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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엿질금아 엿질금아~^^

| 조회수 : 5,183 | 추천수 : 16
작성일 : 2006-02-01 10:11:31
맛난 엿질금을 구할 수 없느냐고 가끔 물어 보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아마도 식혜를 자주 만들어 먹는 촌닭이라 물어보시는가 봅니다.
저야 주로 재래 시장 방앗간에서 사다가 주로 먹었는데 맘 먹고 한 번 길러 보기로 했다지요.
요즘 날씨 마냥 추웠다 얼었다 찬바람 쐬었다 하면서 말리면
더 당도가 높고 맛나다고 어머님이 말씀 하시네요.

  
1.겉보리를 사다가 하루 정도 물에 푹 담가야 한다며 어머님이 고무다라에 담가 주셨어요.
곁눈질로 대충 볼 때하고 맘 먹고 볼 때하곤 마음 가짐이 많이 달라집니다.

어머님이 해 주실때야 음~~키우시는 갑다~ 음 싹이 난가부다~~음 또 물을 주시나 부다~
하고 피동적이 였는데 지금은 능동적인 자세가 되어 묻고 또 묻고 한다지요.
어르신들은 평생 사신 것이 곧 교과서이자 참고서 인듯 합니다.
뭐 말로 표현 되지 않은 깊이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그 어려운 참고서를 가지고 문제집을 하나 하나 풀어가면서 살면 되는거구요.^^

  
2. 그 다음 날 커다란 떡 시루에 불린 겉보리를 담고 얇은 보로 덮어 청국장 방 한 켠에
얌전스레 놨다지요. 엿질금아 엿질금아 잘 자라다오~~하면서요~^^ (토닥 토닥 토닥~~)

  
3. 하루 반 정도 (대략 이 틀)지나서 살짜기 열어보니 뭔가 하이얀 것이
꼼지락 꼼지락 거리고 있었어요.

  
4. 자 보세요~ 막 태어난 신생아의 숨결 마냥 쌔근 쌔근 거리는 것 같았어요.
참 신기해요~ 생명력이 있다는 게 말입니다.

어머님 말씀에 또 물로 한 번 씻어 주면서 길러야 한다며 물로 헹구어 주시더라구요.
헹궜다 키웠다 또 헹궜다 키웠다 하면서 조절해 주어야 한다는 말씀에
끙~~이세상 정말 거저 먹고 쉬운게 없어!!! 하믄 하믄 ~하고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5. 또 하루가 지나고 나서 이번에는 빼꼼히 열어봤더니 더 자라 있었어요.
얘네들이 얼마나 많은 운동을 했을까 생각을 하니 정말 기특하더라구요. 기특하다~
난 운동한다고 폼만 잡고 픽 픽 쓰러져 코골고 잠만 잤구만...에이~

  
6.자세히 보니 꼬랑지가 더 길어 졌지요?

  
7. 오늘 아침에 또 열어보니 이제는 앞 부분에서도 뭔가 꼬물락 거리는 듯 합니다.
꼬랑지는 정신없이 길어지고 있었구요.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앞 부분에서도 뭔가 나오고 나면 금새 잘 자란다고 하시더만요.
무엇이든 싹이 나오기가 힘들지 한 번 나오면 정신없이 큰다는 말씀이셨어요.
너무 많이 길러도 맛이 없다하니 조금 더 있다가 잘 말려서 빻으면 될 듯 싶어요.

우리네 살아가는 것도 그런 것 같아요.
한 번 형편 펴기 힘들지 한 번 잘 풀리면 술술 잘 풀리지 않겠냐는 겁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다르겠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더불어 더 좋은 일이 생기지
않겠느냐? 뭐 그렇게 풀이를 하고 싶습니다.

자 명절 잘들 보내셨지요?
어떤 일이 있었던건???
모두 다 잊으시고 또 열심히 사십시다요~
그러다 보면 좋은 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속은셈 치고 또 달려가는 게지요.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시마로
    '06.2.1 10:17 AM

    와아~
    너무 신기해요~

  • 2. 현윤맘
    '06.2.1 10:43 AM

    전 저런건 시장 가서 사는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어요. ㅋㅋ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거군요.
    하긴 누군가는 만들어야 시장에서도 나오는 거겠지만요.

    식혜가 만들때마다 맛이 틀린데
    꼬랑지가 긴 저놈들을 싸악 갈아서 만들면
    맑고 뽀얀 식혜가 될 것 같아요.
    만드셔서 또 올려주세요^^

  • 3. 아가다
    '06.2.1 12:08 PM

    너무 고마운 사진과 설명입니다.
    딸아이가 보고는 매우 신기해 하고 따로 저장해 달라네요.

  • 4. 냥냥공화국
    '06.2.1 1:58 PM

    정말 너무 고마운 내용입니다. 정말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 5. 랄랄랄
    '06.2.1 2:48 PM

    엿질금을 겉보리로 만드는줄 처음 알았어요.
    경빈마마님,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세요.

  • 6. 둥이둥이
    '06.2.1 3:48 PM

    정말 살아있는 공부네요....^^
    겉보리란 말도 첨 들어봤습니당~~

  • 7. 최정하
    '06.2.1 5:04 PM

    나이가 50이넘어도 겉보리 자라는것 처음봤어요. 고맙습니다.

  • 8. 경빈마마
    '06.2.1 5:24 PM

    네에 저도 고맙습니다.
    별 것도 아닌것에 이렇게 기뻐들 하시니 말입니다.
    그런데 새록 새록 크는게 너무 이뻐요.

  • 9. 꼬뽀리
    '06.2.1 7:46 PM

    사실 저두 궁금했답니다
    아하~저렇게 엿질금이 만들어지는군요. 딸아이 학원에서 오면 보여줘야겠어요.
    오늘 아침두 경빈님 청국장찌게 먹었답니당.^^
    좋은사진 고맙습니다.

  • 10. 이슬새댁
    '06.2.2 12:24 AM

    너무 신기해요...경빈마마님 집에 견학 가고싶은 새댁입니다~~

  • 11. *SUGAR*
    '06.2.2 9:25 AM

    이렇게 하는구나~
    넘신기하고 대단해요!

  • 12. 박영희
    '06.2.2 3:12 PM

    엿질금 만드것을 보니 요즘 사테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요즘 사람들 너무나 편하게 편하게만 살려고 길들여 있어서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모두 잠시 잊고 사는것이 아닌가 싶어요 참 이제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있어요 올해도 차분히 기다리줄 아는 그런 한해를 보내야 할까 봅니다. 감사해요

  • 13. 백설공주
    '06.2.2 11:13 PM

    너무 신기하네요.
    엿질금을 겉보리로 만든다니,,,,첨 알았어요
    대단해요 경빈마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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