 이들 작가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활동이 펼쳐질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한국화가 이재선의 그림입니다.
몽환적이다,특이하다,화가마다 다 다르게 표현하는
점에 주목하면서 본 그림들이지요,

인터넷상에서 보는 그림은 실제로 전시장에서 보는 것의
십분의 일도 느낌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현장에서 보는 것,그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와서 바라보기도 하고
나오다가 다시 발길을 돌려 한 번 더 보게 만드는 작품들을
만나는 것
집에 돌아와서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그림들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
그런 경험이 자꾸 나들이를 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어요.


중국화가 왕평화의 그림입니다.
도시에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그 많은 개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바라본 캔버스
여러개의 캔버스를 분할한 방식에 주목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에 제가 캔버스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참 새로운 기분을 주더군요.
이제 여기서 더 머뭇거리면서 둘러볼 시간이 없네요.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그림을 만나고 나니
일행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어,그런데 길거리에서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하는
윌리 호니스의 사진전을 알리는 포스터가
저를 반깁니다.
제비꽃님이 정말 좋았다고 소개한 사진전이 바로
저것이로구나,오늘 북촌갤러리 다음에 들릴 곳은
바로 저곳이네 마음을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