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밥 해동하려면 전자렌지에 어떻게 해야해?"
밥차리는건 내가 전담이라서 그런지 우짜다 한번씩 냉동실에 있는 밥한번
해동하는것도 가끔씩 헤깔리나보다.그래서 역시 가끔은 시켜줘야한다니까..(굳은 다짐..다짐..)
"그냥 2분 30초 정도만 조리버튼 누르면 끝이야..
그리고 냉동실에 짜장이랑 카레있으니까 해동해서..(어쩌구 저쩌구).."
해동하는것도 큰일인지 금새 대답이온다.
"그냥 라면에다 밥말아 먹을께.."
오늘아침에도 요즘 회사에서 주말에 받는 수업때문에 일찍나와서,
나온김에 수업같이 받는후배와 밥먹고 일좀 보려고 전화했더니,
"어! 그럼 밥은?..알았어 내가 알아서 먹을께..오늘은 짜파게티 먹어야겠다"
순간 쪼오금 미안시려 지면셔셔!!
그래 한달전부터 회사땜시 힘들다고 밥한번 제대로 해준적이 없었네 그려..
오늘은 맛난거 해줘야겠다..갑자기 기운 불끈!
그래서 집에 들어가는길에 이것저것 장을 보았다.
얼마전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던 '벨라무스까떼'라는 화이트 와인도 하나 집어들고..
(bar에서는 60,000인가 받았는데 삼성플라자에서는 25,700밖에 안하더군)
조금 더 사치 부려보자면서 그때 bar에서 먹었던 치즈안주맛 기억해내곤,
네덜란드산 치즈도 하나 집어들어보고..
그 와인과 잘어울릴듯한 요리를 찾던중 발견한,
'닭고기 오렌지 샐러드'와 '칠리새우볶음'
노영희씨의 책을보고 한건데, 책에서는 닭과 오렌지위에 비타민과 셀러리와
양파를 얹어 훨씬 신선하고 생기있어보였는데,
우리둘은 샐러리는 아직까지도 낯설어서--; 그냥 양배추하고 양파하고
썰어서 만들었더니 모양새는 그닥 좋지 않다.
게다가 닭안심살로 해야하는데 집에있던 닭다리살로 기냥 해버렸더니
닭고기 모양도 그닥 좋지않고..
(소스는,오렌지즙2큰술(난 콜드쥬스로--;),설탕1/2큰술,식초2큰술,고운소금1작은술,후춧가루약간,올리브유3큰술,씨머스터드1/2큰술)
칠리새우도 새우가 좀 커야하는데 딱 두마리만 큰게 있어서
두개만 넣고 나머지는 냉동새우로 했더니 그나마도 오래 끓여
더 작아져버렸다. 게다가 육수를 넣으라는데 없어서 치킨스톡 넣었더니만
좀 짜게되어져버렸다.
그치만 뭐 못생겨도 어뗘!! 함서 즐겁게 만든 저녁.
오랫만에 요리해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화이트 와인은 회사동료들과 먹었을때보다 훨씬 맛있었으며,
(술 잘 못먹는 그이도 너무 잘 마시더군..)
그리고 아까워서 4조각 자른 치즈..(음..너무 맛나다..아껴서 먹어야지!)
그리고 요리도 생각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
간만에 그이의 칭찬이 끊이질 않음.어깨 으쓱!
(아마도 우리둘은 눈에 콩깍지가 씌인게 아니고 입에 콩깍지가 씌인듯함.ㅋㅋ)
이틀동안 '면'만 끓여먹은 그대에게 ..
이 요리를 바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