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모임을 어떻게 할까 언니랑 의논하다가 문득 우리집에 초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혼하고 바로 주말부부가 되어 제대로 된 집들이를 못했거든요. 친정은 남편이 지내고 있는 곳에 있답니다. 그래서 계획하게 된 세번째 집들이겸 엄마생신…
이미 두번의 집들이를 한 터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힘든 상차림이었답니다.
우울해서 이번엔 사진 못올리겠다 생각했는데 행여 저의 좌충우돌 실패담이 도움이 될까 올려봅니다.
메뉴는 미리 짜 두고 레시피 프린트 해두고 시장볼꺼 분류해서 꼼꼼히 적어두고..
(요즘 연수받는 곳에서 성격검사했는데 제가 분석형이라더군요. 항상 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대로 해야하고 사전준비에 시간 많이 들고…약간 융통성 없는 타입이요^^)
금욜 저녁 8시에 도착해서 일단 시장을 보고..(대형마트는 오히려 시간이 많이 걸려 동네 축협과 작은 마트를 이용했답니다)
저녁 12시까지 재료 손질 조금 하고..후식 준비해놓고
문득 생각난 데코레이션을 좀 해 보았답니다.
바로 이겁니다.


주메뉴는 히트레시피의 파인애플 삽겹살말이와 장어구이였습니다.
상추와 깻잎 씻어셔 곁들였구요.
파인애플삽겹살말이 맛있었다고 남편이 얘기했는데 사진이 없네요.
(사실 너무 힘들어서 사진찍을 여유가 없었답니다. 흑)
장어구이 입니다. 후라이팬에 구워서 양념장 발라 광파오븐 그릴기능으로 3분씩 양념발라가며 3번정도 구웠습니다.=

부메뉴는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잡채와 해파리냉채, 묵무침, 생선전을 했습니다.
사실 생선전은 계획에 없던건데 엄마가 계란 묻혀서 굽기만 하면 된다고 주셔서 가져왔는데 다 손질된 것인줄 알았더니 뼈가 안발라져 있는거예요. 허걱.. 전을 뼈발라 가면서 먹긴 좀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과도로 생선 뼈 발라내고 굽니라고 에너지 소비..약간의 불평.
잡채는 키톡에서 보고 종합해서 첨 해보았구요.
해파리냉채는 히트레시피 보고 했는데 시간 좀 걸렸습니다.
묵무침은 묵사랑에서 레시피 보았는데..제가 원했던 그..매콤 달콤하고 들기름 냄새 나는 무침이 안되서..그냥 막 무쳤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감자달걀 샐러드와 미트로프(볶음밥소고기말이)를 준비했습니다.
베비로즈님 레시피 참고했구요


그 외..
밥과 미역국, 엄마 생신을 위한 떡케잌은 실패 하고 (첨부터 실패해서 도무지 음식이 잘 안되더라구요. )tazo님 레시피로 만든 젤리케잌을 했습니다. 사진이 없네요. 젤리케잌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기본반찬으로 김치와 멸치볶음, 진미채 정도 냈구요(이건 남편이 만들어 놓았더군요. 신기..저보다 더 맛있음)
그럼..저의 실패 원인 분석..(저 정말 분석형 인간 맞나봅니다.^^)
1.대상자 파악이 잘못되었습니다.
큰아버지 큰어머니니는 오실줄 모르고 있다가 엄마 말씀 듣고 오셨거든요. 어른들 입맛에 맞도록 구성을 못했습니다. 전 음식 먹고 밥과 국은 나중에 내려했는데 어르신들은 밥을 위주로 드시더군요. 담에 할 때는 밥과 밥반찬 위주로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조카들도 거의 다 토속음식을 좋아하더라구요.
2.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너무 여러종류였습니다.
잡채는 첨 해보는거라 두려움이 많았구요. 미트로프도 꽤 손이 많이 갔답니다. 해파리 냉채도 그냥 야채를 둘러 담았으면 덜 번거로울 걸 그랬어요. 파인애플말이도 그렇구요. 장어구이도 그냥 히트레시피대로 한꺼번에 조려 주었으면 시간이 절약될 뻔 했습니다. 메인을 크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고기종류를 하나 하거나 국물있는 전골류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3.결정적으로 식구들이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왔습니다.
음식이 다 식어버려서 다시 데우느라고 고생을..깔끔하게 하고 손님을 맞고 싶은 마음에 음식을 너무 미리 차려 놓은 것이 흠이었습니다. 게다가 무뚝뚝한 저희 집안 사람들의 반응은..
“이거 해 놓고 사람 불렀나..”
“내는 이런거 안좋아 한다”
“밥이 꼬지네..”
완죤 경상도식 버전들이죠.^^(농담인건 압니다.)
그래도 제가 강요해서 기어이 칭찬을 들었답니다.(인터뷰식으로 칭찬한마디씩 하라고 했죠^^그랬더니 또 다 하더라구요ㅎㅎ) 말은 억지로라도 예쁘게 하는게 중요하잖아요. 아무리 경상도 사람들이라도 그렇지..^^
저의 맛없는 음식에 대한 핑계는 식구들 탓으로 돌렸습니다.
“1시간 전에는 진~짜로 맛있었거든?”
마지막으로 가족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일은 추억을 찍는 일 같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별 애교도 없는 막내인 제가 우리 가족들 속에서는 그래도 귀염을 떨어줘야 한다니깐요.^^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모습, 그리고 가족들도 속으론 은근히 좋았겠죠?
에고..저는 어제 남편과 12시까정 설거지 하고 오늘 또 올라왔습니다.
가족사진 올립니다. 프라이버시 침해일까봐 일부러 작게, 흐리게 올려봅니다.
세상이 하도 좁으니 82회원님들 중에 우리 가족들하고 연관된 사람이 있을라나요?
저 한번 찾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