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간단 내맘대로 고디탕(일명 올갱이, 올뱅이탕)
대구에서는 고디, 충청도에는 올갱이 또는 올뱅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리고 다슬기 또는 논우렁이라고도 하네요. 아이고, 이름도 많죠.
작년 여름에 수안보로 휴가를 떠났었는데, 온 식당마다 "올갱이(올뱅이)국 특선"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더라구요.
도대체 뭘까 뭘까...신랑이랑 무지 궁금해하면서 힐끗 식당안을 봤더니
글쎄 고디탕이지 뭐에요.
어릴때, 엄마의 최고요리중 하나는 고디탕이었어요^^
이걸 한 찜통 가득 끓이실려면 일이 정말 많았답니다.
먼저 깨끗하고 싱싱한 고디를 사오셔서 깨끗히 씻어서 삶아서 일일이 바늘이나 이쑤시게로 알맹이를 다 까셨어요.
이걸 까실때면 동생이랑 저는 옆에 붙어서 엄마를 도우는 척하면서 입으로 쏙쏙 넣곤 했었죠.
그리고 고디를 삶으면 초록빛 물이 나오는데, 이걸 받아두시더라구요.
그리고 배추씨래기랑 부추를 넣어서 하루종일 끓이시고는 마지막엔 들깨가루로 마무리.
이렇게 정성으로 마련된 고디탕을 두고두고 먹을새도 없이 이틀도 채 안되어 바닥을 내곤 했었죠.
얼마나 맛있는지...^^
이 고디탕의 특징은 식어도 맛있다는겁니다.
씨래기들 사이에서 고디 하나 건져먹을려고 뒤적뒤적거리다가 야단맞은 기억도 있어요.
그리고 친척분들도 엄마의 고디탕에는 엄지손가락을 모두 올리셨죠.
글쎄, 울 신랑이 이걸 무지 좋아한다는거 아닙니까. 워째 내 주위(부모님, 신랑, 울 사촌들...)은 고디탕을 이리도 좋아할까...
처음 연애할때는 맨날 스테이크같은 고기먹으러 비싼 레스토랑에 다녔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슬슬 본색(?)을 드러내더니, 자연스럽게 연애코스는 으례 고디탕집을 거치는것이 의례처럼 되었답니다.^^
다행히, 저도 좋아하니까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
제가 끓이는 간단한 요령은 된장국이랑 똑같이 합니다.
마트에 파는 껍질 까놓은 고디(라벨이 논우렁이라고 되어있어요) 몇팩사서 깨끗이 씻어서 한끼분씩 나눠 냉동실에 넣어두고는
멸치다시로 국물내어서 집된장 풀어 간맞추고 데쳐둔 시금치(배추씨래기가 없어서)랑 부추넣고 끓이다가
고디넣어 한소끔 더 끓여서 마지막에 들깨가루 휘리릭 풀면 됩니다.
그리고 깍두기 곁들이면 밥 잘 안넘어가는 아침이지만 한그릇이 뚝딱입니다.
엄마 솜씨엔 못미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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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혜진(띠깜)
'04.12.4 10:22 AM와~~ 몇년만에 보는 고디탕이다~~
저도 산청으로 시잡을 가서 고디를 알게 됐는데, 늦여름밤이면(추수철이라 시골내려가서) 모두
횟불을 만들어 산청 경호강(남강의 지류)으로 들어가 고디를 땃던(건졌던) 기억이 나네예~~
고거 삶으면 초록색 물이 싸~ 허니 나와 선뜻 먹기를 그랬지만 먹고난 후 그맛이란.......
말로 표현을 몬합니다. 먹어보지 않은 이상은.......
어째든 산청 생각이 절나로나느 고디탕 이네예. 감싸 함니다~~^^2. Ellie
'04.12.4 10:27 AM오홋~ 이거 부산 연제구, 시청있는데, 잘하는집 잇는데, 거기서 2인분 사오면 저혼자 하루만에 다 거덜네요. 근데, 거기는 들깨가루 많이 넣고 찹쌀죽 처럼 뻑뻑하게 해주던데, 홍차새댁님 처럼 하면 밥 한공기 말아서 김치랑 먹으면 죽이겠어요. ^^
3. 신효주
'04.12.4 10:29 AMㅎㅎ 저희 시골엔 아직도 저 고디를 잡으러 가시는 분이 있거든요.. 예전보다 많진 않지만.
얼마전에 시장갔더니 팩에 포장해서 저 고디를 팔더군요..사둘껄~~ㅋㅋ
저희 엄만 호박잎을 넣고 초록색의 띄게 맑게 끓이시는데..정말..잊을수 없는 맛입니다..
음..먹고싶오.4. cook엔조이♬
'04.12.4 10:32 AM초록색 올갱이가 너무 예뻐요 (전 충청도라서). 어릴때 많이 잡아봤는데, 고걸로 요리는 안해봤어요.
근데, 몇년전 속리산에 가서 한번 먹어봤거든요. 맛은 솔직히 별루였는데, 그냥 된장맛 밖에는 안나더라구요. 홍차새댁님처럼 제대로끓이질 못해서인가봐요. 초록색 고디탕 맛이 궁금해요.5. 앙팡
'04.12.4 10:33 AM오... 저 녹색,,,, !!
이거 정말 맛있죠?? 전 이거 회사 생활하면서 첨 먹어 봤었는데 (해장용으로요.. ㅠ.ㅠ) 시원~한게 아주 맛있더라구요.... 근데.. 재료로 보나 뭐로 보나,, 제가 시도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거라,, 그냥 전 식당 가서 사 먹을래요!!6. 샘이
'04.12.4 10:43 AM경북의성으로 시집가면서 고디탕이라는것을 처음알았죠.. 요즘은 시댁갈때마다 어머니.. 고디탕해주세요.. 그래요.. 너무 맛나요.. 서울에서 아무리 맛있다는데서 먹어도 그 맛이 아니거든요.. 아.. 먹고 싶어라..
7. 소머즈
'04.12.4 11:07 AM고디가 옛날에 하교앞에서 팔던 소라라는 것과 같은 건가요?
하긴 새댁이시라 잘 모르시겠네요.
사실 그 맛을 몰라서....ㅠ.ㅠ8. 수수꽃다리
'04.12.4 11:24 AM저는 논우렁이라는걸 사서는 된장찌게에만 넣어먹는걸줄 알았는데,
국으로 끓여먹어도 맛있군요.
국물이, 국물이 끝내주게 담백하니~맛있어보여요.9. 미스테리
'04.12.4 11:27 AM다슬기를 고디라고 하는군요...첨 알았네요...^^
션하겠어요...!!10. 현석마미
'04.12.4 12:02 PM헉~ 이 추운 겨울에도 고디탕이 있네요...
울 시엄니.. 여름이면 항상 얼갈이 넣고 고디탕 해주셨는뎅...
아~~넘 먹고 싶어요..
사진만 봐도 군침이 쓰윽~~ ^^11. 선화공주
'04.12.4 12:02 PM울 sky도 논우렁사다가 함 해먹자고 하던데....된장국만 끊이기엔 양이 많아 주저하고 있었는데
새댁님처럼 국도 끊일겸해서 사봐야겠어요..^^.....들깨가루 들어가면 고소하고 맛나지요..^^..감솨!~~12. cinema
'04.12.4 1:02 PM이런이런~
저것이 그렇게 맛있다는데..한번도 안먹어봐서..
넘 먹고싶던건데...
어째????
초록빛이 깨끗하니 넘 맛나보여요...13. 쭈야
'04.12.4 2:29 PM새댁님 진짜 마트에 고디 팔던가요?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거짓말 아니고 저 고디국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제가 배가 작은편인데도 2-3그릇 먹어도 탈이없고 소화가 쑥쑥되고.. 물레방아 님처럼 입덧 저걸로 넘겼습니다. 이번에 우리엄마 하는 거 봤는데..얼갈이배추랑 부추랑 토란대를 무지하게 많이 삶아 넣고 고디 삶은 파란 물에 멥쌀갈아서 내린물과 들깨가루만 넣고 국간장으로 간 하셨어요.. 엄마는 경북식인데 고디탕에는 된장 넣으면 고디 향기가 사라진다네요...울 엄마 고디탕도 친척들은 물론 고향근방에서 알아준답니다. 사람들이 다들 장사하래요. 아~묵고깊어라~~
14. 깜찌기 펭
'04.12.4 3:09 PM어쩜.. 솜씨도..ㅎㅎ
대구 서구청뒤로 가면 고디탕잘하는 식당들이 쭉~~ 늘어서있거든요.
된장고디탕 가끔 사먹었는데, 오늘따라 생각나네요. ^^15. 홍차새댁
'04.12.4 5:05 PM어마나..이렇게 많은 리플들이...@@ 놀랬어요.
김혜진님, 쿤밍에는 이거 없나요? 중국사람들 신발밑창빼고는 다 먹는다고 들었는데 ^^ 진짜 맛있죠~
Ellie님, 저희엄마도 들깨가루 많이 넣고 쌀가루 풀고 뭐 하여튼 복잡해요. 바쁜 아침에 저는 그렇게는 못하고 대충 된장풀어서 먹어요.
cook에조이님, 충청도라면 엄청 많이 드셨을텐데...^^ 요즘엔 고디(올갱이)로 회무침처럼 무침도해먹어요. (쫌 비싸죠^^)
앙팡님, ㅋㅋㅋ 해장용...맞아요. 들깨가루 들어있어서 먹으면 시원하다고.
샘이님, 의성이면 대구서 가까와요 ^^ 서울에도 전문집들 많이 있죠? 대구엔 보통 삼계탕집에서 고디탕을 같이 팔거든요. 그래서 흔해요^^
소머즈님, 소라처럼 껍질이 꽈배기인데 검정색이고 무지 작고 안에 있는 살은 약간 초록빛...근데 그게 소머즈님께서 말씀하시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
수수꽃다리님, 논우렁이라 적혀있어도 소라처럼 생긴거 말고 초록빛인 쪼그마한것들...^^ 일반 된장국과는 맛이 좀 다르더라구요.
미스테리님, 다슬기, 고디, 올갱이, 올뱅이, 논우렁, 뭐가 표준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사용하면 다 표준말이거든요 ^^
현석마미님, 그렇죠? 저도 마트갔다가 얼마나 놀랬는지...다른사람들한테 뺏길까봐 얼른 카트안에 넣었어요. 이거 설마....중국산?은 아니겠죠....
선화공주님, sky님께 한번 끓여드리세요. ^^
물레방아님, 이런 입덧때....좋으시겠어요~ 근데 이빨 상하진 않으셨죠? 그냥은 어떻게 쏙빼는지 비법을 전수받으세요~~~~~ 제 주위도 전부 매니아에요 ^^ 이름이 넘 많아서 아마도 마트에서 잘 자기네들 맘대로 붙힌것 같아요. 지난번 논우렁이라고 붙은건 진짜 우렁살이었는데 이번엔 고디살로 바꼈어요.
그래서 이름에 신경안쓰고 눈으로 확인하죠 ^^
cinema님, 진짜로 이거 첨봐요???? 맛좋은데... 들깨가루 많이넣은 오리지널은 초록빛 맑은국보단 더 뻑뻑하답니다. 이게 진국인데...쓰읍~
쭈야님..저 횡재했다니까요 ^^ 이 겨울, 그 조그마한 고디를 껍질깐 팩을 해산물코너에서 발견했으니까요. ^^ 저랑 똑같이 매니아시군요. 저도 다른국은 한그릇을 겨우먹는데, 이건 커다란 우동그릇에 한가득 먹어요. 저희엄마도 쭈야님 어머니처럼 그렇게 하세요. 저는 아침에 먹을려고 초간단으로 만들어서 된장풀어서 만들어요.
펭님, 진짜로 서구청 뒤에 가면 쭉 늘어서 있어요? 그 근처는 별로 가본적이 없어서...한번 가봐야겠네~16. 재은맘
'04.12.4 6:27 PM고디탕 너무 좋아하는데...
마트에 고디를 파는군요...ㅎㅎ..
한번 시도해 봐야 겠슴다...17. 김혜경
'04.12.4 8:19 PM아~~ 고디라고 부르는 군요~~
18. 홍차새댁
'04.12.4 11:26 PM재은맘님, 고디 보시면 바로 카트에 넣으세요 ^^
혜경샘, 고디에요~ *^^*19. 이삐야
'04.12.6 6:51 PM맞아요 맞아!! 고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아빠도 고디고디~~ 하셨는데 그게 뭔지 알게된지 얼마 안됐다는 ㅋㅋ..
어제도 아빠가 약주하시고 어디 고디탕 시원~~하게 하는집 없나 노래를 부르셨는데
정말 맛있겠어요 홍차새댁님^^20. 홍차새댁
'04.12.6 10:00 PM이삐야님도 고디에 대한 추억이 있으시군요 ^^
많은분들의 리플을 읽다보니, 제가 사는 대구를 비롯한 경상도 분들이 고디탕에 대한 추억이 많으시더라구요. 대구에서는 삼계탕집에서는 으례 판매하는 메뉴거든요. 4천원-6천원 사이에 한 뚝배기 하실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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