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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가 돋보이다-최종태님의 조각을 보는 아침

| 조회수 : 1,212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5-05-08 09:37:17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난 딸아이랑 오랫만에 공중목욕탕에 가자고

집을 나섰는데 바람이 차더군요.

반바지 차림으로 나갔다가 이크 춥다 춥다 하면서  목욕탕에 가니

내부 수리중이라고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다른 곳까지 걸어가기엔 춥다고 그냥 돌아오니

아직 이른 시간이라고 딸아이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 버리네요.

한 시간만 자겠노라고.

마음을 진정하고 나서  마음속에 두고 있던 조각을 보았습니다.

최종태님의 조각인데요

조각을 보고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린 글입니다.






언젠가 길상사에서 조각을 본 이래로

제겐 최종태님의 조각이 머릿속에 깊은 인상으로

박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그의 조각을 찾아서 보거나

전시회가 있나 하고 기웃거리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그 때 받은 감동이 커서 그것이 깨질까

두려운 마음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김종영 조각전을 두 번이나 가고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보러 가야지 생각하다가

그의 제자로 그에 관한 글을 쓰기도 한

최종태님의 글을 그 곳 아트 샵에서 만난 이후로

최종태님의 조각을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에야 뒤적여서 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일번의 부분도입니다.




앞의 조각이 석고이고 이번 조각은 무쇠라고 되어 있네요.

그런데 무쇠로 이런 느낌의 조각을 만들 수 있다니

하면서 유심히 보게 됩니다.










앞의 작품은 청동,이번 작품은 테라코타네요.
















이상할 정도로 조각에서 깊은 사색의 느낌이 배어 있어서

다른 조각을 볼 때와는 느낌이 다르네요.























조용한 첼로곡을 틀어놓고 조각을 보는 시간

오늘 하루를  여는 시간으로는 적격이로군

혼자 생각하면서  고요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김창열님의 그림을 보고 노니님과 다린엄마란 아이디를 쓰는 분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면서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간

쌍방향을 넘어서 다자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response paper에 대해서 어제 글을 받았습니다.

어떤 글을 읽고 나서  혹은 경험을 하고 나서

자신의 느낌에 충실한 글을 생각나는대로 써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그렇구나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생각들이 자리를 잡고

형태가 생겨서 다음으로 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두 분이 생각을 주고 받는 것이 더 아름답게 보인 것이.












그저께 아는 분이 제게 선물을 하나 보냈습니다.

제가 직접 받은 것이 아니고

동생이 받아놓은 것이라 사연을 알 수 없지만

DK출판사에서 나온 지도인데

색이 펄펄 살아있는 느낌이 들고 상당한  분량으로 그저 지도만 나온 것이 아니라

지리에 관한 것, 정치,문화에 관한 것들이 수록된 100달러짜리 책이더군요.

한 손에 들기에도 무거운 책이라  어딜 들고 다니면서 보긴 어렵겠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무게

수업하러 온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와서 조금씩 읽으면

그것이 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책을 누가 왜 선물했을까

와 비싸다

반응이 각각 입니다.

아마 추측으로는 꼭 사야할 사정이 있어서 구했지만

집에서 두고 잘 읽지 않을 책 차라리 도서관에서 여럿이서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까?

만나면 물어보겠지만  혼자서 공상을 하게 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구나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참고로 생각을 해 보아야겠다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장면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05.5.8 11:20 AM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어버이날이라고 아들이 설겆이를 합니다.

    물론 주문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시험끝나고 탱자탱자 놀다가 오늘부타 조금씩 공부해보자고 하니

    앉아서 책을 봅니다.

    그 곁에서 집중하긴 어려워서 시를 찾아서 읽는 중입니다.





    아침

    강은교



    이제 내려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 물결을 내려놓듯이

    한 슬픔은 어느 날

    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 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

    길이 길 위에 얹혀 자꾸 펄럭이니



    내려놓고, 그대여

    텅 비어라

    길이 길과 껴안게 하라

    저 꽃망울 드디어 꽃으로 피었다.



    요즘 들꽃의 아름다움에 눈떠가고 있는 제 자신이

    가끔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주로 나무에 애정을 느끼고 나무를 주로 보고 다녔었는데

    어느새 시선이 아래로 가고

    무더기로 땅에 엎드려 피어 있거나

    저 홀로 피어 있는 이름모를 들꽃에 눈이 가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 2. blue violet
    '05.5.10 6:31 AM

    조각 보는 눈과 마음이 너무 즐거운 일요일 저녁입니다.
    강은교님의 시를 읽으면서 사랑법이란 시가 생각나네요.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 못드는 자 잠들게 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침묵할 것.

    아! 사랑이란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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