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이 멀다하고 전화통화하는 우리모녀...오늘도 역시나 엄마의 핸드폰번호가 울리네여.난데없이 받았냐?! 오늘 들어갈껀데....로 시작하시는 울엄마...저번주에 눈이 빠져라 기다리다 도로가 꽉 막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큰이모댁으로 가신다고 전화가 왔었거든여. 이제나 저제나 엄마올날만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어찌나 서운하고 화가 나던지...기다리다 낮잠자다가 받은 전화로 정말 서럽게도 울었거든여.엄마오시면 먹고싶었던거 시장봐서 해달라고 할려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정말 오후내내 눈물콧물범벅으로...정말 어린애처럼 굴었네여. 저녁즈음에 다시금 걸려오는 전화에도 받지않고..다시는 전화도 안하고 시골에도 안간다고 철없는 투정하고 있었는데...^^;;
몇번이고 걸려온 전화를 안받다가 끝내는 받고선 퉁퉁 거렸거든여. 또 어린애처럼 생전 오시지 말라고..
그랬답니다. 참 못된 둘째딸이져...^^;; 그날 새벽에 오시면서 뭐먹고 싶냐고 물으셔선 장까지 바리바리 봐선 1시가 넘어서야 저희집에 오셨네여..그리고 또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반찬이며 찌개며 당분간 먹을거리를 해주시고 또 오전에 부랴부랴 내려가신다고....
7월달이후에 첨 보는 부모님인데..늘상 시골에 가거나 하면 하루종일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이야기까지 쫓아다니면서 해대는 통에 가족의 정을 보충할 수 있는데 요번엔 추석에도 못뵙고 아쉽고 서운하고 그러더라구여.엄마오신 이후로 밥을 해먹을 수 있었거든여. 제가 직접 반찬도 할 수 있게 되고...
생전 이런저런 농담도 잘 안하시는 울아부지 절 보시더니...임신하구선 참..얼굴이 많이상했다는 말을 인사처럼 듣는지라....^^;; 어떤놈이 나올려고 그렇게 널 못살게 구냐면서...얼굴이 왜 그모양이냐고 그러시더라구여...^^;; 또 철딱서니 발동해서 목이며 등짝까지 까보이면서 임신때문에 돋은 열꽃도 보여주면서 출산하면 다 없어진다는 부연설명까지 해대면서 간만에 식사다운 아침을 오붓하게 울부모님과 저 이렇게 셋이서 했네여..밤늦게 퇴근해서 장인장모 기다리느라 전날 새벽까지 지키고 있던 남편은 일어날 줄 모르고 잔다고하고...
울엄마 또 시키지 않으신 일을 이렇게 하셨네여... 요리가 안된 전복은 첨인지라 어떻게 다뤄야할지 고민스럽지만 또 전화해서 엄마의 코치를 받아야겠지여...파래에 파묻혀서 올라온 녀석들한테서 바다냄새가 엄청 나네여..한동안 코를 대고 한참 있었어여..^^;
그리고 어제 바로 해서 보내주신 김치들....액젓냄새와 굴냄새가 환상이네여..와~정말...김치부자가 되었습니다. 한동안은 김치걱정이 없겠어여..그리고 추석때 빚은 송편에 절편까지....
전 솔직히 이렇게 할 수 있는 엄마가 되리라고는 보장을 못하겠어여...^^;; 울엄마처럼여....^^;;
제가 파파할머니가 되어서도 엄마의 김치를 맛보게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해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