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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하다가 일하시는 분들께 여쭙고 싶어요..

노랑잠수함 조회수 : 1,928
작성일 : 2011-02-04 03:13:36
저는 결혼 전에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지방이라 평수가 넓어서 집에서 아이들 영어를 가르쳐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원래 아이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면 일해야지 하고 있었는데(친정 시댁 모두 노후준비가 안되어 있으세요.)
생각보다 빨리 일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묻고 싶은 요지는요...
돈을 벌지 않다가 돈을 벌게 되면 시댁에서의 입지(?)가 좀 탄탄해지는가요?
저 결혼할때 저희 친정이 너무 힘들어져서 예단비는 남들 하는만큼 했지만, 혼수는 정말 필요한 것만 아껴서 시작했어요. 결혼하고 살다보니 그렇게 시작한 것이 저를 쉽게 보이게 하는 단초가 된 것 같아요.
철 모를 때 결혼해서 시댁에 최대한 맞추고, 왠지 모르게 없이 시작한 것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더 잘하려고 애썼는데, 이제 많이 지쳤어요.
얼마전에 시댁에 일이 있었는데...그렇게 저를 위하신다던 분이 그런 일에 앞서서는 시댁의 '종'쯤으로 대하는 걸 직접 겪고는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선한 얼굴로 은근히 무시하는 시어머님의 이중성에 그동안 잘했던 모든 마음들이 한순간에 닫혀버렸어요.

현실은 현실이고 사람 그릇이 그 정도밖에 안되는 거니까...
저도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 조금은 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 생각이 맞는 걸까요...?
전업하시다 일하시는 분들, 시댁에서의 대우(?)가 조금 달라지는지 궁금해요.
글을 올리면서도 참..이런 글도 쓰게 되는구나 싶은 씁쓸한 마음이 들지만 경험해보신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즐거운 명절 되시고 댓글 주시면 감사할께요.^^
IP : 116.121.xxx.1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하기 나름
    '11.2.4 3:17 AM (121.190.xxx.55)

    아니죠 남편이 님을 얼마나 감싸고 도냐에 따라서 시댁에서 님의 대우가 달라집니다.
    아들이 며트리 위하는데 시댁에서 함부로 대하지 못하죠.
    남편하기 나름이죠.

    님이 아무리 돈잘벌어도 아들이 며느리 위하지 않으면 소용 없어요.

  • 2. 윗댓글님찬성
    '11.2.4 3:20 AM (125.57.xxx.22)

    저도 직장 10년하다가 전업했는데, 차이 없어요. 시댁한테 대우받으시려면 남편이 원글님을 위하셔야 할거에요, 일 안해도 남편이 한부로 못하게하면 대우받더라고요.

  • 3. 원글이
    '11.2.4 3:23 AM (116.121.xxx.18)

    남편은 시댁과 저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시어머님의 어딘지 모를 꼬인 언행까지는 어떻게 안되네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댁에 일이 생길때 지나치게 많은 걸 요구하려 드는데 여지껏 그 기준에 맞춰서 살았는데..제가 너무 지치네요. 그렇다고 거부만 할 수는 없구요..회피성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시댁의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어느정도 차단(?)하고 싶어요. 의도가 너무 불순한가요.-_-;

  • 4. 내편이 되어야죠
    '11.2.4 3:26 AM (121.190.xxx.55)

    남편이 님편이 확실히 되어 있지를 않네요.
    시어머니가 그런 언행을 하는데 남편이 확실하게
    해결을 안해주니 계속 그러시는거 잖아요.
    남편이 제대로 하지를 못하는거로 보입니다.

  • 5. ..
    '11.2.4 3:27 AM (119.69.xxx.22)

    일을 하지 않는다고 위축될 필요는 절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일을 하게 되면 스스로 당당해지게 되니 (이것도 우습죠 ..ㅎ) 달라진 스스로의 태도에 시댁 쪽에서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현실적으로 좀 달라지는게 있는거 같긴 해요.
    그리고 경력도 아까우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해보세요.

  • 6. 원글이
    '11.2.4 3:29 AM (116.121.xxx.18)

    흠. 남편이 좀 둔감한 편이라 여자들의 말이랄까요..은근히 꼬는 그 화법을 잘 알아듣지 못하더라구요.-_- 괜히 저만 이상한 사람 되는 것 같고 그랬는데..세월이 흘러 요즘엔 어떤 뉘앙스인지 전보다는 좀더 알아듣고 방패 역할을 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님이 워낙 고단수이시라..웃으시면서 싫은 말씀 하시면 듣고 있는 사람은 참 오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그런 게 있어요.
    제가 봐도 남자인 남편은 잘 캐치못할 그런 부분들 말이지요..;;

  • 7. 원글이
    '11.2.4 3:35 AM (116.121.xxx.18)

    음..솔직히 저는 어쩌면 시댁에서의 대우가 변함없다 할지라도 저 자신에게 '당당해지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런 마음가짐..을 일을 안하고도 얻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경제적으로 제 몫을 하면서 당당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같거든요. 제가 제 무덤을 파는건지 아니면 길게 봐서 현명한 길로가고 있는지 조금 헷갈립니다.

  • 8. 음..
    '11.2.4 3:35 AM (118.220.xxx.103)

    스스로 당당해져요..
    전 남편돈 쓰는게 그리 불편하더라구요.
    남편이 뭐라고 하지않아두요.
    괜히 위축되고..
    내가 번돈으로 내가 쓰니 남들(시댁,남편)이 날 대하는건 사실 똑같은데
    스스로가 달라지는것같아요.

  • 9. 원글이
    '11.2.4 3:44 AM (116.121.xxx.18)

    단단하게 여물어서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아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말씀...정말 와닿네요. 현실을 직시하는 말 같아요.
    그냥 제 느낌에..제가 일을 하게 되면 시댁에서 지금보다는 좀더 어려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 아들만 최고인줄 알고 당신 아들 혼자 돈버는 거 안쓰러워하시면서도 우리 아들 그정도 능력있는 사람이야,하시는 이상한 논리들을 많이 느껴봤던터라..막상 제가 돈벌기 시작하면 조금 조심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런 글 올렸어요.

  • 10. 근데요..
    '11.2.4 3:55 AM (218.238.xxx.226)

    시댁에서 취급해주든 안해주든, 일단 경제적으로 수입이 있다는 것 만으로 원글님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거 떠나서 일하시는거죠.

    저도 나름 가르치는 쪽으로 인정받았고, 결혼하고 아이가 어느정도 클때까지는 일 안하기로 결혼전부터 결심했기때문에 지금은 전업하고 있는데요, 저 위로 형님 두분다 일하세요, 직장도 탄탄하구요..
    그런데, 전 한번도 형님들보다 제가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어서 시댁에서 날 하대한다고 느껴 본 적도 없구요, 제 스스로도 비교해본적이 없어요.
    각자 선택이 다를 뿐이었고, 또 제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경제활동 할 수 있기 때문에요.
    능력이 있으면서 안하는 것고, 능력 없어서 못하는건 다르죠.

    님도 충분히 능력 있으신 분인데..자존감을 높이시고 당당해지세요.
    만약 그런 이유로 님을 하대한다면 그런 시부모가 잘못 된 거죠.

    그리고, 제 주위에도 그런 시부모 둔 사람이 있는데, 셋다 과외를 해요.
    근데 웃긴게, 그런 시부모들은 과외를 정식 직업으로 여기지 않는 다는 거에요.
    그래봤자 집에서 애들 가르치는 건데, 출퇴근 하는 며느리보다 니가 뭐가 힘드냐 그런식으로 봐서 속상하단 말을 하나같이 하더라구요.
    며느리 아껴주는 시댁에선, 며느리가 어떤 일을 하든 기특하게 여기고, 며느리 하대하는 시댁에선 어떤 직업을 가져도 남들도 다 하는걸 뭐 그런 시각인것 같아요.

    시댁을 떠나, 일 할 수 있는 상황이면 일 하세요.

  • 11. 원글이
    '11.2.4 4:05 AM (116.121.xxx.18)

    근데요..님 댓글 읽고 나니 왠지 모르게 정신이 번쩍 듭니다.
    주신 댓글들에 다시 댓글을 달며 제 생각이 조금씩 정리가 되어 가네요.
    님이 언급해주신 단어, '자존감'이란 단어가 아마 제일 밑바탕에 자리한 문제 같아요.
    전업이고 일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 자신이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대우(?)를 받아왔었고, 이제는 더이상 그런 대우를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하던 중에 나도 일할 수 있다구!나도 능력있다구!하는 혼자만의 외침이 튀어나왔던 것 같아요. 님 댓글이 구구절절히 다 와닿네요.

  • 12. 영우맘
    '11.2.4 9:46 AM (125.131.xxx.224)

    돈을벌면 스스로 당당해진다는 말 맜습니다.

    저도 전업하다가 어쩔 수없이 일하기 시작 했지만 내 스스로 돈을 버니 남 눈치 보지않고 나를 위해서 돈쓰는 것에 당당해질 수 있어서 좋구요, 아이들도 좀 크면 집에서 살림 잘 하는 엄아보다, 경제활동 해서 윤택하게 살 수있게 해주는 엄마를 더 자랑 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또 제경우는 제가돈을 버니까 시댁에서도 좀 더 대우받는 다는 느낌도있어요.

    그리고 저는 사실 전문직이라 언제든지 일할 수있다고 생각해서 8년정도 쉬고 다시 일하기 시작했는데요, 오래쉬니까 다시 일하는데 우선 자신감 없어지고 또 세상이 빠르게 변해서 ㅈ제가 전에 일하던 방식 은 구시대의 유물이되어서 다시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읍니다 , 나이가 드니 새로운것을 습득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좀 이르다 싶을때 다시시작하신 것 잘 하신거고요 화이팅 입니다요.!

  • 13. 원글이
    '11.2.4 9:56 AM (116.121.xxx.18)

    전문직..심히 부럽습니다.^_^
    영우맘 님 글 읽으니 왠지 힘이 불끈 솟아나는 것 같아요. 어제 새벽에 잠도 못이루고 이것 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조금씩 구체화되가는 느낌이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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