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걱정스런 기사...... 배우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하여

| 조회수 : 1,966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6-02-16 11:39:20

원래 언어분야를 좋아하게 타고 났는지 저는 외국어에도 관심이 많고 당연 국어에도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맞춤법 바로쓰기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90년대 초중반쯤부터였던 것 같아요.







당시 TV의 오락 프로그램에는 자막이 등장하기 시작해 자막 없는 오락 프로그램은 상상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채널을 돌리는 곳마다 공해처럼 꼬박꼬박 달리는 자막.
그대로 가다가는 사람들의 청각기능이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애써 듣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심지어 드라마에는 자막이 안 나오는 것이 좀 답답하게까지 느껴지던 그야말로 자막이 난무하던 시절이었어요.  
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요.







정말 문제였던 것은 그렇게 수시로 TV화면에 뜨는 자막에 말도 안되게 틀린 맞춤법이 너무 잦은 것이었죠.
자막이 한 줄 뜨면 틀린 맞춤법이 한 개 정도는 들어있을 정도로 정말 심각했답니다.
그런 맞춤법이 나올 때마다 흥분하여 주먹으로 애꿎은 방바닥을 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







남녀노소 구별없이 보는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자막.
가장 큰 사회적 공신력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공중파 방송에서 나오는 자막의 영향이 얼마나 대단할 것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지요.

개인이 일기장에 적는 글이나 몇몇이 특정공간에 모여 나누는 글귀와 말이야 좀 틀린 데가 있다 해도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방송은 막대한 전파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냥 작은 실수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책도 많이 읽지 않는 세상인데 TV와 각종 매체는 바로 우리들의 국어 교과서나 다름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아직 맞춤법을 완전히 알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이 그 자막을 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입에서 험한 욕이 한바가지 튀어나올 정도로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 모릅니다.


오늘 아침에 이런 기사가 인터넷에 접속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네요.

"영어 배우느라 한글 잊었나"... 초중고생 국어교육 소홀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02160109


요즈음 인터넷의 국어사용을 보면서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긴 하지만 생각만큼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러다가 한 백년쯤 뒤에는 국어의 본모습이 얼마나 남게될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
.

인터넷에서 맞춤법이 틀림을 지적하는 일은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는 일임을 압니다.
하지만 이젠 이 공간이 특정 부류만의 공간이 아닌 또하나의 사람들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어쩌면 TV보다 막강한 전파력을 가지게 되는 일도 일부 벌어지고 있어
인터넷상의 글이 그냥 개인의 글이라고 보기에는 무리인 그런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물론, 친목으로 모인 공간에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글이 전부 맞춤법 검열을 거쳐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이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렇게 딱딱한 것, 뭔가 제제를 받는 것, 엄격한 틀에 가두는 것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지요. ^^

그러나, 국민으로서 국어 사용자로서 또 무엇보다도 내 아이의 부모로서 주의는 기울이고
최소한의 것은 알려고, 너무 말도 안되는 오류는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은 해야하지 않나 늘 생각합니다.  

.
.
.

관심을 많이 가져도 국어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정말 완벽한 맞춤법까지 지키는 것은 국어학자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띄어쓰기 같은 경우는 국어에서 정말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느낍니다.
저도 당연히 완벽하게 모릅니다만, 이대로 국어가 무너져가는 것을 보고 있기에는 너무 안타까워서
작은 힘이라도 애써보고 싶답니다.    
너무 안타깝게 틀리는 맞춤법들, 맞게 쓰는 이보다 틀리게 쓰는 이가 더 많은 무너진 맞춤법들,
교단의 선생님들조차 틀리는 맞춤법들, 그리고 우리 국어에 대한 이야기들을 생각나는대로 올려보려고 합니다.  

아, 노파심에 하나 첨언하자면...... ^^;;
인터넷 상에서 심각하고 진지하게 상담을 원하거나 마음을 담아 쓴 글에
아무런 대답은 없이 리플로 틀린 맞춤법만 달랑 지적하는 일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음을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합니다.  
글과 말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글의 내용과 그것이 주는 메시지와 그 안에 담긴 글쓴이의 정신이
맞춤법이라는 규칙보다는 가치가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쪽빛바다
    '06.2.16 11:58 AM

    댓글 달려고 로그-인 했네요.
    오랫만이예요. j님 (기억하실라나요? 예전에 저희집에 한번 오셨는데요.)

    님의 의견에 100% 동감이예요.
    언젠가부터 자꾸 무너져 내리는 우리 한글의 모습에 무척 가슴이 아팠었는데
    조리있게 예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시는 j님이 제가 하고픈 말 다 하셔서 속이 시원하네요.

    그래서 소망 하나만 첨언하자면
    나부터, 우리 82식구부터 출발해서 우리 말과 글 아름답게 가꿔 나갔으면...
    그래서 프랑스어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언어가 될 수 있었으면...

  • 2. 물푸레나무
    '06.2.16 12:12 PM

    오늘 동아일보 기사 아침에 읽었어요..
    신문보면서 정말 제가 평소에 느끼던 것 이상으로 심각하구나 했어요.
    전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논술지도를 한 경험이 있는데
    고등학교 아이들 글쓰는 거
    심각하다고 십여년 전부터 느꼈었어요..
    초등 학교 때 잘못된 것은 교정이 안되고
    거기에 외계어니 신조어는 빨리 흡수되고....


    여기 자게에서도 아무리 익명이지만
    그리고 글 쓸때 흥분도를 감안하더라도
    좀 심하다 싶은 표현들이 있더군요..

    말과 글은 곧 그 사람입니다..
    내 얼굴은 안보일지 몰라도
    내 인격은 드러나는 거라 생각한다면
    조심스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먼저 부모로서
    좋은 말씨와 바른 글씨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 3. 반쪽이
    '06.2.16 2:45 PM

    J 님, 글 잘 읽었습니다. 동감입니다.

    한글 맞춤법 참 어렵지요. 저도 글을 매우 사랑하고

    글 속에 파묻혀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띄어쓰기와 철자법, 조사'은(는)'과 '이(가)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해 쓰기가 참 까다롭지요.

    그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책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남영신 저, 가

    있습니다. 제가 많은 도움을 받은 책중의 하나라서 소개해 드립니다.

    앞으로도 한글 바로쓰기 운동에 적극 나서 주셔

    경각심을 일게 해주시는데 일조하시길 응원합니다.

    주변의 작은 시작이 큰 일의 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아시죠?

    감사합니다.

  • 4. 보라돌이맘
    '06.2.16 4:22 PM

    J님....저도 걱정많아요.
    애들은 정말 말못할정도지만...
    어른들도 문자보내는거보면 애들못지않아요..ㅠㅠ
    제대로배운 어른분들도요...^^

  • 5. 골고루
    '06.2.16 8:59 PM

    j님 글을 읽고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가끔 틀린 글자가 내 눈에는 왜 그리 잘 보이던지...

    바람직한 일이라 적극 동조합니다.

  • 6. J
    '06.2.17 5:48 AM

    모두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이렇게 계시다니 한글을 바로 세우는 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쪽빛바다님, 기억하죠. ^^ 저도 우리국민 모두가 우리말글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는 게 아주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푸레나무님, 고등학생들도 벌써부터 그랬군요. 많이 걱정됩니다. ㅠㅠ
    ripplet님, 하하 그 딴지기사 제가 쓴 거예요. ^^ 참 즐거운 기억이었죠. 전세계에서 공감하고 격려하는 메일을 천수백여통 받았답니다.
    저도 '보는 한글'뿐 아닌 '듣는 한글'의 문제도 심각하다는 걸 공감해요. 정말 방송인들 부끄러워 해야해요.
    반쪽이님, 열심히 계속 공부하시는 분들 앞에 부끄럽습니다. 남영신씨의 다른 책을 아마 제가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권해주신 책도 한번 볼게요. ^^
    보라돌이맘님, 우리 바른한글로 문자보내기 운동이라도 할까요? ^^
    골고루님, 저도 방송이나 광고물이나 책에서 틀린 글자가 너무 잘 보여서 참 괴로워요. ^^;;

  • 7. J
    '06.2.17 11:42 PM

    blue-mallow님^^ 한글 관련해서 동아리 같은 곳에 든 적은 아직 없었답니다.
    저랑 비슷한 사람을 알고 계시는가봐요. ^^

  • 8. 간장종지
    '06.2.18 9:44 AM - 삭제된댓글

    갑자기 궁금해서요.
    님은 그 만화가 반쪽이님이신가요?
    최정현 씨요.
    등 책 내신 분이신가요?

  • 9. 간장종지
    '06.2.18 9:54 AM - 삭제된댓글

    정정합니다.
    글 올리고 검색해봤거든요.
    제가 궁금해하던 작가가 아니시네요.

    검색부터 하고 질문 올려야 되는데
    순서가 바뀌었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782 작은세상~ 방긋 웃어주세요^^ 2 애교쟁이 2006.02.19 1,379 34
4781 기나긴 겨울잠 1 여진이 아빠 2006.02.19 1,135 75
4780 이 화초 이름 아시는 분...? 5 김주희 2006.02.19 2,404 8
4779 단아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도도/道導 2006.02.19 1,240 19
4778 나를 따뜻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 안나돌리 2006.02.19 1,135 20
4777 초록글방-공자,지하철을 타다 1 intotheself 2006.02.19 1,141 16
4776 꽃피는 봄이 오면... 1 박진이 2006.02.18 922 23
4775 한떨기 한국 춘란 2 그림자 2006.02.18 1,468 17
4774 집주변 경관 (전남 여수^^) 11 동글이 2006.02.18 1,519 8
4773 죽방렴과 석양~~~~~~~~~~~~~~~~ 1 도도/道導 2006.02.18 900 24
4772 용기에 대하여 3 박빙 2006.02.18 1,063 14
4771 지금은~~~ 안나돌리 2006.02.18 933 13
4770 오늘 혼자 찍기놀이했어요~^^; 5 빠끄미 2006.02.18 1,151 13
4769 심심해서..... 2 복주아 2006.02.18 1,004 21
4768 선배님 자랑 8 이규원 2006.02.17 1,882 81
4767 작은세상 화과자 3 애교쟁이 2006.02.17 1,642 8
4766 작은세상 설날 차례상 7 애교쟁이 2006.02.17 1,691 13
4765 우리 막내 혜령의 졸업식 3 따뜻한 뿌리 2006.02.17 1,427 9
4764 일할 수 있다는 터와 건강이 있어 행복합니다~ 2 도도/道導 2006.02.17 1,042 14
4763 초록글방-여교황 조안 3 intotheself 2006.02.17 1,383 25
4762 희망의 밥상 2 반쪽이 2006.02.17 2,103 34
4761 발렌타인데이 편지 5 여진이 아빠 2006.02.16 1,962 60
4760 봄처녀♩~제 ♪♬ 오시네~~ 4 안나돌리 2006.02.16 1,043 33
4759 걱정스런 기사...... 배우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하여 8 J 2006.02.16 1,966 11
4758 팝페라를 들으면서 보는 바로크미술 intotheself 2006.02.16 1,046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