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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생존(서바이벌)요리,천원어치 홍합으로...

| 조회수 : 2,398 | 추천수 : 5
작성일 : 2003-11-08 20:02:42
.

저의 요즘 요리의 화두는 "생존에 필요한 요리"입니다.
=혜경궁마마께서 다음책 주제로 집필해주심이 어떨지..

10개월,5세된 두아이를 보면서 요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리이더군요.
둘쨰딸아이는 제가 싱크대쪽에 가기만해도 울면서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져 설거지도 여의치안답니다

그래도 어찌 3끼를 해결해야하는 것이 저의 숙명이기에 ...

아무 생각없이 근처 수유시장에 갔습니다.
잠든 둘째는 남편에게 맡겨놓고 큰아이와 함께 말이죠.
비온뒤 쌀쌀해진 기온이 뭔가 따뜻한 것을 찾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눈에 띈것이 생선 가게 한켠에서  바구니에 담아파는 홍합이었습니다.
보통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한바구니에 천원이라는 말에 왠일인지
(그래도 역시 아무생각없이)사게되더군요.

집에 와서 홍합에 붙은 지저분한 잔뿌리같은 것을 다듬고 씻었습니다.
그리고 큰 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고
그냥 끓였습니다.

나중에는 새우젓으로 간을 좀 하고요
냉동해놓은 썬 파를 통쨰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달랑 김치와 상에 올려놓고
떳떳하게(?)"밥먹어요!"했습니다.

근데 남편이 너무 시원하다며 잘먹더군요.
상에 놓아둔 큰양푼에 껍질을 까먹으며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큰아이 반응은 좀
" 이게전부야" 시큰둥 하기는 했습니다만,
'공룡알같다'는 부연설명을 해주니 호기심을 가지고 그럭저럭 먹었습니다..
홍합살은 부드러운 부분만 발라주어  10개월된 둘쨰도 먹였는데
잘먹대요.


저도 세사람을 먹여놓고 겨우 상에 앉아
국물에 밥 말아 먹는데
'어,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아침에 끓여먹은 쇠고기무국보다 훨
시원했습니다.

홍합국물이 냄비에 반쯤 남았는데
그국물로는 내일 미역국을 끓일까 합니다.
오늘은 고마운 홍합으로 한끼를 또 살았네요.

생각해보니 우리엄마가 어릴떄 이렇게 종종 해주신 기억이납니다.
아. 그냥 먹고 본것도 이렇게 무의식중에 아무생각없이
요리(?)를 만들게하는군요.

참, 주의점은 꼭 큰냄비에(내용물이 반쯤만 차게)삶으십시오.
안그러면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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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소영
    '03.11.8 8:09 PM

    희주맘님, 두 아이 키우면서 밥짓기 많이 힘들지요?
    저도 아이 낳고 서울 올라올 때 친정엄마가 사위더러 그러시더라구요.
    정서방, 생쌀만 아니면 얘가 해 주는 음식 꼭꼭 씹어서 들고 있게,
    내가 한번씩 챙겨줄 테니까 당분간은 아이만 생각해요....
    그당시 제가 창출해 낸 음식의 종류, 다시 말하면 생존을 위한 음식의 이름도 참 다양했지요.
    그중 한가지만 대표로 소개한다면, 이름하여 쌀곰탕입니다.
    압력솥에 밥을 안치면서 국을 걱정하다
    에라 모르겠다
    밥물에 비해 훨씬 많은 물을 부은 후 잠궈 버렸지요.
    조리가 끝난 다음 식탁에 차려진 것은
    아이아버지의 표현을 빌자면 "쌀곰탕"이었습니다.
    김치랑 김이랑 그렇게도 때우고 살았었지요.

  • 2. 김혜경
    '03.11.8 8:37 PM

    희주맘님...굉장히 국물이 시원했을 것 같아요...

  • 3. 팅클스타
    '03.11.8 9:50 PM

    저두요 저두요
    우리 아가들이 5살하구 6개월이에요
    엊그제 여보회사 집들이 했는데 친정엄마 오셔서 아이들 봐주시다가 아예 큰 애 데리구 가셨어요
    이틀동안 음식 만드느라 수고했으니 휴가 하라구요
    그 남은 음식으로 오늘 저녁 먹었는데 신랑 왈...
    우리 이사와서 나 집에서 밥 먹은 거 오늘 처음 같아...(이사는 추석 전에 했어요)
    팅클스타 왈: 아니야!!! 두번째야....(언제가 처음이었는지는 물론 미스테리지요)
    내일은 정말 우리 신랑 새밥 해줄랍니다... 홍합국 끓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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