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단독으로 이사가면 마당을 지킬 일이 있어서
거기다 요즘에 동네 한바퀴 돌다보면 옆에 주인이 있어도 우리 비글 봄이를
무는 동네개가 있어서 앞으로 너무나 순해터진 눈만 커다란 봄이의 보디가드가
되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이번엔 충견으로 유명한 진돗개를 키우자 하고
인터넷에서 만난 강아지... 보통 다른 강아지는 선한 눈매던데 사진 속 강아지 눈매는
사나운 듯 똘똘해 보이는게 맞고 들어오는 봄이는 안되겠지 싶어 아들이 분양을 받았어요.
3년 된 봄이는 지금도 멀미를 하는데 얘는 숨구멍만 뚫어놓고 테이프로 동여맨
라면상자에 실려 장장 6시간을 고속버스 짐칸에 이동하며 집엘 왔는데
중간에 다른 버스에 옮길라고 하니 그새 숨구멍을 더 뚫고 탈출을 하더랍니다.
멀미도 안하고 피곤함도 없이 오자마자 제 세상 만난 양 집안 곳곳을 살피고 다니고
기가 센게 어찌나 당당하던지요. 역시나 봄이는 이제 2개월 된 강아지 앞에서도
스트레스 받았는지 침을 연실 흘리고 도망다니고 우리 품에 안기고 가관이였답니다.
고참이라고 알려줄라고 일부러 잠시 집으로 데려왔는데 도로 공장으로 데려다놨어요.
닷새 되었나 신문에 대소변 가리고 '별이' 라고 이름 부르면 이제 조금 돌아다보고
다른 애완견 처럼 미견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역시 진돗개다 싶을 정도로
하는 짓이 명석하고 귀엽고 민첩하고 왜 진돗개를 좋아하나 이해가 가네요.
사람 음식 줘버릇한 봄이는 엉망이라고 이번엔 절대 사료만 먹이자고 결의하고
주인에게 충성하는 듬직한 개로 키운다며 아들이 저보고 응석받이로 키우지 마세요
그럽니다. 아들 없으면 만지고 싶어서 손이 가려고 하고 만지고 싶고 그러는데 참아요.
혼자서도 잘 놀고 사료도 잘 먹고 금새 잠들고 소리나면 어느새 벌떡 일어나고
별일 아니면 또 자고 아침에 만나면 반갑다고 껑충껑충 뛰고 1M 거리에 꼭 엎드려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