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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부터 부부싸움 하다

권태기 조회수 : 1,759
작성일 : 2011-01-02 02:32:04
별것 아닌 일로 새해첫날부터 부부싸움 했네요.
사실은 31일날부터 사이가 그닥 좋지는 않았어요. 남편이 퇴근해 귀가했을때부터 표정이 좋지 않았고, 살짝 찡그린 얼굴에 제가 말을 시켜도 대답도 잘 안하구요. 평소에도 자주 그러는 사람이라 그냥 피곤한가부다 하고 말았습니다.
일찍 퇴근한 남편에게 아이들 맡기고 볼일이 있어 외출했다 들어왔는데 몇시간만에 귀가한 저를 투명인간 취급하더군요. "왔어?" 이 한마디도 없고 눈도 안 마주치고 그냥 보던 신문 계속 보더군요.
그래서 마누라가 외출했다 돌아왔는데 아는척도 안하냐고 한마디 해줬습니다. 그때서야 "어 왔어?" 이 한마디 해주더군요.
집안 분위기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점점 들더군요.
저녁때 티비보다가 사소한 말다툼을 했습니다. 전 여행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항상 여행은 뭐하러 가냐? 가봐야 별거 없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예요.
사람들은 해맞이다, 송년 카운트 다운이다해서 특별한 곳에 여행도 가고 색다른곳에서 연말을 즐기는데 전 가고 싶어도 남편이 어디 나다니는거 싫어하는 사람이니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편이거든요.
사실은 몇년전까지만해도 31일날은 시집에 가서 명절도 아닌데 어머님과 전부치고 음식 만들고 하루자고 새해 아침상 함께 하고 오곤 했습니다.
우째뜬 남들 여행가는거 보면 부럽고, 좋겠다 이런마음으로 저 혼자 티비를 보는데 함께 거실에 있던 남편이 저런데 뭐하러 가냐? 볼것도 없는데 할일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데 제가 기분이 상하더라구요.
남편에게 여행의 즐거움도 모르고 인생을 즐길줄도 모르냐고 되물었어요.
술 마시는거 빼고는 즐거운게 없는 사람이냐고 살짝 비아냥 대고는 티비도 꺼버리고 아이들 재우고 들어가버렸습니다.
그제야 마누라의 심기를 눈치챈 남편이 송년 카운트 다운 할때 깨워 줄까? 라고 묻는걸 됐다고 대답해버리고는 그냥 잤습니다.
남편과는 송년분위기를 즐기고 싶지 않더군요.

그리고는 새해 아침..전 남편에게 아무 인사없이 아침을 맞았습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너도 아빠한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하는거다 라고 가르치더군요.
전 아무말 없이 아침을 챙기고, 점심식사는 시댁에서 시부모님들과 함께 하기로 했기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이가 우리 언제 스키장에 갈꺼냐구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언제 즈음 갈꺼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그게 무슨 얘기나면서 화를 내더군요.
시즌 주말에 비회원이 콘도 구하기 어려운데 운 좋게 기회가 생겼는데 당신은 출장도 자주 가고 스키타는것도 싫어하니 어찌 될지 모르지만 일단 예약 먼저 했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왜 상의도 없이 미리 예약해버리고 그 소식을 아이 통해서 듣게 하냐고 화를 내더군요.
저도 그 동안 쌓인게 있어서 그 순간 따다다다~~ 같이 화를 내버렸습니다.
상의하면 당신이 순수히 언제쯤 가자고 말하겠느냐 출장 스케줄 언제 잡힐지 모른다는 대답만 1년 내내 하는 사람 아니냐구.
솔직히 여행가는것도 싫어하고 스키도 싫어하는 사람인데, 내가 미리 상의한다고 갈 사람이냐구 마구 퍼붓고 말았네요.
남편은 일년에 하루도 휴가 없이 일만하고, 일주일중 거의 매일 술 마시고 귀가합니다.
어디 여행가자 하면 늘 다음에~ 라는 말만 하고, 제가 화를 내야 억지로 할수 없이 갑니다.
싫어하는 남편 억지로 데려가고 싶지 않아 저와 아이들 셋이서만 가려하면 그것마져도 못하게 합니다.
여행으로 돈 쓰는걸 아까워 하는편이기도 하고요.

저녁식사는 친정식구들과 함께 하기로 했기에 친정으로 향하는데 차안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실외 기온처럼 싸~~~ 영하 10도 수준..
항상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이 순간 조용해지고 네 식구 아무 말 없이 친정으로 갔습니다.
가서는 전 친정식구들과 이런 저런 수다 떨고 저녁먹고..집에서도 말이 없는 남편이니 친정에서도 항상 말 한마디 없습니다.
친정식구들이 잘 지냈냐, 새해 복 많이 받아라, 회사일은 어떠냐 이런 안부 인사에 짧게 인사만 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리고는 또 아무말 없이 차를 몰고 집에와서 각자 씻고 잠자리에 들었네요.
전 새해부터 남편과 싸운게 속상하고, 이 남자가 점점 가족들에게 대한 배려가 없어지는게 서운하고 그렇습니다.

님들은 새해 첫 날 어떠셨나요?
IP : 211.63.xxx.19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분도
    '11.1.2 2:38 AM (218.186.xxx.226)

    같은 생각일걸요.
    난 이집에 돈 벌어다주는 기계인가...대접도 못 받고....이런 불만 있으실걸요.
    남편 위해주심 또 그거 다시 그대로 받게 됩니다.
    애정 표현 많이하시고...그가 먼저 살갑게 보다는 내가 먼저 살갑게를 실천하세요.
    부부싸움 없어집니다.

  • 2. 웬만하면
    '11.1.2 7:32 AM (114.129.xxx.160)

    연말과 새해를 그런식으로 보내지 마시지 그랬어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남편입장이었어도 기분별로였을것같아요.
    물론 매일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것에 대한 불만이 쌓였겠지만,
    그런식으로 한해를 마무리했다는게 좀 걸리네요.
    원래 안좋은것도 풀고 넘어가는거 아닌가요??

  • 3. 샐리
    '11.1.2 7:48 AM (175.253.xxx.165)

    물론... 저도 여자지만...... 저렇게 몰아붙이면 전 싫을거 같아요 일하느라 넘 힘 들고 넘 지쳐서요.... 만약에 그런 상황에 날 몰아 부친다면 어쩌면 저런방법으로 대할수도 있을거 같아요 맘과는 다르게...

  • 4. 원글이
    '11.1.2 9:21 AM (211.63.xxx.199)

    새해 둘째날인 오늘은 서로 아무일 없다는듯이 대화하고 있습니다. 제가 좀 삐지면 남편은 그때서야 이런저런 말을 붙여요.
    윗님들 조언 잘 새겨 들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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