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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팝페라를 들으면서 보는 바로크미술

| 조회수 : 1,046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6-02-16 10:47:43



  오늘은 원래 헬쓰장에서 음악회를 감상할 날인데

집에서 음악을 들어야 하는 여러가지 상황이 겹친 날입니다.

우선 어제 마두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다가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지요.

여교황 조안이라?

언젠가 스쳐 지나가는 제목으로 본 9세기에 2년간 여자가 교황을 했었다는 기록이 생각났습니다.

사실일까?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수도원에서 남자로 변장하고 그 시기의 긴장을 견뎌냈을까?

그렇게 막연하게 궁금해하고 넘어갔던 인물을 소설로 다룬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책이 낡아서 손이 확 가기 어려운 책이지만 빌려 왔었거든요.

어제 밤 조금만 읽어보아야지 하고 책장을 열었다가 매혹이 되어

그만 자야 할 시간을 넘기고

그것보다 더 문제는 오늘 발제할 바로크 미술에 대해 읽어야 할 분량도 그냥 두었다는 것과

집에 오니 갑자기 화장실 불이 켜지지 않아서 단순히 전구문제인가

아니면 며칠 전부터 접촉불량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이 문제인가를 해결해야 하는 것

이렇게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므로 아침 운동을 접을 수 밖엔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대안으로

이동활의 음악정원에 들어가서 팝페라 모음을 틀어놓고 즐겁게 공부를 하는 중인데요

(그 사이에 부지런히 철물점에 다녀와서 방문한 기사분이 접촉 불량이 아니라

다른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고치고 갔지요)

마침 어제 빌려온 츠베탕 토도로프의 글 일상예찬이 17세기 네덜란드의 장르화를 다룬 한 권의 책이라

보조로 아주 도움이 많이 되네요.

그러니 수업에 그냥 참석하는 것과 발표를 맡아서 조금이라도 더 보조자료를 보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매번 느끼게 되지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처음 접하는 자료를 만나기도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것에서 갑자기 영감을 얻어서 마음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도 하는 것

그것이 발제를 맡은 사람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네요.




카라바지오가 그린 이삭의 희생입니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의 균형과 절제라는 이상을 깨뜨리고 과감하게 빛을 이용한 화면을

창조하여 바로크의 문을 연 화가라고 이야기되지요.

그의 생애자체도 상당히 드라마틱해서 눈길을 끄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사울이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상에서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그린 것인데요

제가 본 서양문화의 역사에서 보는 도판은 훨씬 빛이 부각되어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네요.

바로크하면 의당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베르니니이지요.

로마가 1529년 약탈을 당하고

그 이전에 시작한 루터의 종교개혁운동이 확산되면서 신교도의 세력이 늘어나자

당황한 로마 교황청에서 반종교개혁을 시도하지요.

그러면서 로마를 새롭게 단장하는 교황들이 생겨납니다.

그들의 후원으로 등장한 로마식 바로크 문화

그러다보니 우리가 로마에서 생각지도 않게 바로크풍의 성당을 많이 보게 되는 것은

그런 사연이 있더군요.

천사와 악마라는 소설로 인해 이제 베로니니는 우리에게 상당히 낯익은 존재가 된 셈인가요?




이 작품은 예수회의 창설자인 로욜라의 영성수련이란 신앙지침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 작품은 베르니니가 형상화한 다니엘입니다.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FAUN이란 제목으로 되어 있네요.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제겐 네덜란드 장르화였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오니 그들에 관한 자료가 너무 적어서 고민하다가

이리 저리 뒤적이다 이름도 읽기 어려운 화가의 그림을 한 점 만났습니다.




the duet이란 제목인데요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고 있는 지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그런 그림이네요.




풀릇을 불고 있는 소년의 팔소매에 떨어지는 빛에 마음을 뺏기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 그림은 다른 화가의 정물화인데요 아쉽게도 목요일 서양사 시간에 나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네요.

오늘 밤부터 한동안은 네덜란드 정물화를 보게 될 것 같은 강렬한 예감이 드는

기분좋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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