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담에서 만나다...
사는게 늘 후다닥 이다 보니 뭘 차분하게 해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늘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이 때로는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음식도 마찬가지
양은 많이 하면서 빠르게 간단하게 푸짐하게 해야만 되는 줄 알고 살았지요.
이런 저런 모양으로 사람이 복닥거리다 보니 당연히 그런줄 알고 살았습니다.
잘 사는 집이여만이 사람 끓는게 아니더라구요.
남편 사업하며 어려운 시절에도 참 많은 사람이 오고 갔습니다.
어쩌다 부침개라도 할라치면 어디서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당연히 반죽도 커다라한 양푼다라이에 하게 되더군요.
지금도 음식을 조금만 하라하면 감이 오질 않습니다.
되려~
많이 하라면 감이 오지 않는다는 분들~ 제 맘 아실겁니다.
늘상 먹는 음식이지만 항상 많은 사람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거 같아요.
친정에서도
시댁에서도
두 어머님이 모두 맏이시다 보니 늘 음식이 넉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두 분의 삶이 제게도 묻어나나 봅니다.

도시락 하면 밑반찬에 한 두가지 김치 그리고 찰밥에 나물만
쌀 줄 아는 저이기에
무슨 모양을 내서 하면 그야말로 용을 써야 한다지요.
제형이가 조금 있으면 현장체험 학습을 간다기에 아이랑 놀이삼아
여기 저기서 보고 들은 것을 동원하여 간단 주먹 밥을 만들었어요.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내것으로 잘 가져와야 진정 유익하고 좋은 정보가 되겠지요.
저는 간단하고 쉬운게 좋습니다.
어쩌다 이름만 틀려도 잘 모르고 어려워 합니다.
참치와 단무지 맛살 선물로 받은 후리가케 (참 어려운 말.^^) 소금 후추 밥 김 깻잎.
다 간단한 재료지요?
재료를 모두 자잘하게 다져주고 참치도 국물을 꼬옥 짜서 넣어주고
밥을 넣고 후리가케와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모양을 만들어 주었어요.

깻잎을 깔고 동그랗게 만든 주먹밥을 올렸는데
수빈이가 그러네요.
깻잎이랑 같이 먹었음 좋겠다고..
그래? 그럼 깻잎을 잘라서 말아보자~
모양도 좋고 향도 좋고...
역시~
베리가 구웃! 입니다.

제형이가 자기 소풍갈때 꼬옥 이리 싸 달랍니다.
반은 김으로 말아주면 색감도 좋을 거 같아요.
영양식을 생각해서 잔멸치를 볶아 주먹밥을 하여 고루 섞어 싸줘도 되겠네요.

조금만 모양을 내면 이리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우리 엄마들이 행복해 하며 두 손을 꼼지락 거리나 봅니다.
행복한 아이
행복한 엄마.
때로는 글로만 보여지는 것 같지만
작은 생활 속에서 우리는 행복을 누리며 삽니다.
기억합니다.
까르르르 아이 웃음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