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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 차 넘으신 분들.. 행복한 결혼이신가요?
올 해로 결혼 10년차에 접어듭니다.
아이 하나 있고, 저는 회사 다니고 (바쁜 월요일 오전부터 딴 짓 하네요..ㅠ.ㅠ)
남편은 자영업을 하고 있어요.. 겉으로든 속으로든 매우매우 일반적 보편적 부부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을 더 이상 남자로 보지는 못하지만 (가슴이 떨린다거나 그런 건 솔직히 없습니다), 동료의식 반, 측은지심 반으로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서로 간에 대화가 많지는 않아요. 제가 원래 말이 많은 편이 아니고, 하루에 시간으로 따지면 약 5분에서 10분 정도?... 이 이상 대화가 넘어갈 때는 솔직히 ‘대화’ 가 아니라 ‘언쟁’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친구를 만났어요.
친구는 결혼을 좀 천천히 해서 이제 2년차에 접어듭니다.아직 아이는 없고, 또 부부 모두 딩크에 가까운 상태이지요.
매우 가까운 친구라 제가 남편하고 연애할 때부터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친구이라
저희 부부의 사소한 일까지도 공유하는 편이예요.
남편이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일찌감치 자영업으로 나섰을 때
한 번 그 자영업을 말아 드시고, 몇 년 동안 백수로 저를 주부 가장 만들었을 때 ㅠㅠ
저에게는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친구이랍니다.
친구가 저에게 최근에 SBS에서 한 ‘짝’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냐고 물어보더군요.
제가 보지 못한 프로라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보니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그 프로에 나온 ‘좀비형 부부’가 딱 저희 부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좀비형 부부란게, 서로를 없는 것 처럼 무시하면서 살아가는 형태를 말하는거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가 보기에는 이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며, 상담을 받든 뭘 하든 개선을 하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친구에게, 결혼 10년차 정도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저런 일을 겪다 보니, 이제는 서로 대화를 오래 하면 상처를 주거나, 또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꼭 필요한 일 외엔 깊게 대화를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서로에게 낫지 않나.. 싶어졌다고.. 결혼 생활에 있어 아이가 있다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것은 정말 큰 차이인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친구가, 자기가 딩크를 결심한 (아직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친구 부부는 이 쪽에 가깝습니다.)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였다며.. 연애할 때 서로 그렇게 즐겁고 행복하던 커플이,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고 나니 서로 싸우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덜컥 겁이 났다고 하더군요.
집으로 돌아와서, 주말 내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난 참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남편이나 아이를 위해서 여러모로 최선을 다 한다고 했는데
그게 친구가 보기에는 참 불행해 보였나?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은가? 우리 부부는 현재 위기 상황인가?
저보다 결혼생활을 오래 하신 선배님들..
‘좀비형 부부’ 가 아닌, 연애하실 때 처럼 서로간 대화도 많이 하고 즐거우신 분 있으신가요?
‘좀비형 부부’가 원래처럼 대화를 많이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그게...
'11.1.31 11:21 AM (175.117.xxx.44)행복 불행을 왔다갔다 합니다, 수도 없이.
어쩔땐 하루에도 몇번씩 행,불을 왔다갔다 하는데...2. 서로를
'11.1.31 11:25 AM (115.137.xxx.171)없는 것처럼 무시하면 살아가면 애는 누가 키우나요? 애 때문에 그리 된 것은 아닌 것 같고 두 분이 공감대가 없거나 서로에게 실망하신 게 아닌 게 싶네요...
3. ..
'11.1.31 11:35 AM (1.225.xxx.42)전 이제 결혼 26년째 입니다
행복한 결혼이냐 물으시면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런데 그 공이 저보다는 남편의 노력 때문이라고 봐요.
중매로 만나 넉달만에 뭔사랑이 그리 깊어서 했겠습니까만은
남편이 변함없이 계속 노력하며 살려고 했으니까 이리 유지되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좀 무뚝뚝하고 하루종일 말 한마디 안하고도 살 성격인데
옆에서 계속 말을 시키고 제 행동 하나하나 관심을 갖어주고
원래 한달에 이틀 집에 돌아오는 직장 시스템에도
근무시간 중간중간 전화해주고
새벽에라도 잠깐 들러 애들 얼굴 5분이라도 보고 돌아가고
남편없이 애쓴다고 토닥여주고, 다 마누라 덕이라고 공을 돌려주고..
아직 돈은 별로 없이 살아도 남편 복은 많이 쌓고 산다고 생각해요.4. 그냥요
'11.1.31 11:41 AM (211.108.xxx.77)경제력도 많이 힘들어요.. 사실.. 우울하긴 하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얘기들..
아이 재우면서 미래 얘기들 시시콜콜 웃긴 얘기 많이해요
계속 한 수다를 떨다보면 아이가 뒤척이면 방 바꿔서 합니다..
아이 키우면서 저도 행 불행 수십번 왔다갔다 하지만
가능한 한 전화통화하면서 많이 웃으려 노력하고
힘든 얘기는 기회 봐서 살짝씩 하고 그럽니다..
정말 많이 힘들때는 하루에 이혼만 매일 그리고
먼저 죽을까도 생각 많이 했어요..5. 전
'11.1.31 11:44 AM (114.108.xxx.121)친구가 원글님네 보고 딩크를 결심했다고 한 말이 좀 걸리네요..
원글님 또한 그 말에 더 죄책감 아닌 죄책감으로 내가 과연 잘 살아온건가 하는 생각이 드신건 아닌지..
결혼을 하고 살아온 횟수가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들말이..남들 눈이..중요한건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가정 내 행복은 내가 만드는겁니다.
남편과 서로에 대해 대화하고 상의하셔서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세요..
저 역시 결혼 11년차에 접어들지만 행복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양보하고 이해합니다.
서로를 생각하면 아직도 조금은 설렙니다. 우리 신랑이 잘 생겼냐구요? 돈을 많이 벌어다주냐고요? 저희가 안 싸우냐고요?
아닙니다...그러나 저희가 만들었기에 행복한겁니다.
원글님 힘내세요..^^6. ...
'11.1.31 12:22 PM (175.117.xxx.77)성당에요. 'ME 주말'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2박 3일 일정인데요. 추천해요. 비신자이거나 다른 종교이신 분들도 참여하시고요.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요.
전 다녀와서 남편 맘 속에 있는 얘기를 믾이 듣게 되어서 좋았어요.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남자였거든요.
2박 3일 일정 끝나면 '브릿지'라고 해서 6주 동안 소그룹으로 만남이 이루어져요. 그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네요. 아직 브릿지는 경험이 없어서 설명을 드릴 순 없고요.
다녀 오시면, 적어도 '좀비' 에서는 벗어 나실 거에요. .7. 은
'11.1.31 12:45 PM (218.101.xxx.252)위에 점 3개님..저도 ME프로그램 관심 있는데요 어디에 신청하는건지 모르겠어요..저랑 남편 둘다 천주교 신자인데..전부터 둘다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거든요..비용은 어느정도인지도 궁금해요 근데 이글을 보실려나..
8. ...
'11.1.31 12:47 PM (175.117.xxx.77)http://www.me.or.kr/ 이리로 들어가서 보세요. 비용 부분을 제가 썼다가 지웠는데요. 신청하시면 그 쪽에서 전화가 올 거에요. 그 쪽에 문의하시는 게 맞을 것 같아요.
9. 어머나
'11.1.31 4:03 PM (125.177.xxx.193)저도 그 프로 안봤는데 제가 좀비형이겠네요..
잔소리도 관심이 있어야 하는거라는 거 깨닫고 있습니다.
이젠 그러려니 포기할 건 포기하고, 서로 감정 안건드리려 피하면서 살고 있네요....10. 제가
'11.2.4 4:02 PM (121.160.xxx.205)바로 그 좀비 부부네여.. ㅡ.ㅡ
프로그램은 못봤지만.. 님 말씀들으니..
저희 올해로 10년차 부부인데요.. 정말 말을 할 수록 감정만 상해서..
제발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지금도 10분의 1만 말하고 살았는데..
앞으로는 100분의 1만 말하겠다고 하더군요..
잘됐다 싶다가도.. 아까 애들만 데리고 장보러 간다고 나가버리더군요..
요즘은 정말 이혼해야하나 싶은 생각밖에 안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