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첫 모임을 한 everymonth
올해에는 정말 결실이 보이는 모임을 이루고 있습니다.
혜화동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모이지만
강남에서 따로 월요일,수요일 공부 모임이 꾸려지고
그것이 맺고 있는 결실이 카페에서 풍성한 이야기로 피어나고 있지요.
그렇다면 수유리 근방에서도
그리고 멀리 대전에서 늘 참여하는 클레어님 주변에서도
이런 모임이 새로 생겨나서 함께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그런 생각을 한 금요모임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저는 작곡을 전공한 cutepond님을 중심으로 해서
생활속에서 비전공자가 순전히 좋아하는 분야라는 한가지 공통관심사로 뭉쳐서
조금씩 진화하는 음악모임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서
어제 그 이야기도 했었지요.
그런 즐거움을 담아서 쓴 모임후기입니다.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루어 나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동참해보실 사람들은
언제라도 연락주시면 함께 할 수 있답니다.
이번 금요일에는 민들레 영토가 아니라
전문적으로 스터디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 토즈에서
만났습니다.
민들레영토는 마치 동화속의 공간처럼 느껴진다면
토즈는 정말 공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져서
신기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발상으로 끝나지 않고 공간을 만들어서 대여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고맙더군요.
19세기 영국,미국,프랑스에서의 미술의 변화에 관한 것
그리고 앵그르와 들라클로와의 그림에 관한 것을 읽다보니
(머라여님이 준비해온 도판이 좋아서 그것을 보다보니
인상주의는 손도 못대고 거기서 끝났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 토즈를 나왔습니다.
승태 합격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제가 낸 한 턱으로 고른
음식은 눈이 휘둥그래지는 다양성이 신기한
오무라이스집에서의 한 끼였는데 음식점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실내에 원색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제 마음속에는
아직도 어른거리는 집이더군요.
화장실앞에까지 원화를 걸어놓았는데 느낌이 좋아서
한참을 바라보았던 기억도 납니다.
오랫만에 참석한 반쪽이님이 김포에서 마련한
먹거리들을 잔뜩 싸와서 우리들을 즐겁게 해준다음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점심을 함께 못 한 것이 아쉽더군요.
점심후에 근처의 던킨 도너츠 이층에서 차 한잔을 나누면서
이야기꽃이 피었는데
일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라 혜화동 나들이를
하는 날에는 다시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점찍어 놓았습니다.
새로 시작한 강남지부?의 스터디 이야기
머라여님에게 은근한 압력을 가하면서
개인적인 공부로 그치지 말고 그것을 연결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거기에 호응하여 cutepond님도
공간이 필요하다,음악을 일상에서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저는 이부분에 가장 관심이 많아서 하루 종일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이것이 내게도 기회가 될거야
어떻게 실생활에서 함께하는 음악을 만들어갈 것인가
아마 오랫동안 실제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진드기처럼 붙어서는 아니더라도
자주 이야기하고 격려하고 더러는 안을 내놓기도 하면서
교감하게 될 이야기가 아닐까 설레는 마음입니다.
수유리근처에서 사는 사람들과 모여서
가능하면 한 모임을 꾸려보라고 켈리님에게도 이야기를
했지요.
그녀,자주 음악회에 가고 혼자서 상당한 곳까지 진도를
나가면서 미술에 관한 책을 읽어나가고
필력도,이야기도 솜씨가 있으니
함께 하는 모임을 꾸려가기에 손색이 없는 사람이라서
내년쯤에는 마음을 먹고 무엇인가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하게 된 날이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니 어제는 참 생산적인 하루
(물론 그 이전의 모임이 덜 생산적이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하나의 씨앗이 자라서 뿌리를 내리고
이제는 조금 자란 나무가 된 날이라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클레어님,
이 이야기를 읽고 있다면 대전에서는 누굴 만나서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될라나요?
everymonth의 미술사 모임에 관심있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클레어님에게 함께 하자고
요청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오길 기대하는 마음이 드는군요.
12월에는 소마미술관의 페이퍼 뮤지움에도 가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조촐한 송년모임도 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들이 나올지는 모르나
결실이 뚜렷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하네요.
각자 생각해두었다가 좋은 아이디어들이 만발하길.

머라여님
어제 보여준 도판중에서 역시 제겐 들라클로와가 압권이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는 격렬함을 제어하면서도
그림과 음악에서는 낭만주의의 격렬함에 강하게 끌리는 것은 왜 그럴까?
더 생각해본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들라클로와의 자화상인데요
어제 본 앵그르의 젊은 시절 자화상과 비교해보니 얼마나 격한 느낌이 드는지요.
얼굴이 그 사람의 성격을 집약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