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일년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을 담그려
수많은 레시피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집에서 할 수 있겠다 싶은 방법과 재료들로
모방하되 가감하며 담갔는데 정석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담근 찹쌀고추장 중에서
가장 맛있게 담가졌습니다.
재료 : 고운 고춧가루 2근, 찹쌀 1kg, 메줏가루 500g, 엿기름 200g,
쌀 조청 500g, 집간장, 양조간장, 맛술 1컵, 꽃소금
고춧가루 2근이 기본이고 그 나머지는 가감하면 되더군요.
아는 형님이 주신 찹쌀 1kg
깨끗이 씻어 하루 이상 물에 불렸어요.
이번 겨울에 만든 응두콩 메주
조금 덜 말랐는데 너무나 맛있게 잘 떠서
건조했을 때 500g으로 환산해서
조각내어 찹쌀고추장에 사용하고
나머진 장 담그는데 넣기로 했습니다.
맛있는 냄새나는 메주
이 금기 팬더 양조간장
오뚜기에서 출시했는데
선전 기간인지 저렴합니다.
NON-GMO
샘표 양조간장에다 미림을 1:1로 섞어 만드는
당근정말시러님의 저염간장을 따라서
만들어보고 싶어서 저렴하길래 구매를 했지요.
딱 한 군데서만 발견한 맛술입니다.
보통 알코올 도수가 16이 넘으면
발효에 지장이 있다는 인터넷 글을 보았는데
찹쌀고추장에 소주 대신 넣기 위해서도
필요했기에 대용량으로 구입했어요.
55년 전통의 대흥 쌀 조청
2리터의 엿기름물이 필요해서
엿기름을 조금만 사용했어요.
엿기름가루를 면주머니에 넣어 따뜻한 물 2리터에
주물럭주물럭 뽀얗게 만든 후 가라앉혀요.
2리터 중 1리터는 찹쌀밥 지을 때 쓸 물
나머지 1리터는 마른 메주 불릴 때 쓸 물이지요.
메줏가루 500g 분량의 메주
아직 가루로 만들기에는 건조가 덜 되어서
전기밥솥에서 식혜 만들 듯
40도 온도를 유지하며 푹 불렸어요.
고온으로 올라가면 고초균이 사멸될까봐
보온으로 켰다 껐다 하면서 물러지도록만
찹쌀과 마찬가지로 하루 정도 불렸습니다.
시중에서 고추장용 메줏가루 구입해서
사용하면 편리하겠지요.
냄비에 우선 조청을 500g 넣어
약불에서 은근 살짝 끓인 후 한 김 식힙니다.
조청에다 양조간장 1리터, 집간장 0.5리터 넣고
40~50도 유지하면서 잘 섞어지면 불을 다시 끕니다.
이제 2리터의 간장물이 되는데
1.5리터만 찹쌀고추장에 사용합니다.
나머지 0.5리터는 양념간장으로 사용하면 되니
조금 남더라도 여유 있게 만들면 좋겠지요.
위에서 조제한 간장에서 한 국자 떠서
하루 불려 건진 찹쌀에 넣고
가라앉은 맑은 1리터의 엿기름물을 넣고
지름 28cm의 풍년 압력솥에다 이제
찹쌀밥을 짓습니다.
찹쌀밥에 간이 배면 나중에
골마지가 안 핀답니다.
소금 간을 해도 되지만 이왕이면
발효된 집간장이 들어간 간장을 넣었어요.
가스 중불에서 은근히 밥을 하다 압력 추가 돌면 3분
다시 약불로 3분 뜸을 들인 후 불 끄고
30분쯤 더 뜸을 들인 후 뚜껑을 열어요.
식혜 냄새도 나고 간장 냄새도 나는 찹쌀밥
압력솥이 크니깐 들통 같아서
다른 그릇에 묻히지 않아서 좋아요.
절구공이로 찹쌀밥을 찧어줍니다.
찹쌀을 가루 내어 도너스처럼 익반죽해서
끓는 물에 넣어 익은 후 건져 치대는 방법도 있던데
번거롭다 싶어 찧기로 했어요.
가루처럼 고운 입자는 아니지만
발효 숙성 과정에서 해결되겠지요.
찹쌀밥을 지어 엿기름물에 삭히거나
찹쌀가루로 만들어 엿기름물에 삭혀
몇 시간씩 불에서 달인 후 하는 방법도 있으나
지나고 보니 이 방법이 더 낫다 생각됩니다.
얼추 찹쌀죽이 되면 고춧가루를 서너 번에 나눠서
넣어가며 계속 찧어줍니다.
아직은 찹쌀죽이 미지근해요.
더 식어 굳기 전에 서둘러 작업합니다.
자 이제 고춧가루와 찹쌀죽이 다 섞였어요.
뻑뻑해서 절구질하기가 힘들지만
이 과정을 거친 찹쌀고추장의 쫀득함이 별미라니
맛있는 장을 얻기 위해 수고를 좀 해야겠지요.
따뜻한 엿기름물에서 퉁퉁 불은 메주
그대로 다 넣어 살살 섞어가며
계속 저 메주콩들을 찧어줍니다.
굵은 메주콩들도 어느 정도 고와졌네요.
위에서 만든 간장물 1.5리터를 상태 봐가며 넣었어요.
나무주걱이 잘 서네요.
맛있어서 계속 찍어 먹게 되네요.
미림 맛술 1컵을 넣어 골고루 섞어요.
이대로 반나절 놔둡니다.
다시 간을 본 후 한주 꽃소금 37g을 넣었어요.
엿기름물 2리터, 만든 간장물 1.5리터,
맛술 1컵 더한 양 총 3.7리터의 1%에요.
이것은 본인 입맛에 맞게 가감하면 되겠지요.
자기 직전 늦은 밤에 항아리에 옮겨 담았습니다.
20도 미만의 실온에 고추장 항아리를 놓았어요.
안성옹기 십개단지 8리터 항아리에요.
아침 일찍 뚜껑을 열었는데 찰져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집간장 한 국자 정도를
고추장 위에다 골고루 뿌려줍니다.
골마지 방지 차원에서 원래는 끓여서 하라던데
발효균 보호하고 싶어 그냥 넣었어요.
거칠어 보이는 찹쌀고추장인데
숙성 과정에서 고와질 테고 깊은 맛도 생기겠지요.
기대되는 맛있는 전통방식 찹쌀고추장입니다.
하루는 재료 준비하고 또 하루는 요리하니
2인 1년 먹을 고추장 담그기 참 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