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는 예쁘고 똘똘한 애들이 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던 것 같은데
(같은 반 남자애들의 서포트도 한 몫했고...)
중학교 때 와서 처음으로 엄마의 권력(?)이란 걸 알게 되었죠.
공부는 그럭저럭 중상위권, 덩치는 큰데 예쁘지는 않고, 말투도 거칠던 H란 아이가 있었는데
걔네 아빠가 사업으로 돈 많이 번단 얘기는 엄마들 사이에 돌고 돌았어요.
걔네 엄마는 학교 육성회장 타이틀을 얻고 학교에서 안 보이는 날이 보기 힘들 정도로 치맛바람 날리며 다녔구요.
선생님들도 육성회장 딸이라고 H의 편의를 많이 봐주었고
(그때는 애들도 순진해서 육성회장 딸이면 그런갑다 하는 분위기?)
H는 예쁘고 똑똑한 애들, 엄마가 언질 준 잘 사는 집 애들 초이스해가며 사귀었어요.
언젠가 H의 생일이 되었는데
그때만해도 누구 생일이면 집에서 떡볶이, 김밥 같은 거 먹고 놀이터가고 이런 분위기가 일반적이었건만
H는 근사한 초대장을 찍어서 자기가 고른 애들에게 뽐내며 나눠줬어요.
장소는 그당시 드물었던 피자집에서 하는 생일 파티라 애들이 다 우와~했었죠.
초대받지 못한 애들이 초대장 기웃거리자 H가 "너는 안돼"하는 표정으로 피식 웃던 게 아직까지 생각나네요.
H천하가 졸업 때까지 계속 가리라는 생각은 전혀 의심할 바 없었는데
중3때 사건이 터졌네요.
한 남자 선생님이 갑자기 그만두셨는데 소문이 퍼졌어요.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친목쌓으며 살던 H네 엄마가 그 선생님과 바람을 피우다 이혼당했다나요.
H는 소리소문없이 전학가버렸네요.
오늘 글 읽다가 애들 생일파티 얘기가 있길래 옛날 생각이 다 나네요.
그 노무 생일 파티가 뭐라고 애딸린 아줌마가 되어서까지 뒤끝있게 그 때 생각이 나는 건지
저도 참 유치하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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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부잣집 딸래미의 생일 파티
신포도 조회수 : 1,900
작성일 : 2010-12-01 20:38:50
IP : 125.131.xxx.1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
'10.12.1 9:00 PM (175.194.xxx.130)저도 어릴때 부잣집 친구네 생일파티갔다가 휘둥그레 ㅋㅋ 기억이 있긴 있네요
2. ㅠㅠ
'10.12.1 9:12 PM (58.225.xxx.57)당연히 뒤끝 있겠네요
어릴땐 생각도 못한 경우겠지만
교사와 학부모간에 불미스런 일도 흔하더군요3. 전
'10.12.1 9:14 PM (211.63.xxx.199)전 원글님이 말한 그 초대 못 받아본 아이인거 같네요. 부잣집 친구의 생일파티란 기억이 없네요.
하지만 저희 엄마도 생일 파티는 해주셨네요.
당근 저희집은 부자집 아니지만(아빠가 평범공무원) 집에서 찐 멥쌀떡과 과일, 과자, 케익 차려놓고 동네 친구들과 불러다 먹고 놀았죠.
생일 왕관도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셨죠. 행복한 추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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