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을 받고 하는 산행?

어둡기전에 두지점을 지나야한다.
출발 6시
빛이 조금 남아있다.
나뭇잎이 예쁘다.

입구에 매달린 표지기들...
경로를 표시한다는 원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기념물로 변한듯 해서
별로 좋은 모습들은 아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보아온 이름들과
익숙한 표지기들이 정겹다.
내가 가 본 웬만한 코스 전부에 붙어있는 표지기들도 있다.
만난다면 소주라도 한잔 사드리애 이야기를 듣고 싶다.

꽃이 먼저 밤 맞을 준비를 서두른다.
성미급한 녀석이 입을 오그린다.
나한테 먼저 만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취침준비를 하면 좋으련만..

저녁노을이 지지 않았다.
태양도 덥고 피곤해서인지 구름속에 어물쩡하게 하루를 마감하려 한다.
내심 장엄한 일몰을 기대했건만...

군데군데 핀 동자꽃
한재에서 신선대 사이에 동자꽃이 꽤나 많다.
비오거나 안개낄대 이 코스를 지나면
기분이 좀 신비롭거나(여럿이오면)
무섭다.(혼자 지나가면)

이름은 각시원추리?
하여간 이 꽃이 백운산을 빛내는 꽃이라 생각합니다.
노랭이재를 안개끼거나 비오는 날 넘으면 너무 좋아요.
푸른 초원위에 간간히 노란 원추리꽃이 피는 모습은 장관이지요.

어느덧 해가 지고 달이 나왔습니다.

어둠속에서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에서 앞으로 펼쳐진 길입니다. 이 능선을 다 넘을 것은 아니고
병암계곡 삼거리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사진찍기에는 너무 어두워지네요.

지나온 길입니다. 멀리 보이는 봉이 도솔봉입니다.
그 아래가 우리가 출발한 한재입니다.
이 산을 오르내린 수많은 산행들이 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은 다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런지

정상에서 같이 온 후배 사진 한장찍고
하산합니다.
이런 시간대에는 붐비는 산이라도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한명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했지요.
너무 유명해서 관리가 잘 되는 산들은 입산 통제가 되므로
좀 작은 산에서 저녁산행을 하면
여름에 시원하고 좋습니다.
성능 좋은 랜턴을 챙기는 건 기본이겠지요.
하산완료하니 9시이더군요.
하루나 반나절정도 시간을 잡아서 산행을 했었는데
짬을 내서 이렇게 산행하는 것도 좋을 듯해요.
저녁도 산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칼로리 소모도 되서 살도 빼고
가장 큰 문제는 산행후 맥주 한잔이 가장 무섭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