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everymonth 모임에서 머라여님이 물어보더군요.
요즘 무슨 책 읽나요?
책소개를 별로 하지 않아서 궁금하다고요.
물론 책을 읽지 않아서가 아니고
집에 들어오면 그 날 찍은 사진 인터넷에서 보고 그래도 제법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글과 더불어 사진을 넣어가면서 한 편을 글을 쓰고 하는 과정이 상당히 시간이 걸리더군요.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없으니 자연히
글에 대한 소개는 뒷전으로 밀리고 이야기도중에 요즘 이런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슬쩍 곁가지로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사진에 대한 열광이 조금 사그라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요?

요즘 읽고 있는 소설은 나일강의 여신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서점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읽고 싶긴 하나 사서 볼 정도는 아니겠다 싶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대여점에 가니 카운터에서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읽을 만한 소설이 나왔다고 건네주신 것이 바로 나일강의 여신이었습니다.
처음 일권에서는 박식한 노예 타이타가 일인칭으로 서술해나가는 이야기가
재미는 있으나 한 개인에게 너무나 영웅적인 면모를 한꺼번에 담는 이런 소설의
소설적인 가치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푹 빠져서 읽기 어려웠는데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다보니)
2권후반부에 가니 힉소스족의 침입 (최초로 전차와 먼 거리를 명중하는 활로
이집트를 침입해서 한동안 정권을 유지했다는 역사책에서 짤막한 기록으로만 알고 있던 )이
자세히 설명이 되고 있네요.

제가 품고 있었던 의혹중의 하나가
요셉이 이집트에 있을 당시와 그 이후에 이집트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대우가 좋았었는데 왜 갑자기 노예로 삼았을 정도로 적대시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던 중
우연히 발견한 구절이 있었는데요
힉소스가 침입해서 이집트를 다스린 시기에 주로 고위직에 있으면서
힉소스의 통치를 도와준 사람들이 유대인이었다고 하더군요.
힉소스를 몰아내면서 (이집트인들은 힉소스가 오기 전에는 말과 전차에 대해서 지식이 없었는데
침략자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고
그 이후 이집트인들은 호전적인 종족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기록이었습니다.
그렇구나,그렇게 중대한 사실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다만 노예로 부림을 당하는 유대인들에 대해 기술을 하니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이 아닐까 혼자서 생각하고 있던 중
소설에서 힉소스족의 침입에 대한 것이 길게 서술되니 잃어버린 고리를 하나 찾은 느낌이 들어서
소설읽기에 탄력이 붙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역사소설을 역사와 동격에 놓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책이 줄 수 없는 수많은 디테일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준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제가 읽은 역사소설중에 고주몽이란 책이 있었습니다.
역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제겐
한국사의 고리에서 늘 미진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많이 설명이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지만
이전에 소서노란 소설에서 만난 고구려와 고주몽에서 만난 고구려의 상반된 시각이 참
혼란스럽기도 했지요.
원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누군가가 쓴 책에서 비판적으로 읽어보는 것에 그치는 독서가
더 큰 갈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글을 쓰는 중에 브리티쉬 뮤지움에 들어가서
이집트에 관한 글을 참고해서 보고 있는데 중학생 정도면 들어가서 읽어도 별로 어렵지 않을
평이한 영어로 소개가 되고
지도를 클릭하면 그 지역에 관한 사진과 간단한 설명도 나와서 도움이 되는군요.
3권을 읽기 시작한 오늘
소설의 막바지에 오게 된 것이 오히려 너무 빠르다 ,조금 더 다루면 좋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네요.
역사와 모험,그리고 사랑과 권력투쟁,배신,모험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팩션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관심있는 또 하나의 읽을거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