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낼모레 사십.. 시누 셋 형님 둘 있는 집 막내로 시집와서 암것도 모르고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 모시고 시집살이 몇년 하다 분가 시켜주셔 지금은 또 그냥그냥 잘 살아요..
지내 놓고 보니 자질구레하고 소소한 시댁과의 스토리들이 많이 있네요..
다들 고학력의 전문직업 가진 냉철한 손위 시누님들이 항상 합리적인 조언 을 해주셨고
(제가 아니라 시어머니께 조언하신거죠) 첨엔 군기좀 잡아 보려 시도 하는듯 했으나 속맘 약한거
지금은 나한테 들켜버린 큰형님과 또 한동안 병풍처럼 쉴드치다가 애들 문제로 대화하기 시작한
작은형님과는 이젠 뭐 자매까지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잘 지내요.. 그러기까지 십여년 세월 걸렸구요
제가 노력한 부분이 꽤 있어요.. 그래서 이젠 자리가 다 잡혀 요즘 제사나 명절때 모여서 형님들과
하하호호하면서 스스로 제가 대견하기도 하고 그래요..
뭐 그중 젤 힘든건 성격 팍팍하신 울 시어머니. 비위 맞추기였죠.. 그래도 울 형님들 말에 의하면
전설과도 같은 성미 많이 죽은 담에 나이들고 본 (저 결혼할때70몇세셨어요) 막내 며늘이라 저한테
젤 잘하는거라고는 하셨지만 세대차 너무 크기도 하고 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여튼 이러저러한 사소한 결혼생활의 일들을 그떄마다 친정엄마와 여동생에게 풀다보니 오히려
나이 차 여덟살 나는 제 여동생은 결혼생활 특히 시댁에 관한 환상없이 맘에 준비랄까 정신무장은 무지
단단히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죠..
일단 제부는 누나 하나 있는 외아들인데 부모님들 두분다 아직 60대... 엄청 젊으신거죠..
그러니까 제동생 시어머니는 저희 형님들이 공포로 기억하는 60대의 저희 시어머니와 같은 연배..
시아버지께선 공기업 다니다 퇴직하시고 고문자격으로 기관 나가시고 계세요..남편과 연년생인
손위 시누는 결혼한지 1년 되었구요.. 전업이랍니다. 내동생은 직딩..
그냥 막연하게 제동생 시댁 구성이 좀 만만한데가 없는 것처럼 제게는 보이더라구요.
젊고 멋을 상당히 부리는 그 시어머니도 그렇구 미스 코리아 같이 이쁘게 생긴 손윗 시누는
일단 미모로 제동생 기를 죽였는데 게다가 전업이라니 직장생활하는 제동생 이해 못해 줄거 같았구요
그래도 아군이랄수 있는 동서도 한 명 없이 혼자 외며느리 맏며느리 역할 다 해야 잖아요..
결혼하고 그 담달에 시어머니 생신있다고 해서 매일 전화통에 머리 맞대고 메뉴를 짰죠.
시아버지 시어머니 생신때마다 저희집 며늘 셋이 모여 하는 건데 얘는 혼자 하려니 어쩌나
싶어서요.. 그래도 손님이 적기에 다행이다 싶었어요. 저희 시댁은 모이면 기본 스물에 조카들
까지 다 모이면 서른 훌쩍 넘어가기도 해요.
근데 생신한 일주일 남기고 얘네가 시댁에 안부차 들렀더니 ( 10 분 거리 아파트예요) 그 시어머니께서
'어머 XX이가 우리집 '법도'에 대해 설명해 줬니?" 이러시더래요
"법도" 이건 뭘까 올게 오는건가 내동생이 뜨악해 했더니..
니 아부지 생신은 너랑 나랑 한번은 차려보자.. 내가 그러지 말래두 너 들어오구선 한번
집에서 밥 차려 드시고 싶은가 보다. 한번만 해보든가. . 내생일은 나가 먹을거니까 신경 쓸거 없다.
식당은 내가 정할거야...그리고 니 신랑하고 니생일은 니들이 알아서 하도록 해..
그러자 신랑이 황당해 하며 "아 엄마 며느리 생일은 엄마가 챙겨야지 알아서 하는게 어딨어"
이랬다나요.. 그랬더니 그 시어머니께서 "아우 .. 알았다 첫해는 챙겨주마.." 하더래요 그리고
아차 하는 얼굴로 니 언니는(시누이을 일컬음)자기 생일 꼭 챙기는 스탈이라 내가
갈쳐 줄테니 생일됨 문자나 잊지 말고 보내줘라.. 선물같은거 해 버릇하면 피곤하느니라..
하며 깔깔대시더래요..
제사? 제사는 가만 있어봐.. 니 시아버지가 차남이라 울 집에서 지내는 제사는 없는데
큰집에 너를 데리고 가는건 별루일거 같아.. 제사날 내가 알려줄테니 큰어머니께 문자나
보내렴.. 아이구 귀찮아. 문자 니가 보내(신랑한테).. 첫 제사만 보내라.. 매번 보내지 말고
하! 그렇게 해서 생신 제사 관계 한방에 정리해 주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인사하러 온다고 하자 정신없는 것들이 쉬는 방법을 모른다며 한달에 둬번 문자나
하라며 ..(문자 엄청 좋아하시죠..)
그렇게 2년 결혼생활..아무리 8년 차이나는 결혼생활이지만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도록 편한 (내가보긴) 결혼생활을 하네요.. 복병 시누이가 가끔 같이 놀러가자며 주로 스키나
골프장..괴롭(?)힌다고 하는데 그 시누 남편되는 이가 너무 형노릇을 하고 싶어해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나 뭐라나...
나는 그래도 줄기차게 전화해서.. 그래도 시댁은 모르는거야.. 네가 5년을 살았니 10년을 살았니.
항상 네가 참고 도리를 다하고 어쩌구 연설을 하니까.. 내동생이 그러네요.. 울 시엄니보다
언니가 더 고루해..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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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식시댁과 구식시댁 그 엄청난 간극
제동생 조회수 : 1,240
작성일 : 2010-12-16 15:50:30
IP : 211.207.xxx.11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12.16 4:07 PM (147.46.xxx.76)원글님 동생분은 앞으로도 주욱 시가와 좋은 관계로 사심 좋겠어요.
하지만 신식 시댁 분위기를 경험한 저를 포함 제 주변을 보면
애낳고 2-3년 지나면 그 신식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진 않더라구요.
저도 첫째 낳기 전 2년간은 정말 쿨한 분위기의 시부모님 덕분에 항상 자랑하고 다녔는데요,
왠걸.. 아이 둘 낳고 3년이란 시간을 시댁과 가까이 살면서 부딪히다 보니
이젠 완전 학을 떼었어요. 저도 직장 다니고 있구요.
제가 신혼 초에 시부모님 자랑할 때 '몇 년 더 지내보고 얘기해' 하던
친구들과 선배들의 경험이 슬프게도 결코 다르지 않더라구요.2. 원글님이
'10.12.18 1:38 AM (58.74.xxx.201)넘 엄청난 시집살이 하셨네요..
저는 40한참 넘었어도 님 동생네처럼 살아요.
정말 저는 힘든 시모만났으면, 노력해보기전에 탈출하고 싶었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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