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 한 권의 책-잃어버린 여행가방

| 조회수 : 1,200 | 추천수 : 25
작성일 : 2006-01-10 03:08:08

신문에서 이 책 제목을 보고 읽어보려면 수퍼맨 대여점에 부탁해야하나



그런 고민을 하다가 마침 반납할 책이 있어서 그 곳에 갔더니



턱 하니 책이 주인부부가 앉아서 일하는 카운터뒤에 꽂혀있네요.



반가운 마음에 빌려서 읽었습니다.



소설가 박완서님의 실제 여행기록을 모은 책인데요



국내의 여행지,그리고 그동안 다닌 국외 여행지 몇 곳에 관한 단상입니다.



저는 이번 글에서 국내 여행,특히 남도기행,섬진강,하회마을,오대산 기행에 관한 글이



마음에 들었고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실제로 다 가 본 곳이긴 한데 오래 된 기억을 헤집고 올라오는 추억도 좋았고요.



일지암에 가서 하루를 자면서 초의 선사를 기억하면서 차를 마시고



다산 정약용이 차를 마시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오고 간 사연을 추억하면서



정기가 없는 자연은 그저 경치일 뿐이다,산천이 유정한 것은 하는 글귀가 있는데



제겐 그 글이 얼마나 다정하던지요,



제가 마음속으로 스승으로 삼고 있는 인물,그래서 제게도 그 길이 그저 길이 아니라



언젠가 이 곳에서 고통을 이기고 생각을 다듬어 글을 쓰던 마음의 스승이 살던 곳이라 생각하니



흑산도를 바라보고 마음 아파했을 다산의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던 산천이 기억납니다.



물론 산천이 유정하거나 무정할리 만무하지만



산천을 바라보는 우리들 마음이 투사되어 유정하거나 무정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섬진강 근처를 다니다가 버스속에서 으악 소리로 들리는 버스 차장의 말이 이상하여



도대체 어떤 지명을 말하는 것인가 물었더니 토지도 못 읽어보았느냐고



차장이 경멸하듯이 여기가 바로 토지에서 나오는 곳이라고 으스댈 때의 경험에 대해



소설가는 말합니다.



버스 차장이 소설을 읽었던 읽지 않았던간에



자기가 사는 지역이 소설속의 배경이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살 수 있을 때



문학은 체화된 경험이 되는 것이 아닌가



소설가는 우리와는 또 다른 의미로 소설가 박경리님의 성취를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미루어 짐작하기도 하면서 읽은 글읽기



박완서님의 소설은 제겐 늘 뭔가 시세말로 하자면 이프로 부족한 느낌이어서



대단한 소설가라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나이들어가면서 쓰는 에세이에서는 오히려 더 깊은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문득 남도에 가고 싶어라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밤입니다.




이 책에서는 국내 여행말고도 8편의 글이 더 소개되어 있어요.

중국에서 백두산에 간 기행문에서는 이이화 선생님과 송우혜씨와 함께 한 기록이

그리고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가게 된 두 곳의 여행기

언젠가 모독이란 제목으로 책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 책에서 읽었던 티베트 기행과

카트만두에 관한 기록도 있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책에서 끌린 내용이 주로 국내 여행에 관한 것이라

아무래도 그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책에서 또 다른 느낌을 받겠지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샐러드데이즈
    '06.1.10 10:32 PM - 삭제된댓글

    올려주시는 글들 항상 재미있게 읽다가 처음으로 댓글 답니다.
    제가 예전에 서점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었어요. 지금도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일하고 싶은 곳이지요. 책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제가 도서관 사서 대신 선택한 차선책이었죠 ^^ 무거운 책이랑 매일 씨름하고 날카로운 종이에 손을 베이면서도 즐겁기만 한 노동이었는데 지금은 옛이야기가 되 어버렸네요.
    박완서님 신간인가봐요. 아마도 계속 일을 했다면 저 책도 한번쯤 제 손을 거쳤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다시 즐거워졌습니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글 항상 감사드리며... ^^

  • 2. onion
    '06.1.11 12:08 AM

    마침 주문하고 기다리던 중인데..반갑네요.
    기다리는 맘이 더 설레입니다.

  • 3. intotheself
    '06.1.11 1:04 AM

    샐러드데이즈라는 아이디를 쓰다니,이 사람은 요리에 무진장 관심이 많은가보다

    미리 기가 죽는군요.

    서점,제겐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정말 추억이 많은 곳입니다.

    어린 시절 단골 서점을 하나 정해놓고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었지요.

    새로운 책이 나오면 읽고싶어서

    그러니 주인 아저씨에게는 사실 별로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을 것같은데

    마침 아버지가 학교 선생님이라서 대놓고 싫은 내색하기 어려운 꼬마 손님이기도 했을 것같아요.

    샐러드데이즈님이 서점에서 근무했다는 글을 읽고 있으니 갑자기 어린 시절이 기억나서

    혼자 웃고 있는 중입니다.

    샐러드데이즈에 이어 onion이라니 오늘은 요리에 관심있는 두 분의 글을 읽게 되네요.

    이 글읽고나면 더 설레실 것 같은데요

    가고 싶은 곳이 마음속에서 출렁거려서,

    사진도 좋아서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이 여러 작품이 있더군요.

    사진을 시작하고 나니 이제 책에서 글과 더불어 비중있게 사진을 보게 되는 것을 보면서

    관심이 사람을 어디까지 데리고 가는 것일까 궁금해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579 낙수되어 김선곤 2006.01.13 1,041 39
4578 설거지를 하면서... 16 경빈마마 2006.01.13 2,394 17
4577 실천에 옮겨보다... 3 drifting 2006.01.12 1,228 9
4576 ♤ 노출 (Exposure) 정안상사 2006.01.12 1,180 20
4575 좌절하지 마세요 4 반쪽이 2006.01.12 1,368 9
4574 명작 따라그리기 4 젊은 할매 2006.01.12 1,761 20
4573 엄마가 만든 솔이 코트 11 솔이어멈 2006.01.12 2,161 45
4572 행복한 고민 2 intotheself 2006.01.12 1,307 48
4571 때로는 작은 것들이~~~~~~~~~~~~~~~ 4 도도/道導 2006.01.12 1,017 44
4570 겨울바다... 3 여진이 아빠 2006.01.11 1,077 46
4569 마지막 2005년 해...그리고 늘 여전한 단.무.지. 4 망구 2006.01.11 1,428 11
4568 몬스터 마을의 경제학 intotheself 2006.01.11 1,383 66
4567 젊은 할매님께 7 intotheself 2006.01.11 1,607 28
4566 디지털 카메라..그...사용법 ISO란 무엇인가? 2 정안상사 2006.01.11 1,595 23
4565 82디카동호회 아네모2차정모 후기 12 안나돌리 2006.01.11 1,296 10
4564 낯선 사람에게 말걸기 반쪽이 2006.01.11 1,129 10
4563 기쁨하고 불러보실래요? 3 intotheself 2006.01.11 1,048 43
4562 영화에서 우연히 아말피를 만나다-굿 우먼 1 intotheself 2006.01.11 1,074 50
4561 안녕하세요? 첫방문 인사에요. 9 반쪽이 2006.01.10 1,125 11
4560 좋은 글 함께 나눕니다 [ 일 년을 시작할 때는 ] 4 왕시루 2006.01.10 1,213 48
4559 이른 아침에 마음이 짜안해 지는 도도님의 글 1 안나돌리 2006.01.10 1,214 24
4558 엄마와 딸의 추억~~~~~~~~~~~~~~~ 2 도도/道導 2006.01.10 1,315 27
4557 이 한 권의 책-잃어버린 여행가방 2 intotheself 2006.01.10 1,200 25
4556 눈오는 밤....이 노래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19 엉클티티 2006.01.10 1,842 47
4555 전무후무 그릇장^^ 4 매드포디쉬 2006.01.09 2,24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