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업하던 중의 일입니다.
코로의 그림에 관한 설명을 듣다가
그의 그림을 보았던 미술관의 이름과
은은한 색의 매력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 곳에 가서 그렇게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기차역을 고쳐서 만들었던 높은 공간의 그 미술관 이름이
입에서 빙빙 도는데 막상 명사를 떠올릴 수 없는 겁니다.
가끔 겪는 일이지만 한순간 머릿속에 현기증이 일면서
마음에 통증이 옵니다.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더 이런 일로 마음 아플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무리 해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만 옆으로 젖히고
그냥 수업에 몰두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올림픽 공원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그 생각을 잊고 있던 중에
머릿속에서 또렷하게 떠오르는 이름이 오르세입니다.
그렇지 오르세가 왜 그렇게 떠오르지 않았었을까?
이제는 이런 일을 당할 때 자책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지 하고 마음을 다독였지만
그 충격이 꽤 컸나 보네요.
이 시간 그림을 보려고 자리에 앉으니
그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을 보니요.


코로도 이탈리아 여행을 한 모양이네요.
첫 그림은 로마의 풍광을 다음은 제노아에서 바라본 풍광입니다.
조쉬 그로반의 음반을 걸어놓고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네요.
토요일 오후에서 밤까지 수업이 하루 종일 있는 날이라서
미리 에너지 충전을 하고 있는 중인데
아주 좋습니다.


올림픽 공원에 갔을 때 역시 시간이 모자라서
조각을 다 못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것에 관한 반응이 달라진 것을 보고
역시 세월은 그냥 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겠네요.
한 번에 뭐든지 다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여지를 남겨두고 오는 것도 좋구나
그래서 다음에 다시 기회를 내서 찾아가는 것
그러면 그 공간이 더 따뜻한 곳,추억이 어린 곳이 된다는 것



그동안 마음이 바빠서 그림을 볼 여유가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그림속으로 들어가니 마음속에
샘이 솟는 기분이 느껴지는 토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