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이모네 식구와 밤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덕분에 아침에 조용한 가운데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이응로 화백의 그림을 보는 시간
어제 생일이라고 도서관 사람들이 밤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옆에서 물어보더군요.
선생님 춤 배우고 싶지 않으세요?
춤요?
나는 몸이 뻣뻣해서 생각도 못해보았는데요.
그런데 좋아하는 그림을 보면 인상과는 달리 강렬한 색을 좋아하고
춤 영화도 춤에 관한 그림도 좋아하지 않나요?
그건 그래요.
그래서 한참을 이야기했었습니다.
우리들 속에 갇혀 있는 욕망에 대해서요.
이응로의 그림을 보고 있으니 그 생각이 다시 나는군요.
여인과 일각수를 읽는 중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인데요
수줍어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고 (파랑색 염료를 파는 사람과의 싫은 결혼을 해야 하는 )
파리에서 온 화가와의 인연을 통해 아이를 임신하자
자신이 아버지라고 나서서 결혼을 합니다.
그리곤 그 자신도 테피스트리 밑그림 화가인 그는
아내와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바느질을 배웁니다.
처음에는 손이 찔리고 엉망인 상태이지만
계속되는 연습을 통해서 드디어 테피스트리의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더군요.
진정한 힘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마음이 뭉클한 장면이었습니다.
소리치고 광고하지 않아도 안에서 익어가는 사랑이
향기롭다는 생각을 한 시간이었지요.
미술과 문학이 만나서 이루는 한 경지를 보여준 작가의 다음 글이 저절로 기다려지더군요.
새해에도 이 곳에서
사람사는 좋은 향기를 풍기면서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고
한 해의 마무리를 하는 시간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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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날 이응로의 그림을 보다
intotheself |
조회수 : 1,294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4-12-31 1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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