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술관에 가서 이름을 참 많이 적어왔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가서 미국 인상파 화가들을 본 다음
머리속으로 기억하고 돌아와서 after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인터넷에 들어가니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어서요.
이제는 머리를 믿고 살 나이가 아니라
기록을 믿고 살아야 하는 시기가 되었나
씁쓸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해서요.
긴 목록의 이름중에서 만다라 시리즈로 눈길을 끌었던
전성우를 클릭해보니
그가 바로 간송의 큰 아들로 화가인 분이더라고요.
덕분에 어린 시절의 기록을 읽으면서
간송의 그림자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전성우님의 그림세계는 한마디로 만다라의 세계라고
요약이 되더군요.
화가 자신이 붙인 제목도 다 무슨 무슨 만다라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노는 토요일이라 승태가 언제 학원에 가려나 싶었는데
이상하게 열시에 시작하는 자습시간에 가겠다고 하네요.
고마운 마음에 아침에 닭다리 요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지 간이 알맞게 배어들지 않아서
맛은 덜한데 양파에 간장간이 제대로 스며들어
닭맛보다는 양파 맛으로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양파를 간장에 졸이는 다른 요리법이 있나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보람이도 노는 토요일이라 시험이 없다고
그냥 한달동안은 독서실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오늘 처음으로 독서실에 가고
그러고 나니 노는 토요일 아침이라도
조금 한가로운 기분으로 앉아서
ebs-space의 20세기 클래식 존레논과 폴 매카트니편을
틀어놓고 즐기면서 그림을 보고 있지요.

그들의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오마쥬란 그룹의 연주를 듣는 것이라 조금 색다른 맛이
나네요.

화가의 그림에 제목이 다 무슨 만다라인데
특히 이 작품은 시의 만다라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시의 만다라?
공연히 관심이 가서 다시 들여다보는 지금
매일 시 한 두 편을 읽은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