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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남편과는 문제없지만 시댁땜에 이혼하고 싶다는 분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리 조회수 : 1,556
작성일 : 2010-10-28 13:24:48
함부로 섣부른 충고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글쓰는게 참 망설여 졌어요
그리고 제 이야기를 아시는 분들도 주변에 계셔서
신변이 노출될까봐....망설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일단 심정적으로 그럴수도 있다고 백만번 이해하구요
제 경험을 약간만 얘기해 드릴께요

저도 연애 8년 결혼 14년차예요
한번도 남편이랑은 큰 소리가 나온적이 없어요
그리고 내 남편이 이 세상 최고의 남편이라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살아요

그렇지만 결혼 5년 정도 됐을 때
시댁 문제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연년생 육아로 우울증이 겹쳐서
죽기 아니면 이혼하기 밖에 선택이 없다고 생각이 됐지요
그때는 남편은 혼자 외국에 나가서 (1년에 10달이 출장이었어요)
나를 도울수 없고  친정은 너무 멀고 시댁은 멀지만 감시병 시누는 바로 옆 동에 살고...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같았어요
아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아프고
시누는 입덧한다고 자기 아이까지 나한테 맡기고
시어머니는 시간마다 전화해서 시누돌봐라, 시누집 청소해라, 시누 밥해먹여라, 시누 보약챙겨라...등등
바보같이 시어머니 전화에 책잡힐까봐 행동하다보니
나는 없고 시어머니의 꼭두각시만 남은 느낌이었죠

그런 와중에 시누가 제 홈피 사찰에 나서서 시댁 욕하고 흉본게 딱 걸려서
(일촌들 파도타기로 와서 제 아이디로 검색해서 다 찾아냈더라구요)
전후사정 다 없어지고 여러 곳 돌아다니며 쓴 글들 액기스만 뽑으니 a4용지로 한장분량이었구 복사해서
시댁에 돌려 난리가 났지요

평소 한 번도 잘해준 적 없고
모욕으로 일관 했으면서도
배신감은 참을 수없으셨죠 그 분들요
그런데 상처는 제가 훨씬 더 컸어요
시어머니랑 시누랑은 별로였지만
시아버지는 저를 참 의지했고 시동생도 저를 존경 비슷하게 했었는데...
결과가 참담 했지요

그 때가 딱 모든 세월이 부정당하면서 일방적인 반성만 강요되어
이젠 이혼해야겠다 했던 때네요

남편이 급하게 귀국하고
시부모님 부산에서 뛰어올라오시고
거실에서 울고 불고 난리였어요
저는 이혼을 각오하고 그동안 나에게 불합리했던 일들, 억울했던 일들을 (노트에 적으니
사안들을 한줄로 요약했어도 노트 5장이었요.) 크게 시부모 앞에서 읽었어요

그리고 남편이 제 손을 잡고 시부모님 안 계신 곳으로 가더군요
거기서 이런 말을 했어요
당신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저분을 고칠려고 하지마라. 저렇게 60년을 살아온 분들을 고치려하면  당신만 다친다.
만약 비가 오고 태풍이 불어 우리집이 날아가게 생겼다면
하늘을 쳐다보고 왜 비가 오는지 탓하고 욕만 하고 있을래?
아니면 우리 집이 피해가 안가게 담벼락이랑 물길 을 정비할래?
저 분들은 저렇게 살게 그냥두어라. 내가 알고있는 스스로의 단점도 정말 고치기 쉽지않다
그러하니 우리는 상처받지 않게 단단한 우산을 준비하자.

이러더라구요

지금은 옛날 얘기 하며 살아요
바뀐 건 별로 없는데
제 마음이 바뀌었고 제 문제가 아닌 건 그런가 부다 하고 넘어가는 내공도 쌓였구요
그리고 시부모님은 제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과 제대로 보시는 안목도 생겼어요

시댁땜에 이혼 하시겠다는 분요
그 분도 자신이 상처 받지 않은 그런 마음 속 우산을 준비하셨음 하네요.
관계 속의 나보다 한 개인으로서의 나에 더 큰 무게를 두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IP : 125.176.xxx.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0.28 1:38 PM (211.193.xxx.133)

    저 몇마디 말로 풀리셨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지요.
    그다음 남편분은 어떤 행동을 했고 당사자인 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더 자세하게 써주시면 좋을듯해요. 그래서 단단한 우산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그리고 그 우산이 정말 힘이 되던가요?
    모진 말에도 큰 힘이 되던가요?

  • 2. 나는 누구?
    '10.10.28 1:38 PM (121.165.xxx.19)

    정말 좋은 남편을 두셨네요.
    그 상황에서 남편이 부모님께 같이 싹싹 빌자고 하는 남편도 있어요.
    저 평생을 그렇게 빌면서 살았어요.
    님의 조건과 그 분의 조건은 많이 다를 수 있으니, 섣부른 충고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 3. 잘읽고 갑니다.
    '10.10.28 1:40 PM (211.114.xxx.89)

    정말 멋지십니다.
    남편분과 글쓰신분......
    다만 시어머니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 세상을 대하는 시선
    그 모든것에 당당할수 있는 조언이네요. 저도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 4. 저번
    '10.10.28 1:51 PM (58.120.xxx.243)

    저도 대충 읽었는데요.
    돌맞을까..댓글 안달았어요.

    저요.
    남편 외도..3번 경험했습니다.
    다 하기전 걸린거지만..아마..술집..유흥업소쪽엔 상당할껍니다.

    그러나 적반하장으로 나오기도 하고..외려 이혼하자하네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전 그래요.
    시댁도 만만치 않습니다.
    개천의 용이죠.남편이.

    전 남편만 좋다면 물런 그 뒤로 남편이 깨깽대니..시댁이 난리지만..이미 전 너무 강해져서 시댁 쯤이야..한손으로 잡았습니다.

    남편이 애먹이는거 보다.시댁은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시어머니 나보다 일찍죽고.남편 나보다 먼저 늙고정말 안되면 이혼이다..제일 문제는 자식이다..이혼도못하고 직이지도 살리지도 못하고 포기도 못하고..하신 친정엄마 말씀으로 그때 살았는데요.

    시댁문제 님들 제말 듣고..시부모야 매일은 안보지요..남편애먹이는거 보다 훨 나은겁니다.

  • 5. 원글
    '10.10.28 3:28 PM (125.176.xxx.2)

    우산이 어떤 우산이냐고 물으시니...

    제게 우산이라함은 시어머니나 시누의 말들에 상처받지 않은 무장 이었다고 할까요

    어머니와 시누와의 관계나 평가가 나에대한 전체의 평가가 아니다를
    내 스스로 확인하고 나는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다 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었을까요
    저도 한마디로 정의 하기는 어렵네요.
    다만 그분 들을 대하는 저의 시선이 달라졌어요

    비유를 하자면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이 공부를 하면 왜 공부를 할까요?
    아시다시피 '혼날까봐' 공부한답니다.
    안하면 혼나니까요
    저도 그랬어요.
    그 분들 좋아하시는 일들이 '혼날까봐 효도'였다고 할까요
    그러니 좋은 일을 해도 주체적이 않고 종속족인 기분이었구요
    칭찬들어도 기쁘지않았구요. 당근 야단들으면 주눅들고 싫기만 했지요
    세상에 나보다 잘하는 며느리가 몇이나 될까...하면서 제 자신이 처량하기만 했어요

    하지만 그 사건이 있고 나서부터
    (모든 관계가 서먹해져서 이기도 하지만)
    억지로 노력하지 않았어요
    그 전까지는 어머니가 아시면 뭐라 하실까?가 저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모든 행동이 불편했거든요.

    그런데 내 생각으로 행동하고 그대로 말씀드리니...
    한 일년 이나 이년정도는 서먹하고 불편했지만
    (마음 약한 저는 정말 가시방석이었지요)
    결과적으로 한 발씩 양보할 줄 알게 되었고
    부모님도 우리를 독립된 인격 독립된 가정으로 인정하시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옛일 들추어 시댁 식구 욕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그렇다구요.
    저 또한 다른 집안에서 자라서 한 식구가 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로 생각하구요.

    그저 그 분이 남편을 사랑하시지만 시댁 식구 들땜에
    상처받아 이혼까지 하고 싶으시다니...
    시댁 식구한테 보여지는 며느리로서의 비중은 내 인생에 그렇게 큰 비중이 아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인정해 버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런 평가땜에 자존감에 커다란 상처를 받지 마시라구요

  • 6. ...
    '10.10.28 5:30 PM (110.45.xxx.251)

    큰 위로 받고 갑니다.
    저처럼 소심한 딸 며느리에게 필요한 생각이네요.
    감사합니다.

  • 7. 눈물이
    '10.10.28 6:38 PM (218.186.xxx.242)

    납니다...
    석달전 제 상황과 비슷합니다.
    일방적인 반성 강요, 무조건 사과강요...
    저는 연락을 끊어버렸는데 (외국입니다..) 한달 연락 끊었다고
    더 죽일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뭐랄까.. 마음이 식어버렸달까요.
    별거 아니더군요. 시댁이랑 전화 안 해도 사는데 아무지장 없고,
    오히려 맘 편한날이 더 많고..

    지금은 서로 서먹해서. 통화도 안 하고..
    그냥 전화오면 받고, 잘 계시냐 잘 있다 그정도로 끝나지요..

    마음으로는.
    용서가 안 됩니다.
    마음 상해서 갑자기살빠지고, 수유중인데 애 아프고 설사하고..
    물론 그마저도 제 성격이 이상해서 그런거라고 하지만요..
    그말듣곤 딱 있던정 없던정 떨어졌어요..

    그래 두고보자, 나 건들면 가만 안 둔다.. 그런 심정으로 살아요.
    그게.. 편하진 않지만.
    당하면서 사는것보단 낫더군요..

  • 8. 그 글 썼던 당사자
    '10.10.28 11:46 PM (59.14.xxx.63)

    네..원글님...일단 너무 감사드려요...저를 위해서 이렇게 본인의 힘든 부분까지 나눠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내 가정이 이리 아무 문제없고..남편과 이리 행복하고, 사랑스런 아이들이
    셋이나 있는데 뭐가 무섭고, 뭐가 걱정일까...싶으면서도 한번씩 그분들이 사람 속을 뒤집고
    존중해주질 않으니 뭔가 극단적으로 행동하면 어떨까...혼자 이런 생각까지 했던거 같아요...
    저두, 강해지려구해요...결혼하고 한 5년인가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었고, 그때 너무 답답해서 오죽하면 점쟁이를 찾아갔어요..그분 말씀이 앞으로도 5년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거라고 하더군요...그리고 제 사주에 평생 시집 식구들과 들들들 볶으면서 살거라고...ㅠㅠ
    그 말보단 덜했지만, 어쨌든 정말 모진 세월 살았네요...ㅠㅠ 아..제가 지금 무슨 얘기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두 우산을, 아주 튼튼한 우산을 준비할께요...그래서 아무리 바깥에서 쥐고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게요...우리 다섯 식구 똘똘 뭉쳐서 크고 튼튼한 우산 만들께요..정말 원글님 너무 감사합니다..열심히 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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