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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골냄새 글이 있길래 저는 얼음 녹는 냄새요.

주저리주저리 조회수 : 2,005
작성일 : 2024-02-21 11:59:04

시골태생이고

여전히 고향은 시골이라

가끔 늦겨울이나 초봄에

시골에 가면

어렸을때 마을앞에서 해질때까지 놀고 있으면

집집마다 아궁이에 불 지펴  밥 짓는 냄새.

굴뚝에 하얀 연기가 아지랑이 처럼 피어나고

마른 나무 타는 냄새.

00아~  밥 먹어라!  하면서 집집마다 엄마들이 

부르던 소리.

 

이런 것들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남아있는 초봄 저녁에

해가 산머리 아래로 지면서  산 주변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회색빛으로 바뀐 공기와

산과 들을 지나온 나뭇잎냄새 흙냄새가 살짝 섞인

바람 냄새를 맡으면 시골 저녁의 냄새를 

여전히 느낄 수 있어요.

 

그것과 더불어서 저는

얼음 녹는 냄새요.

처마밑 고드름이 녹아 떨어질때나

개울가 혹은 도랑 위에 얼음이

햇살에 녹을때

그때 느낄 수 있는 냄새가 있는데

얼음 녹는 냄새라고 생각 하거든요

햇살이랑 바람이랑  얼음이 섞여있는 냄새같은.

 

어렸을때  

처마 밑에서 고드름 녹아내릴때

도랑가 옆 길을 내달리며 놀때

그때 맡았던 얼음 녹는 냄새가 기억나요

 

 

 

 

IP : 125.130.xxx.12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으아아
    '24.2.21 12:03 PM (14.63.xxx.193)

    저는 비 내리기전에 흙과 풀에서 나는 냄새요-

  • 2. 그린
    '24.2.21 12:07 PM (175.212.xxx.2)

    동심이 가득 녹아있는 맛있는 꿀떡 먹을 때의 느낌처럼 달콤한 글입니다.
    그림이 절로 그려집니다.
    초봄 얼음녹던때의 향수까지 표현하신걸보니 ,아직도 어릴때의 감성을 잊지 않으셨네요.
    덕분에 글분위기속에서 깥이 뚜놀던 동무들 모습까지 같이 그려봅니다.

  • 3. 청이맘
    '24.2.21 12:08 PM (106.101.xxx.61)

    저는 가을 들깻단 말리는 냄새랑 들깨터는냄새요~

  • 4. 일본인처럼
    '24.2.21 12:10 PM (110.13.xxx.119) - 삭제된댓글

    일본간첩질하는 인간이
    대한민국 수장으로 있는데
    뭔들 그에 비하리요

  • 5. ..
    '24.2.21 12:17 PM (175.119.xxx.68)

    시골 할머니집 저녁에 동네 들어가면 집집마다 나던 굴뚝냄새가 아직도 기억나네요

    요즘 시골은 신식이 되어 굴뚝 냄새 안 나겠죠

  • 6. ..
    '24.2.21 12:17 PM (106.101.xxx.26)

    비내리기전 나는 흙냄새2222
    비올때 꼭 아궁이에 불을 땠는데
    흙냄새 연기냄새 장작에서 나오는 냄새
    엄마가 부치는 고소한 부침개 냄새

  • 7. 원글
    '24.2.21 12:34 PM (223.38.xxx.92)

    정말 맡을 수 있는 냄새는
    엄청많은데
    진짜 시골에서나 느낄 수 있는 냄새는
    몇 안돼는거 같아요
    가을 들깨 냄새도 그렇죠
    들깨 밭 지날때 바람불면 진하게 풍기는 들깨냄새.
    가을에 낙엽 냄새는 많이 느낄 수 있지만
    감나무 아래에서 맡을 수 있는 홍시냄새
    그 달큰한 냄새.

    어렸을땐 삼베 농사를 많이 했던터라
    초봄에 삼베실을 치자물로 물들이면서 풀을
    먹이는 작업을 하는데
    바닥에 숯을 넓게 깔고 그 숯불 위로
    풀먹인 삼베실을 지나가게 하면서 말리거든요
    그때 잔 숯불냼새와 삼베실냄새.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냄새가
    있어요
    5월이면 퇴비냄새. ㅎㅎ

  • 8.
    '24.2.21 12:42 PM (1.245.xxx.75)

    유년시절 할머니댁에가면 추운겨울 날할아버지께서 아궁이에 불지피시고 쇠 여물 끓이며 새벽에 기장 먼저 일어나셨어요
    창호지문 열면 찬공기 들어오던 방으로 솥뚜껑 열면 무럭무럭 김 올라오며 나던 쇠여물 풀 내.

    고드름 녹으며 처마 밑 조르르 촉촉하던 흙내와 이끼 내음
    비온후 저수지에 가면 풀마다 맺혀인던 이슬과 함께 올라오던 초록 냄새

    … 향수네요

  • 9. 아..
    '24.2.21 1:00 PM (223.38.xxx.150)

    얼음 녹는 냄새라니..
    진심 부럽네요 그런 경험을 하셨다는게
    이걸 어떻게 따라해 보겠어요?

  • 10. 원글
    '24.2.21 1:12 PM (125.130.xxx.125)

    ...님 아~ 맞아요 맞아. 쇠죽냄새도 있었네요! ^^
    저 쇠죽 끓이는거 많이 했었는데.
    쇠죽이 은근 맛있는 냄새에요.
    볏짚 썰어 넣고 불 때서 푹 끓이면 고소하면서 들큰하던 쇠죽 냄새.
    가마솥 옆엔 꼭 고양이가 배 지지면서 자거나
    옆으로 쌓아놓은 볏짚 더미에 닭이 알을 낳아놓곤 했어요.

    갓 낳아 막이 단단해지기 전에 말랑한 달걀 만지면서
    가지고 놀기도 했었는데..^^

  • 11. ......
    '24.2.21 1:16 PM (180.224.xxx.208) - 삭제된댓글

    저는 봄이 오는 냄새요.
    봄이 오려고 하면 따뜻한 바람이 부는 날이 있는데
    바람에 봄 향기가 실려와요.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향기인데
    맡으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 12. 세상에
    '24.2.21 2:07 PM (119.64.xxx.75)

    저 다 알거같아요
    거기에 덧붙여 안개냄새....
    아침일찍 등교하는 초겨울에 뽀얗게 낀 안개냄새 추가요

  • 13. 겨울엔.
    '24.2.21 3:00 PM (1.245.xxx.75)

    아궁이에 불 다 지피고 남은 숯에 고구마 구워주셔서 불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 쐬며 고구마 익기를 기다리며 볼 익은채로 기다리던 풍경.

    겨울저녁엔 부엌에서 마지막 밥을 다 푸고 누룽지 긁어 동그랗게ㅜ말아 주던 구수한 새 누룽지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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