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육정책의 우선순위 중 하나가 사교육비 경감입니다 . 교육부가 지난 26 일 2015 년 사교육비 통계를 내놨습니다만 목표 따로 현실 따로 입니다
사교육비 줄이겠다는 게 정부가 해온 얘기인데 작년에도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
지난해 1 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 만 4000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만 , 실제로 3 년째 증가하면서 2007 년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
가계부문의 사교육비 총액은 17 조 8000 억 원으로 발표해 일견 감소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 이는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가 약 3%, 그러니까 20 만 명 줄어든 영향일 뿐 개별 학부모들의 부담은 늘어났습니다 .
그런데 월 평균 24 만 원은 상당수 현실을 호도하는 통계입니다 . 통계에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 31% 정도가 포함돼 있습니다 .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 따로 조사해 평균 금액을 내는 게 현실에 더 부합할 것입니다 . 이렇게 계산한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 35 만 5000 원 , 고등학교는 47 만원까지 치솟습니다 .
이 밖에도 사교육비 통계엔 유아 사교육비와 EBS 교재 구입비 등이 빠져 있습니다 . 통계청 가계 소비 조사 등으로 유추했을 때 전체 사교육 규모는 30 조원이 넘는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
학원비 자체도 올랐습니다 . 사교육비는 일반 물가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
통계청이 학원비 , 이러닝 이용료 , EBS 교재비 등만 계산한 사교육 물가지수라는 걸 만들었는데 지난해 2.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0.7% 니까 3.5 배쯤 더 많이 상승한 겁니다 .
이렇게 커지는 가계 부담은 사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사교육 격차 , 즉 사교육의 양극화가 심각한 문제인데 갈수록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 소득별 지역별로 사교육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 월평균 소득이 700 만 원 이상인 가정의 학생은 평균 42 만원을 사교육비로 사용해 6 만 6000 원인 100 만 원 이하 가정의 7 배에 달했습니다 .
또 서울의 사교육비 평균은 33 만원으로 읍면지역 16 만원의 2 배 수준이었습니다 . 소득이 높은 가정이 사교육을 많이 시키고 , 이 때문에 성적도 오르는 경향이 고착되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
특히 서울 강남구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130 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
지난 3 일 강남구가 발표한 ‘2015 강남구 사회조사 ’ 에 따르면 강남구민의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3 년보다 약 8 만원 오른 129 만 6,000 원이었고 , 사교육을 받는 학생은 93%..
2009 년 이후 꾸준히 늘어난 수치다 . 강남구 사회조사는 2007 년부터 격년으로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는 9 월 1 일부터 15 일까지 만 15 세 이상 강남구민 4,177 명 (2,000 가구 ) 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입니다 .
1 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89 만원으로 ,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1 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4 만 원 (2015 년 기준 ) 의 3.7 배에 달했다 . 서울 평균 33 만 5,000 원보다도 3 배 가까이 높습니다 .
특히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1 인당 사교육비가 130 만 5,000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고 , 초등학생 57 만 8,000 원 , 중학생 88 만 8,000 원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
월평균 가구 소득은 500 만 ~1,000 만원 미만이 38.1% 로 가장 많았다 . 다음으로 300 만 ~400 만원 미만 (20.2%), 400 만 ~500 만원 미만 (13.1%) 등의 순이었다 . 같은 강남 안에서도 월평균 소득 격차가 컸는데 청담 ㆍ 삼성권 거주 가구는 500 만 ~1000 만원 미만이 56.5% 로 , 일원 ㆍ 수서권 (31.1%) 보다 20% 이상 높았습니다 .
특히 선행학습금지법 시행 이후 방과후 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이 학원을 더 많이 택하고 , 이 같은 문제는 더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부모의 영향력에 의해 자식의 장래가 결정되는 사회는 위헙하고 불공평한 사회이고, 개천에서 용 안 나온다는 말이 실감나니 사교육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