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 올 줄 모르셨쬬 ? 이히히히히히
너무 그러지 마세요, 녜, 녜...3탄이 끝이예요.
대한민국만 봄이 올랑말랑 우리의 가슴을 태우는 게 아니었어요.
싸이프러스에도 봄이 올려다 말고 올려다 말고~
진짜 봄이 올 것 같은 맑은 날은 어쩌다가 하루,
거의 매일 비오고 바람 불고 흐리고 우중충하고~~
아이고 쑤셔라
집 베란다에서 밖 풍경이예요.
회색
여기 나무는 싹도 안나, 헉
3월인데 이게 말이 되냐고요 ㅠ..ㅠ
그래도 유모차를 끌고 동네 앞으로 나가 봅니다.
혹시나 해서요..
집 앞 성벽 앞 큰 차도인데, 세상에 차도 없이 휑~~
춥고 흐리니, 구멍 가게도 문을 안 열어요.
역시나 ㅠ..ㅠ
야자나무가 쌩뚱맞아 보이기까지 하네요.
그래서 바깥 구경도 잠시,
다시 이글루 방콕 모드로 전환
가야는 말썽 모드 부활
여기 물티슈값이 너무 비싼데 ㅠ..ㅠ
그나마 감사한 '나 잡아봐라~~' 시간
텐트 뒤로 달릴 준비 완료.
엄마는 어릴 때 부터 달리기의 "ㄷ"도 싫어하는데...
(100미터 최고 기록 23초 ! )
가야 덕에 많이 뜁니다.
82 키톡 눈팅만 하지 말고, 좀 다시 복귀 좀 해 볼려고 하는데,
가야가 ㅠ..ㅠ 득달같이 쪼로로 달려와요.
사진발 받고 있는 뜨거운 국수 그릇 엎을 기세 ㅠ..ㅠ
엄마 키톡 놀이 좀 하게, 조옴~~~~
엄마 이글루 방콕에서 질식하기 25분 전쯤...
앗 ! 파란 하늘
우리집 창 밖
날은 추워 죽겠는데, 코트 입고 나갑니다.
하늘이 파랗잖아요 !!
보세요, 가야도 파란 하늘이 그리웠던 모양이예요 !
그네를 타면서 하늘을 봐요 ^^
저 춥지만 하늘이 파랗던 날 부터 비구름이 가시고,
조금씩 진짜 봄이 왔던 것 같아요.
그 덕에 토요일 오전에 유모차 끌고 집 옆 5분거리에 있는 박물관.
특별히 전시품이 유명한 박물관이 아니고, 이 집, 건물 자체가 박물관이예요.
베네치아 시대에 어느 부호의 집이라고 해요.
그 당시 베네치아 카톨릭 세계와 오토만 제국 무슬림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와 돈벌이를 하던 사람의 집이랍니다.
이름도 베네치안 팔래스예요 ^^
궁전이라기 보단 저택 쯤 되요.
저기 보이는 건물 밖으로 툭 튀어나온 테라스가 포인트예요.
오픈된 테라스는 아니고요 (창은 열 수 있죠!),
실내에서 보면 외부도 아닌 것이 내부도 아닌 것이...
주택 구조 중에 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자기야, 나중에 우리 돈 많이 벌어서 우리 땅에 우리 집을 짓자 ! (지금 월세 사는데 !! 큭)
꼭 이런 예쁘고 커다란 테라스를 만들자^^
거기에 이쁘고 비싼 테이블을 들이고,
테라스 안쪽 둘레로는 고급 나무 의자를 짜서.....
블라 블라 블라~~쫑알 쫑알 쫑알
'어, 제임스, 어디가 ?'
입장권 사면, 바로 저택 내부.
저택의 마당 안에는 지중해의 푸른 하늘을 들이고요,
사이프러스에 흔하디 흔한 오렌지 나무와 레몬 나무.
열매들이 막 익어서 떨어져요.
레몬 두 개 가져 왔어요. 저녁에 샐러드 드레싱 만들었어요 !
(여긴 가로수도 레몬, 오렌지 나무가 많은데요, 익어도 아무도 안 가져가요 하하 막 가져가도 돼요 !!)
1층을 높이해서 여름에 시원하게~~~
2층으로 가는 계단이 건물 밖에 있어서 특이했어요.
1층은 정원으로 열린 공간이예요.
오랫만의 따뜻한 햇볕 쐬느라 관광객들이 정원에 앉아서 일어 날 줄을 모르네요.
(사진 좀 찍게 확 안 비키 ? 칵)
2층 내부를 구경하다가, 저는 또 너무 실내가 추워서
나무 계단에 앉아 늙은 고양이처럼 햇빛을 받아 봅니다.
잠이 솔솔 오던걸요 ~ ^^
이렇게 멋진 저택에서 살던 베네치아 시대 사람도
여기에 앉아서 저처럼 늦게 오는 봄을 만끽하곤 했을까요 ?
토요일 오전이라 박물관 관람 시간이 빨리 만료되서,
토요 일정 2차 갑니다.
주말마다 우리 가족이 함께 가는 곳 !
니코시아 과일 채소 시장 - 매주 수,토 새벽부터 오후 4시경까지 ^^
싸요, 싸 !!
과일과 채소는 마트에서 안 사고 모두 여기서 삽니다.
토요일에는 가야 아빠가 이고 지고 올 만큼 감자며 오렌지, 양파, 당근, 양배추, 파, 시금치 등등 많이 많이 사고요,
수요일엔 저랑 가야만 가서 딸기나 사과, 오이, 버섯 등 이렇게 간단한(가벼운) 장을 봅니다.
(달래, 냉이, 쑥...이런 고급 채소는 없어요 ㅠ..ㅠ)
여기가 니코시아에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곳이예요 !
시끄러운 상인들의 외치는 소리,
예쁜 사과들,
잘 익은 딸기의 향기 ^^ (점점 싸져서 더 행복!)
아티쵸크가 산 처럼 쌓여있기도 하고,
요새는 아스파라거스가 철인가봐요.
콜라비도 많이 나오던데,
콜라비로 김치 좀 만들어서 키톡에도 좀 가 볼까봐요 ^^
이렇게 싸이프러스에 온 지 두 달여가 좀 넘었는데요,
정육점 아저씨며, 과일 시장 아줌마도 영어를 너무 잘 하셔서,
제가 그리스 말을 배워야겠다는 투지를 불사르지 못하고 있네요.
그래도 이만하면 15개월짜리 딸랑구랑 싸이프러스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죠 ? ^^
이모 삼촌 언니 오빠, 어딜 그냥 가실려구요 ?
댓글 좀 쓰시고 가세요, 아님 추천이라도 ~~
안 그러면 이모 삼촌 언니 오빠 코를 꾹 눌러 버리겠어용, 이리 오시란 말예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