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 돌잔치(^^), 작은넘 생일잔치...2월 참 바빴슈미다.
예전같으면 아무 갈등도없이 가여웁게 맹글어줄 케익을
작년 82케익 곤죽사건이래로 생크림을 멀리한채 비크림케익만을 맹글어온지라
사뭇 고민하였습죠.
이번에도 요구르트케익으로 갈것인가...
얼라들 좋아하는 생크림케익으로 돌아갈것인가...
그래, 너무 잘 만들려고했던게 문제야...
늘 하던대로 얼렁뚱땅 대충하면 괜찮을끼야...
스스로 토닥이며 시작한 생크림케익.
아무래도 지난번이래로 생크림에 마가 끼였나봅니다.
빵을 거품내고 씽크대위에 올려둔 핸드믹서를
사고 잘 안치는 큰넘이 그만 줄을 잡아당겨 부엌바닥으로 나동그라뜨리고,
생크림을 낼려고 전원을 넣고보니 묵묵부답.
아...이 시점에서 식은땀 삐질 흐르더만요.
휘핑크림은 이미 그릇에 다 부어져있고,
핸드믹서는 이짓저짓해봐도 꿈적을 안하고.
악몽의 재연이냐...
다시 깍대기에 크림을 되부어 냉장고로 넣어야할것인가를 고민하던차
아하! 그래 오토가 안되믄 수동으로라도 해보자 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죠.
“어이! 하니~~~~~ 이리와봐봐!”
그리고 조용히 이걸 쥐어줬슈미다.
전 그냥 버리느니 한번 해본다하는 심정으로,
안되면 버리지뭐 하는 심정으루다가 함 시켜본건데
정말 열심히도 돌리더군요.
쎄빠지게...
아...넘 이뻐서 엉디 몇대 두들겨줬십니다. ^^
(물론 손으로는 엉디를 토닥거리고 있었지만,
입으로는 평소 맛난걸 멕여주기위한 이 마나님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껴보라는
잔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죠. ^^)
생크림에 낀 마를 이번에 머슴이 걷어줬네요.
머슴이 없었다면 맹글지못했을 생크림케익.
머슴이 내주어서 더더욱 맛났던 생크림케익.
집에 있는 도구들(?)을 100% 활용해야한다는 교훈을 깨우쳐준 생크림케익.

넘 자세히는 들여다보지 마시길.
비닐봉투에 구멍내고 걍 쭉쭉 짜서 돌리는게 장식의 전부랍죠.
울머슴이 글쎄 칭찬에 후끈 달아올라
생전 못 하나 박는것도 어렵고, 장난감 조립도 버거운 사람이(공대출신 -_-)
그만 고장난 핸드믹서까지 군소리없이 고쳐놓았답니다.
제가 속으로 이참에 키친에이드 스탠드형으로 확~ 질러버릴까 했던걸
눈치챘었나봅니다.
암튼 살아생전 공돌이와 살아보리라고는 꿈도 안꿨거늘...
하니(!!!)가 고쳐줬으니 대를 물려 써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