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82cook표 상차림
친정오빠 부부가 놀러왔습니다.
원래 일요일에 오기로 해서 대충 시장도 볼겸 해서 나갔는데 장을 다 봐가는 참에 전화가 띠르릉~~
"우리 지금 출발한다"
"엉? 내일 오기로 했잖아. 어쨌든 알았어"
"오빠가 가서 맛있는거 사줄거니까 아무것도 준비하지마"
"어.... 근데 만두 만들어 놓은 거 있으니까 그냥 만두국 끓여서 먹자~"
30분 후면 도착할 텐데 참 큰일났다 하며 집으로 뛰어들었지요.
오늘 저녁 쯤 양갱 만들어서 양갱 킬러인 오빠 줘야지 했는데 양갱 재료도 도착안했죠~ 집은 엉망진창이죠.
서둘러서 집안 정리하고 애기 아빠에게 청소기 돌려달라고 하고 식사준비하는 동안 아기 칭얼거리지 않게 젖먹이고 빨리 재료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재료 정리가 대충 되어가는데 오빠부부가 좀 늦는다 했더니 차가 많이 막혔답니다.
그런데 오빠 부부가 들어와서 본격적인 요리에 들어가려는 순간 작은 오빠가 초치는 발언을 마구 해댔습니다.
"밖에 나가서 먹으려는데 왜 준비했어. 나 배고파. 류산슬 시켜먹자."
"왠 류산슬. 좀 참아봐."
"나는 주말에 중국요리를 안먹으면 쓰러질것 같애"
"떽!!!"
낮에 제가 먹으려고 사두었으나 갑자기 오빠 전화받고 먹지도 못하고 놔둔 햄버거로 입막음을 했습니다.
그런데 성에 차지 않았던지 자꾸 밥 언제 되냐고 묻는 판에 제가 맘이 급해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답니다.
더구나 밥을 무쇠솥에 했더니 뜸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어쨌든 어제 저녁 제 메뉴를 좀 보세요.
82쿡이 없었다면 어쨌을지를..
밥 - 무쇠솥에 지은 콩밥. 나중에 누릉밥도 보글보글 끓여먹었답니다.
국 - 며칠전에 만들어놓은 만두로 끓인 만두국(제가 만두 하나는 잘 만듭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만든 관계 로 속도가 장난이 아니죠.)
반찬(이제부터 82쿡표 메뉴입니다. 히히 부끄~~)
혜경님표 대합찜.
혜경님표 찹스테이크.
혜경님표 스위트칠리소스에 버무린 칵테일 새우튀김.
혜경님표 메추리알 조림.
쟈스민님표 푸실리 샐러드.
애기똥풀의 병어조림(실하게 생긴 병어 한마리를 꼬리, 지느러미 떼어내고 창자만 빼내서 통째로 오목한 무쇠 후라이팬에 올려놓고 조림장 끼얹어 가며 익혔는데 맛나더구만요.)
구운김.
배추김치.
총각김치.
오빠 입을 쩍 벌리고 "류산슬 시켰으면 큰일날뻔했다"며 반찬 싹싹 비우고 만두국에 밥에 누릉밥까지 아주 포식을 했더랍니다.
반찬이 싹싹 비워진 상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그리고 나서 제 남편에게 설거지를 시키고 그 사이 양갱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저녁 준비하는 동안 양갱 재료가 배달됐거든요. 처음 하는건데 겁도 없이 어떻게 되겠지 하며 금새 만들어서 베란다에 내놓고 사과 까먹으며 오빠 부부랑 즐거운 대화를...
그 사이 양갱이 잘 굳어서 후식으로 "치즈님표 양갱"과 "니꼴님표 생강차"를 먹었죠.
그러고 보니 아주 배터지게 먹기만 했군요.
어쨌든 양갱 좋아하는 울오빠 입이 함지박만해져서 갈때 양갱 남은 것을 싸주었더니 10만원도 넘은 아기 선물 사가지고 왔으면서도 아주 황송해하면서 갔답니다.
뿌듯~~
이러니 제가 82쿡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날 어쩔뻔 했어요.
짧은 시간에 정신없이 음식을 하다보니 아쉬운 점도 있지만(좀 매운 음식이 하나쯤 더 있었으면)
오빠 부부가 너무 잘 먹어서 기분은 좋았답니다.
82쿡 선배님들~~ 잘키운 후배 보니 모두들 흐뭇하시지요.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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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꾸득꾸득
'03.12.21 2:07 AM대단 그 자체십니다.
2. 김혜경
'03.12.21 9:49 AM애기똥풀님...저도 그정도로는 못 차렸을 것 같아요. 훌륭하세요...
3. jasmine
'03.12.21 11:43 AM대단하세요. 애기 애기 젖먹이면서......손이 빠른가봐요.....
그래도 양갱했으니까 경고 1장!!!!!!4. 복사꽃
'03.12.21 12:19 PM어쩜, 순식간에 그리도 훌륭하게 손님접대를~~대단하셔요.
양갱이 쉽긴쉬운가봐요? 쟈스민님 전요 절대로 양갱 안만들게요. ㅋㅋㅋ5. 애기똥풀
'03.12.21 2:06 PM앙... 키친토크에 첨 글썼는데 경고를... 쟈스민님 칭찬카드를 날려주세요~
복사꽃님 양갱 정말 간단해요. 한번 해보세요. ㅋㅋㅋ(물귀신 작전)6. Fermata
'03.12.21 2:18 PM우와~ 진짜 우러러 보여요..
7. champlain
'03.12.21 3:05 PM진짜 대단하시네요.
자스민님 말씀 대로 손이 굉장히 야무신가봐요..
아기도 있는데 그 많은 반찬들과 양갱까지..
정말 훌륭한 여동생이시네요...
오빠에게 밥 한끼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던 저는 정말 반성이 됩니다...
이제는 대접하고 싶어도 너무 멀리 있네용...8. 에스카플로네
'03.12.21 3:55 PM짝짝짝짝~! 대단하십니다...
손이 무지 빠르신가봐요?
음...나도 친정식구들 입 쩍 벌어지게 한번 해봐야겠어요..홍홍홍9. liveshow
'03.12.22 4:05 PM메뉴가 너무너무 훌륭합니다.
후다닥 한 메뉴치고는 너무 근사한데요.
따라하기 쉬우셨어요? 혹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라도....
한 번 차려보신 분으로써 후기도 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에 똑같이 한 번 차려보려구요... 호호호10. 애기똥풀
'03.12.22 9:28 PM다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리방법이 까다롭지 않은 것들로만 만들었거든요.
liveshow님 평소에 이 사이트를 자주 들어오셨다면 다 익숙한 음식이죠?
나중에 손님 초대하기 전에 한번씩 만들어보세요. 그러면 손에 익숙해서 더 빨리 하실 수 있을 거에요.
저는 대합찜은 첨 하는 거였는게 그리 어렵지 않고 상 차려 놓으면 폼나고 좋더라구요.
저는 손님 오기 전에 재료 손질할때요, 한쪽에서 푸실리를 익히면서 찹스테이크와 푸실리 샐러드의 야채가 겹치는게 많아서 함께 썰었는데요. 양파, 파프리카, 영콘 등등의 재료는 한꺼번에 각각의 음식에 맞게 썰어서 그릇에 각각 담아두고 푸실리가 익으면 식혀서 샐러드 재료와 한 그릇에 담아놓고 소스도 함께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요.
대합찜은 칭쉬에 나온 방법대로 하는데 저는 조개에서 물이 많이 나오는 것을 감안해서 조개를 먼저 팬에 볶아서 물기를 제거하고 냉동실에 있던 쇠고기 갈은 것, 두부와 섞어서 양념해서 대합껍질에 담아놨어요.
새우는 튀김옷 입혀 튀겨 놓구요.
병어는 3분의 2쯤 익혀 놓으세요.
그러면 이제 음식은 거의 준비된 거구요.
손님 오면 바로 국 올려놓고 대합찜 찜솥에 올려놓구요. 저는 대합찜이 익을 무렵 계란물을 한번 더 입혔어요. 그랬더니 색깔이 더 예뻤구요.
한쪽에서는 스위트 칠리소스 끓여서 튀긴 새우 버무려놓고 병어조림 약한 불에 조금 더 조리구요.
상내가면서 바로 소금, 후추 뿌려 쇠고기 익히면서(쇠고기는 오래 익히면 길겨지니까) 썰어놓은 야채넣고 조금 더 익혀서 스테이크 소스 뿌려주구요.
샐러드 소스랑 준비한 재료 버무리구요.
이제 빠진거 없이 다 된거 같네요.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구요.
따뜻하게 먹으려면 불 사용을 효과적으로 하셔야 할거에요.
저는 무쇠솥에 밥을 하느라 조금 불 사용이 효과적이지 못해서 대합찜은 조금 식은 상태로 먹었는데 이건 식어도 큰 문제는 없었어요.
저는 갑자기 하느라 그랬구요.
라이브쇼님은 시간 있으시면 다른 매운 음식 하나 추가하시구요.
양갱 같은 거야 미리 만들어 놓으면 되는 거고....
님도 나중에 손님 초대하고 저처럼 후기 올려주세요.
성공하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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