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존슨탕- 스미스탕에 이은 해피탕 이야기.

| 조회수 : 6,073 | 추천수 : 72
작성일 : 2009-03-20 13:30:05
어느분이 스미스탕 밑에 댓글을 다셨더라구요
앞으로 톰탕,,제인탕도 등장할거라고..

회사서 보면서 킥킥 웃고있다가
갑자기 아련한 추억이 섬광처럼 떠올랐어요.

항상 손맛에 자신이 있으셨던 엄마는 왠만한건 다 집에서 만들어 주셨어요.
그런데 다 딱 한가지만은 저한테 냄비를 주시며 받아오라하셨죠

그 당시만 해도 테이크아웃 개념이 없던지라,
양은냄비를 가져가서..흘릴세라 두손으로 손잡이를 꽉 잡고 조심조심 집까지 걸어오곤했죠

엄마가 사오라는 그 탕의 이름은 '해피탕'
아마 제가 학교가기도 전의 일이었나봐요.
아니었으면 간판이나 메뉴명을 읽었을테니
그게 해피탕이 아니라는건 알았겠죠

내 입엔 맵기도 하고 비릿한 냄새가 나는것 같기도하지만
캔디라던지 바비라던지.. 서구문물에 대한 환상을 갖고있던 그 시절에는
해피탕이라는 이름을 가진 음식이 식탁위에 올려져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서양식 상차림같다는 느낌을 받기도했고..
약간 느끼하고 노릿한 그 맛이 미국맛인가보다 -.-; 나름 생각하며
열심히 먹었드랬죠

언젠가 한번 물어봤던것 같기도해요
"엄마 해피탕은 왜 해피탕이야?"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가 굉장히 당황스러워하시며 대답을 주셨던것 같긴해요
"어..어..;; 해피가..영어로 행복하다는 뜻인데..
그걸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음..키도 쑥쑥크고.."


왠지 해피탕을 먹은 날엔 해가 저물도록 밖에서 뒤놀아도
지치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은 그 컨디션..=.=;
그게 해피한 느낌이라고 .. 어렸을적엔 굳게 믿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만!!!
해피탕을 받으러가던 어느하루..!!!
저는 목격하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그 해피는 행복해지는 해피가 아니라
옆집과 뒷집 동네에서 기르거나 혹은 떠돌아다니던..
수많은 해피들을 일컫는 말이었다는것을!!!!!!


충격과 배신감으로 .. 우리집에 있던 워리와 초롱이를 데리고
내가 지켜주겠다하며 옆동네 놀이터로 가출을 감행해서
집을 발칵 뒤집어놓기도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그 후론 엄마는 심부름을 시키지 않으셨고
해피탕이 식탁에 올라오는 횟수도 점점 줄고..
제가 중학교에 갈 즈음엔 우리집 식탁 뿐만 아니라 온 서울에..
해피탕 집이 자취를 감추게되었죠.


그런데 몇년전 부터는 참으로 궁금하기도하고
어렸을 적 그 맛이 .. 그렇게 생각나는 거여요.

그래서 장안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집들을 일부러 몇 군데 가보곤 했는데
어릴 적 그맛이 아니더라구요

제가 기억하는 해피탕은
생선매운탕처럼 빨갛고 말간 국물에 (제가 가본집들은 된장과 들깨가루로 텁텁하고 무거둔 맛을 내더라구요)
애기 손바닥만한 새파란 깻잎이 듬뿍 올라가 있는 그런 모양새와 아주 깔끔한 맛이었는데 말이죠.
아 이제 어디가서 제대로된 해피탕을 먹을 수 있을런지요..흙흙

다른곳에서도.. 해피탕이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셨었나요?
아님 울엄마만의 창작물일까요? -.-;;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루히코
    '09.3.20 3:14 PM

    해피탕은 모르겠구요... 그고기에 대한 기억은, 유치원 가기전에 고기를 씹을 수 있었던 나이에 엄마가 맛있는거라고 쇠고기보다 맛있다면서 몸에 좋다고 한접시 가득 썰어주신 수육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귀염둥이들이 눈에 밟혀서 먹진 않지만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요...

  • 2. 다니사랑
    '09.3.20 3:29 PM

    아구아구...그 해피탕이었구나.....ㅋㅋㅋ 가슴도 아프고...^^
    저 어릴적 자루에 담겨가던 우리집 똘이의 아픈 기억때문에 전 해피탕을 못먹습니다.
    그러나....신랑은 거의 홀릭 수준이라는.....ㅠ.ㅠ

    동물애호가들에겐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전 그냥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 3. 레드문
    '09.3.20 5:49 PM

    하하 그 *신탕이란 이름 얼른 개명부터 해야할듯하네요.
    해피탕먹으면 해피해진다...^^

    국민학교 1학년때였는데... 장터에서 식당하는 친구집에서 매일 점심을 먹었었어요.
    왜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안싸오고 친구집에 가서 먹었는지..
    가물가물..
    친구 어머니께서 매일 국밥한그릇을 말아주면 둘이서 맛있게 먹었었지요...

    근데 나중에 커서 보니 그집이 *신탕 전문집이었고 우리가 먹은 그 맛있는 국밥이 바로 해피탕이었죠..

  • 4. 아이미
    '09.3.20 8:09 PM

    저도 해피탕이라는 말은 처음 듣네요,, 듣는 순간 깨달음이 오긴 했지만요,,, ^^
    저도 해피탕은 못먹네요,,

  • 5. Hwan
    '09.3.21 2:16 AM

    저도 어릴때 냄비들고 가서 많이 사왔어요.
    다만, 전 *신탕 집인건 알고 갔지만 우리가 먹는건 오골계탕이라고만 믿었다는.ㅋㅋㅋ
    살이 까매서 엄마가 오골계라고 하셨거든요.ㅋㅋㅋ
    거기 메뉴중에 삼계탕 같은게 있어서 철썩같이 믿었다는..
    이젠 저도 알고는 못먹겠어요^^

  • 6. 파란토끼
    '09.3.21 10:43 AM

    ㅋㅋ 해피탕,
    탕 전문가 저요저요님의
    다음 탕이 궁금해지는 1인입니다-

  • 7. 해남배추
    '09.3.23 2:30 AM

    5년전 해피두마리분량 집에서 끌여댔죠
    조금슬픈 기억이기도 하네요 막내동생이
    많이 아파서 기력회복으로 끊여 병원으로
    가져다주었습니다 제동생뿐아니라 그병원
    환자들이 병원주변에서 사먹더라구여..
    문득 생각이 나서 쓸떼없는소리해봅니다
    해피탕 ..좋은데요 어머님의 센스인거 같아여 ㅎㅎ

  • 8. 이선영
    '09.3.24 10:17 AM

    저는 그저 엄마가 소고기라고 해서 그런가 부다 했는디..

    나중에 알았다는.....

    정말 슬펐다는....

  • 9. 얄라셩
    '09.3.26 4:25 PM

    중간쯤 읽다가..혹시? 라고 생각했는데..역시였군요..ㅎㅎ
    글이 너무 재밌어요..
    스테미나 음식이라서..어린 아이도 지칠줄 모르고 놀게 하는 영양가 높은 음식이군요;
    저는 안타깝게도..해피탕은 못먹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9233 연꽃을 기다리며 연근전 23 경빈마마 2009.03.23 8,421 69
29232 짜리몽탕 햇파김치! 14 오후 2009.03.23 8,076 68
29231 키톡데뷰^^;;(케익편) 4 파카 2009.03.23 4,683 17
29230 오늘은 꽃산병과 꽃절편 만들기.... 18 oegzzang 2009.03.23 8,003 76
29229 어느 미쿡직딩의 점심 - 세번째... ^^;; - >&.. 22 부관훼리 2009.03.23 13,798 101
29228 이번 주말도 요리이벤트 할 수 있었네요. ㅎ 29 세우실 2009.03.22 8,735 40
29227 따뜻한 봄날 해먹은 것들.. 7 grenier 2009.03.22 7,375 83
29226 봄동에 쌈 싸서 먹어요 7 쁘띠(동해) 2009.03.22 7,538 26
29225 [한끼 점심] 5 달봉애기 2009.03.22 6,364 15
29224 한천 가루 사서 생과일푸딩을 따라해 봤어요^*^ 11 큰선물 2009.03.22 6,936 31
29223 아토피체질에 괜찮은 목욕법이랑 요즘 먹는 반찬들... 16 서현맘 2009.03.21 9,979 74
29222 무쇠팬에 빠져.. 35 딸둘아들둘 2009.03.20 18,121 70
29221 주연보다 돋보이는 조연...장식용 꽃떡 36 쿠킹맘 2009.03.20 9,581 100
29220 존슨탕- 스미스탕에 이은 해피탕 이야기. 9 저요저요 2009.03.20 6,073 72
29219 시나몬롤과 초코칩 쿠키 만들었어요..^__^ 7 꼬마돼지 2009.03.20 5,386 47
29218 냉장고는 보물창고??! 그리고 살짝 자랑질. 24 올망졸망 2009.03.20 14,796 74
29217 사는게 뭔지..가지가지 올려보아요. 26 생명수 2009.03.20 15,234 62
29216 사각철판,,, 모두 모여 철판구이 10 라니 2009.03.19 9,316 56
29215 시아버지 생신상에 올린 해물요리 5 나오미의룻 2009.03.19 10,189 59
29214 그러고 보니 생일...그래도 먹을 복은 있네요~ 9 소금장수 2009.03.19 7,118 33
29213 시골서 두부만들기 5 딸부자집 2009.03.19 6,327 50
29212 버림받을 뻔한 나무도시락통...! 22 gorogoro 2009.03.19 16,121 61
29211 엄마가 눈가리고 아웅 ~한번 해봤습니다....^^ 37 oegzzang 2009.03.19 14,099 58
29210 굴무침 7 맑은눈 2009.03.18 5,487 12
29209 오븐없이 고구마 찜빵 만들기 4 안여사 2009.03.18 6,423 50
29208 황태국 끓였어요.. 5 지훈맘 2009.03.18 4,971 62
29207 어제 빠진 사진과 시골 뒷집 할머니 8 새옹지마 2009.03.18 6,209 89
29206 내놓기 민망한 떡 레시피 올립니다..^^;; 20 파랑하늘 2009.03.18 7,638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