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설날이 되었네요.
다들 많이 바쁘시지요?
(아니, 일들을 미리 다 해놓으셔서 오히려 한가하실라나?)
저야 뭐, 솜씨가 없으니 괜히 일만 벌여놓고, 아직도 마무리를 다 못한 상태로 잠시 짬을 내어 여기 왔답니다.
월요일에 아줌마가 오셔서 제가 생각(?)했던 메뉴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녹두전 - 후라이팬에 부치는 건 제가 했답니다. - 잡채, 식혜, LA갈비, 메로전에다가 그래도 나물은 좀 있어야 한다기에 한접시거리 될 만큼만 고사리, 도라지 나물...)다 장만해 주셨고, 어제 제가 한 일은 밤까기와 기타 등등인데, 그 얘기나 좀 하려구요...
잡채와 전을 냉장고에 넣으려다가 아무래도 뻣뻣해질 것 같아서 쉬지 않길 바라며 락앤락과 지퍼락에 담아 베란다에 보관하고, 오랫만의 손님 초대(?)라 벽장속에 두었던 상을 꺼내려니, 벽장안이 너무 습해서 상에 온통 물기와 곰팡이가 끼었기에 그것 닦아내고...
아이들과 남편은 밖에서 사온 떡볶이와 이제는 저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버린 쟈님표 오뎅국물로 아점을 해결해주고, 현금 좀 인출하러 나간김에 귤 한상자(5kg)와 오이(값이 꽤 비싼편이더군요.), 떡국떡(지난 일요일에 사긴 했는데, 좀 부족할 것 같아서 더 샀지요. 글구 전 떡국 좋아하거든요.), 소금, 생강 그리고 생강 빻을 절구(플라스틱)와 방망이 등을 사고, 집으로 오는 길에 밤이 좋아 보여서 두되를 샀습니다.(그리고 조금전까지 텔레비젼 보며 열심히 깠는데, 생각대로 맛이 좋더군요. 그렇지만 정말 밤까기는 넘 힘들어요.T.T 밤까는 가위도 있다던데, 전 그냥 과도로 깠거든요. - 딸아이가 엄마는 밤을 참 잘 깐다고 감탄하였건만...- 지금 이 순간도 오른손 둘째 손가락 맨아랫마디가 무지 아프네요. 그래도 작은 통하나에 제법 담긴 노란밤들을 보니 뿌듯하긴 해요. - 솔직히 중간중간 제가 까면서 집어먹는 것들도 꽤 됩니다.^^)
참, 식구들 저녁은 좀 일찌감치 김치 볶음밥으로 때웠습니다.(낮에 남았던 오뎅 국물과 함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저도 드뎌 그 유명하다는 coco님의 고구마칩을 오늘 마침내 해보았다는 겁니다.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드롱기(B품)를 사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와 함께 바로 '고구마칩'을 만들어 먹고 싶다는 매우 강렬한 유혹을 느끼고 난 후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분들이 입증해주신 그대로, 정말 무지 쉽고 간단하면서도 맛은 끝내주는, 바로 바로 저같이 솜씨는 없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은 밝히는 사람에겐 딱인 그런 훌륭한 먹거리였습니다.(coco님 만세!!! 82cook이여, 영원하라!!)
고구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큰 아이조차도 맛있다며 먹었답니다.
사실 언젠가는 고구마칩을 하리라 맘먹고 지난번 백화점에 갔을때 수입 계피가루까지 사놓았었는데, 오늘 제가 쓴 것은 계피설탕(코스트코 냉동츄러스에 딸린 그거 아시죠?)이었습니다.(코스트코에서 츄러스살때 물론 츄러스가 먹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고구마칩을 염두에 두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계피설탕 아껴 먹으며 잘 보관해 놓았었답니다.)
고구마를 너무 조금만 사온게 후회될 정도입니다.(설 지나면 아예 박스로 사다가 매일 매일 해먹어버려?)
아, 그리고 츄러스 사올때 같이 사서 남아 있던 아스파라거스(남편이나 아이들은 안먹어요.)베이컨 말이도 해서 저만 실컷 먹었습니다.(아, 칼로리의 압박이여...)
드롱기 오븐을 사게 한 중요한 원인들을 다 해소(?)했으니, 저 잘하고 있는거죠?^^
지금 계획은 낼(참, 오늘이죠.)은 어머님께 세배(남편이 아침에 모셔온대요.)드리고, 함께 아침 식사하고아마 어머님은 댁에 가셨다가 낼 다시 오실 것 같아요.(잠자리 바뀌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요.)
그리고 시누이들은 아마 낼 점심때쯤 오겠지요. 그럼 점심(매운탕 끓여서요. 맛이 괜찮아야 할텐데..) 같이 먹고, 혹시 저녁까지 먹을 수도 있지만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봐서 시누이들도 저녁 전에 갈 것 같긴 한데...(어머님과 시누이들이 돌아가야 비로소 제 맘이 좀 홀가분해지겠지요?)
그러면 저녁땐 친정에 가려구요. 언니도 시댁갔다가 낼이나 친정에 올 것 같아서요...
그리고 나면 설연휴도 다 끝나버리네요.(저야 뭐 방학이라 크게 상관은 없지만...)
음식도 하다보면 늘고, 또 이것저것 맛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생긴다는데 과연 저도 그럴 수 있을까요?
여전히 먹는 건 좋아하지만 만드는 건 영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제 자리가 자리인지라 하긴해야 되고(앞으로 한동안은 할 일이 늘면 늘지 줄진 않겠지요?)그래서 이렇게 설을 정말 코앞에 두고 다시 고민이 되네요.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고, 더이상 걱정이나 고민은 안할래요.
그리구 무엇보다 든든한 82cook과 여러분들이 계시잖아요.^^
여러분,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게 힘이 되어주실거죠?
또 횡설수설, 우왕좌왕, 아직도 갈 길 몰라 키톡에서 방황하고 있는 cherry22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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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까치 설날은...
cherry22 |
조회수 : 3,057 |
추천수 : 26
작성일 : 2005-02-09 01: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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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헤르미온느
'05.2.9 10:25 AM하려는 의지가 많으시니, 금방 잘하게 되실것 같아요. 이것 저것 시도도 많이 해보시니까..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2. shortbread
'05.2.10 8:40 AMcherry22 님 부러워요.
전 시어머님 뒤 졸졸 따라다니며 그냥 명절음식 장만하는데...
새해에는 나의 주방에서 shortbread표 음식을 만드는 한해가 되어야 겠어요.
그런데 쟈님표 오뎅국물과 coco님고구마칩은 레시피가 어데 있나요?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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