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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버트 드 니로의 "모두 잘 있다오"(everybody's fine)

참맛 조회수 : 1,020
작성일 : 2011-02-04 13:32:07
영화 로버트 드 니로의 "모두 잘 있다오"(everybody's fine)

다음 영화소개: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3630&t__nil_upp...

새벽에 어느 분이 제사란 필요한가란 글에 댓글로 잠깐 소개했었는데요, 어느 분이 소개해 달라고 하셔서 저가 침 조금 발라서 소개하지요.


영화는 어느 퇴임 노인네가 명절 연휴에 전국에 있는 자식들이 집에 온다고 준비하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몸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자식들이 온다는데 마음은 바쁩니다. 마눌이 살았으면 다 준비했을텐데 하면서, 그래도 동네 사람들에게 자식들 사진을 보여 주며 자랑을 합니다.

이 영화의 제목을 조금만 주의를 하면 알 수 있듯이 누군가에게 대답하는 겁니다. 죽은 마눌과의 약속이었다네요. 애들이 잘 사는지 지켜주겠다고.

그래서 오랜 투병끝에 마눌이 죽은 뒤에 아이들이 자기를 찾아 올까 걱정했는데, 온다니 기뻐서 설레며 준비를 하지만, 한 놈도 안 옵니다. 실망에 빠져 있다가 그는 아내와의 약속을 생각합니다. 뭐 아이들이 보고싶어 하는 핑계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뒤의 장면에서 조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고소공포증인가로 비행기를 못 타는데다가 심장질환으로 장거리 여행은 안된다고 주치의가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는 그의 욕심때문에 머나먼 길을 나섭니다. 첫 아들을 찾으러 뉴욕엘 가지만 아들은 없고 다음 딸..... 이렇게 하나 둘 찾아 갑니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는 집에 돌아오고 아이들이 찾아 옵니다. 그 때 그는 말합니다. "모두 잘 있다오"(everybody's fine).

이 영화를 조금 더 자세하게 스토리를 이야기한 블로그를 링크합니다.
http://blog.daum.net/nang1024/295


이 영화와 함께 한국영화 팔도강산도 소개합니다. 1967년 국책영화로 제작된 건데, 최근에 ebs에서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할범과 할멈이 전국에 있는 6남매를 찾아 가는 영화입니다. 뭐 당시의 정부의 홍보 영화라 해서 비판을 많이 하지만,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하면서 가족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보는데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1568

이 두 영화를 보면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부부와 그들의 사랑하는 아이들로 구성된 게 가족일까요? 그 아이들이 자라서 독립하게 되면 또 그들의 가족들이 생깁니다. 여기서 가족의 딜레마가 생깁니다. 가족들이 대를 거듭하면서 오손도손 알콩달콩한 가족의 모임이 어려워 지게 됩니다. 즉, 가족 모임의 분화와 독립이 생기는 거지요. 이렇게 분화된 가족들 중의 하나가 "나" 또는 우리의 가족이란 겁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가족이 모여야 가족모임인 거냐는 의문도 생깁니다.

여기서 한국 특유의 제사란 가족모임을 들여다 보면 쉽지가 않습니다. 우선 전통을 내세우는데 그 역사를 보면 전통이란게 문제가 많은 겁니다.

1. 유교식 제사는 조선시대에 양반들만 지냈고, 그것도 종손들만 지냈다는 겁니다. 이른바 지차가 가족을 일구어서 분가하면 가첩과 함께 기제사를 받아서 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문중제는 참석해야 하지요.

2. 이 유교식 제사란 것도 유교가 자리잡기 이전에는 없었던 문화이고,

3. 일제를 거치면서 신분제가 붕괴되고, 6.25를 거치면서 이른바 가문이 없어지면서 아무나 지방을 써서 제사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가정의례란 게 만들어져서는 제사가 보편화되었구요. 민주화란 측면에선 긍정적인데, 반면 다른 면에선 또 다른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보릿고개"를 들어 보셨다시피 그 궁핍한 환경에서 아무나 제사를 지낼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른바 가문들만 지냈었는데, 그러니 당연히 제수준비에 인력이 충분하였지요. 며느리만 죽어라 노가다하는게 아니었던갑니다. 그러나, 산업화때의 제사의 보편화는 전통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양반의 제사는 수용했는데, 주방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한 결과 오늘날 며느리들의 노가다시대가 온 겁니다.

여기에 일찍부터 고은광순씨가 한국의 제사를 잘 비판했는데요. 너무 극단적이어서 일부는 저도 다 받아 들이기 어렵지만 소개는 합니다.

기사: http://www.womennews.co.kr/news/42858
“내 제사 거부로 더불어 행복한 사회 만들래요”  http://blog.daum.net/lipofatsal/16028588
고은광순님 다음까페 -아이들아 내제사랑 지내지 말아라 - http://cafe.daum.net/nomyjesa

다시 새벽에 올라온 "명절증후군"님의 글 "왜 한국만 제사 지내요? 하지맙시다"란 글을 보면 재미있는 주장을 합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2&sn1=&divpage=117&sn=off...

"가족들이 모여 모두 즐겁게 지내는데 다른 방법은 없나요?
계돈을 모아 일년에 한번 여행을 간다던지..형편에 맞춰
각자 음식 한가지씩 해 와서 즐겁게 담소 나누고
부담없이 헤어지는 방법은요?"

상당히 설득력이 있고 기발한 발상이라 싶습니다. 그러나 당장 주장했다가는 영감님들에게 욕깨나 먹을 소립니다.

그러나 길게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커서 자기들 가정을 일구어서 자기들끼리라도 일년에 한번이라도 함께 모여서 사이좋게 지내는 걸 생각하면 이런 기발한 발상이 엉터리라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2-30년 뒤에 가족들 모임에서 그것이 제사던 뭐던, 또 한사람의 며느리가 죽어 나가면서 "저주의 목소리"로 명절 철폐론을 떠들면 어쩌나요? 나의 고통을 대를 물리겠다는건데.

제사란 가족의 모임이 왜 제사라는 형식으로만 되어야 하는가란 지극히 당연하고도 본질적인 의문이 기존 가족의 개념이나 가족모임을 붕괴시킨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원래 없었던 걸 잘못 만들었다면, 장점은 두고 단점은 보완하는 논의는 활발할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통보수주의자로서의 저는 제사란 형식의 가족모임은 개혁의 대상이 될지언정, 그 가족모임의 취지 자체는 존속시키고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P : 121.151.xxx.9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맛
    '11.2.4 1:32 PM (121.151.xxx.92)

    링크::
    1. 다음 영화소개: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3630&t__nil_upp...

    2. 모두 잘 있다오 줄거리 소개 블로그: http://blog.daum.net/nang1024/295

    3. 팔도강산 참고: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1568

    4. 구은광순씨 제사반대 기사: http://www.womennews.co.kr/news/42858

    5. “내 제사 거부로 더불어 행복한 사회 만들래요” http://blog.daum.net/lipofatsal/16028588

    6. 고은광순님 다음까페 -아이들아 내제사랑 지내지 말아라 - http://cafe.daum.net/nomyjesa

    7. 새벽에 올라온 "명절증후군"님의 글 "왜 한국만 제사 지내요? 하지맙시다" :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2&sn1=&divpage=117&sn=off...

  • 2. 참 좋은
    '11.2.4 1:41 PM (203.130.xxx.183)

    글입니다
    님..훌륭하십니다
    역시 이곳은 정말 저를 82폐인으로 살게 하여 주시는 군여^^

  • 3. 참맛
    '11.2.4 1:45 PM (121.151.xxx.92)

    참 좋은/ 흐미 이 긴 글을 벌써 다 읽으셨나욤? ㄷㄷㄷㄷ

    링크 다 보실려면 댓글 달 시간이 아닌데요?

    그래도 허접한 글에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

  • 4. ㅎㅎㅎ
    '11.2.4 1:56 PM (218.50.xxx.182)

    참맛님? 윗님은 보나마나 참 좋은 글일거니까 미리 인사를 다신거라고..저 처럼요..^^
    저도 우선 인사만하고 모아둔 일 끝내고~~ 읽어볼게요.
    명절 연휴 잘 보내세요~

  • 5. 참맛
    '11.2.4 2:01 PM (121.151.xxx.92)

    ㅎㅎㅎ/ 예 댓글 고맙구요,

    82에 이런 논란을 제대로 질펀하게 벌려서 고은광순씨까지 여기에 합세 했으면 싶네요.

  • 6. 이거..
    '11.2.4 3:25 PM (116.35.xxx.146)

    리메이크 영화네요. 제가 예전에 ebs에서 본 영화 제목과 비슷해서 클릭해 보니 로버트 드니로 주연으로 리메이크 된 건가봐요.. 전 드니로껀 못 봐서 모르겠고.. 아무래도 리메이크 작 보다는 원작이 더 괜찮던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주연으로 1990년작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Stanno tutti bene' 도 한번 찾아보세요.. 감독도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음악도 엔니오 모리코네의 콤비예요..

  • 7. ebs 출처
    '11.2.4 3:26 PM (116.35.xxx.146)

    내용:
    자신만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려 노력하며 사는 홀아비 마테오 스크로(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분)는 퇴직을 하고 연금을 받으며 시칠리아 섬에 있는 카스텔베트라노에 살고 있다. 그는 언제나 죽은 아내 안젤라와 오래 전부터 이탈리아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자식들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휴가철이 되어도 자식들이 고향인 시칠리아에 오지 않자 자신이 직접 그들을 만나러 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실망과 회한만 느끼게 된다. 그가 처음으로 간 곳은 아들 알바로가 가 있는 나폴리이다. 마테오는 아들이 차기 국회의원 정도의 위치에 있는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어느 국회의원 밑에서 자료나 수집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다음에는 피렌체로 가서 예쁜 용모를 가진 딸 토스카를 만난다. 마테오의 생각으로는 딸이 유명한 배우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속옷 광고의 사진 모델을 하고 있고, 게다가 아비 없는 자식까지 기르고 있다. 그리고 밀라노에서는 교향악단에서 베이스 드럼을 연주하며 음악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지만,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들 굴리엘모를 만난다. 마지막으로 토리노에서는 전화국의 중역이 된 줄로 알고 있었던 노르마를 만나지만, 노르마 역시 전보를 치는 일을 하는 일개 직원일 뿐이고 결혼 생활도 파탄 지경에 이르러 있다. 자식들 모두 고향에서 외로운 홀로 생활을 하고 있는 노부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잘 지낸다고, 일도 가정도 모두 평탄하다고 속여왔고, 자식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마테오는 자식들이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쓰라린 마음을 안고 고향인 시칠리아로 돌아 온 마테오는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의 무덤에 찾아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해설:
    이 영화는 고향인 시칠리아를 홀로 외로이 지키다가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초로의 사나이(마스트로이안니)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의 기억 속에 어린 시절 사랑스럽기만 했던 자식들이 현실 세계 속에서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어 실망하게 된다. 현대 이탈리아의 정경과 고독한 인생의 뒤안길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살바토레 카쉬오를 다시 기용해 <시네마 천국>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만든 작품.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감동적이다.

  • 8. 참맛
    '11.2.4 3:48 PM (121.151.xxx.92)

    116.35.145.xxx님 원작 tanno tutti bene 소개에 감사합니다.
    로버트 드 니로의 영화를 보면 원작도 찾을 겁니다 ㅎ

  • 9. 바히안
    '11.2.4 10:53 PM (119.71.xxx.39)

    가정의례 때문에 제사가 보편화 되었다는 것은 어떤 근거에 의한 것인지
    당최 처음듣는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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