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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도 엄마가 필요한 걸까요?
7월말에 시어머니께서 우리 동네로 이사하실때 집 알아보고 이사 전 청소, 이사 후 청소 고장난 곳 갈아 끼우고 등등... 모든걸 어머니 신경 안 쓰이시게 최선을 다해서 해드렸어요.
이사 하시고 나신 후 집안에 자잘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전화하셔서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시네요.
비 많이 와서 창문으로 빗물이 들어온다고 전화하시고 ,
보일러가 깜빡 깜빡하는 불이 들어온다고 내려와서 좀 보라고 전화하시고,
세탁기 작동을 못 하겠다고 전화하시고,
창고에 정화조가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어제는 마당에도 정화조 같아 보이는 뚜껑이 있다고
전화하시네요.
이제 그런 문제들은 같이 살고 있는 조카들에게 물어보시고 해결하셔도 될 문제인데
고등학생, 대학생인 남자 아이들은 어려서 뭘 모른다고 방안에 모셔놓고
꿈쩍도 못하게 하시고서는 저에게 매번 전화해서는 물어보십니다.
애들이 어려서 뭘 아냐? 그러시면서요.
같은 동네이긴 하지만 집안에 있는 조카들이 먼저 아니겠어요?
지난번 보일러 문제 같은 경우에는 집안 일 하다가 내려가 봤더니
시동생까지 와 있더군요. 공부할게 있다고 어머니집에 그 즈음에 거의 매일 왔는데
그냥 기다리다가 아들에게 물어보셔도 될 일을 꼭 저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하시는 어머니
마음을 모르겠어요.
뭐 저 내려가면 상의할 집안 일이나 그동안 하고싶었던 하소연등 많으시겠지만
솔직히 그런 전화 받고 있으면 도대체 나에게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불끈 불끈 듭니다.
어젠 통화하면서 그랬네요.
'조카들 방에 있으면 나오라고 해서 좀 물어보시라고... 뚜껑에 뭐라고 글씨라도 써 있을테니까
아이들에게 좀 보게 하세요' 그랬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저녁에 내려가 본다고 하지 그랬냐고 그러네요.
결혼 생활 20년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모든게 다 귀찮아져서 그냥 훌훌 떠나고만 싶은
지금 상황에 어머니까지 그러시니 아무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 버리고 싶어요.
1. ...
'10.9.27 11:58 AM (220.122.xxx.159)제 경우도 비슷해요. 디테일한건 다르지만
저렇게 꼭 같이 살지도 않는 저한테 전화하셔서 미주알고주알.
더군다나 회사에 있는 저한테 뭐 어쩌라구요. 웃긴건 아들한테는 이런전화 방해될까 안하세요.2. 불편해요
'10.9.27 12:01 PM (112.144.xxx.110)제가 짜증..나는게 그거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일단 한 집에 사는 식구들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고...
(뭐 지금까지 큰 문제도 아니었으니까요.)
안되면 범위를 더 넓히는게 당연한 순서 같은데
저희 어머니는 무조건 저에게 전화부터 하세요.
옆방에 다 큰 성인 남자들이 있는데도요.
어머니 이사 하시고 난 후 제 자유가 없어진것 같아서 답답해요.3. ㅎㅎ
'10.9.27 12:05 PM (118.44.xxx.36)저흰 차로 30분 거리에 살고있는데 매번 그럽니다.
같은 지역도 아닌데 안경을 해야한다는데 어디가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청소기가 고장난것 같다. 세탁기를 사야겠는데 ... 티비도 바꿔야 겠는데 뭐가 좋은지 어디가서
사야하는지 모르겠다. 보일러가 고장인지 모르겟다..4. 그게요..
'10.9.27 12:13 PM (218.39.xxx.149)저희 친정엄마도 뭐든 물어보세요. 첨엔 이해를 못했었는데..
나이가 드시면 자신의 판단에 자신이 없어지는거래요. 누군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정해놓고 뭐든 그사람에게 물어봐야 안심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젊어선 총명하고 내가 뭐든 물어보고 의지하던 엄마가 나이가 드시니 아이처럼 되가는
것 같아 첨엔 적응이 안되었는데 이젠 맘이 짠해지면서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모께서 원글님께 의지하는 것이 큰 것은 그만큼 원글님을 믿는다는 뜻 아닌지요.5. ..
'10.9.27 12:40 PM (122.35.xxx.106)나중에...
나이들어보시면 이유를 알게될것입니다
살아생전에 저희시어머니께서 그러셔서 제가 아주 귀찮아 했는데요
제가 그나이되니 알게 되더이다
뭐든 새로운것은 두렵고 작은 걸림돌하나라도 생기면 스스로 해결못할꺼 같아 무섭습니다
그러니 자꾸 의지하게 되구요
아마 원글님 시어머니께서 원글님을 가장 의지하고 믿으시는가 봅니다
옆방의 손자들이나 아들이 아까워서 모셔두는게 아니라 원글님보다 못미더워 그러는 것일테니
그냥 그러러니 하세요~6. .....
'10.9.27 12:54 PM (119.71.xxx.159)편한 자식한테 그러시는거일거에요...
저희 시어머니 같이사는 시누이...저희 친정엄마 바로 옆동에사는 올케...
그래도 저한테 전화하십니다 양쪽다 서울 끝과 끝...
다른딸이나 며느리한테 물어보는게 그것도 모르냐고 할까봐 자존심 상하신대요
A/S 신청이나 뉴스...드라마 ... 궁금하신것들 열심히 설명해드리고 있습니다..ㅎㅎㅎ7. ㅅ
'10.9.27 12:56 PM (72.213.xxx.138)못미더워서 그런 것도 있는데, 아들이나 손자들이 할머니 부탁을 귀찮아 하는 것도 있어요. 그러니 만만한 며느리한테 자꾸 엉기는~~~~~~~~거죠. 정말 귀찮으면 조카들한테 전화 넣으세요. 할머니 좀 돌봐드리라고요. 할머니가 일하는 도중에 전화하셔서 네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구요.
가장 큰 문제는 어머님이 고맙다는 인사를 안해서 그런 거죠.
당연하다는 듯이 구는 게 싫으신 거구요.
고마워 해주시는 마음만 있으시면 얼마든지 도와드리고 싶죠^^8. ..
'10.9.27 1:49 PM (112.144.xxx.110)원글인데요.
믿을 만한 대상이라서 그러시는 거라면 어머니가 많이 안스러워 지는데요.
문제는 그런 문제들로 저를 부르셔서는 하루종일 같이 있기를 원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좀 곰과라서 재미있는 말로 대화 상대가 되드리는 것도 아니고
집에 할머니, 외숙모, 어머니 이렇게 여인 세 분이서 죽 누워서 소일하시거든요.
그럼 전 청소하고 설거지 정도 하면 할일이 없는데 그냥 절 옆에 붙여 두고 싶어 하시는게
너무 부담되요.
집에 가서 둘째 간식도 챙겨주고 공부도 시키고 할 일이 많은데
절 안 놓아주세요.
그러니 점점 더 어머니댁에 가기 싫어지고 또 제가 안가려고 하니까
자꾸 아무것도 아닌 일 가지고 전화하시고.......
이번에 느끼는건데 저 데리고 시장 다니시면서 할머니들 인사 받는거 즐기시는 것 같아요.
재래시장이 집 앞에 있는데 별로 살 거 없어도 저 가면 꼭 시장가자고 그러시고
상인 할머니들이 며느리예요? 딸이예요? 그러면
딸도 되고 며느리도 되고... 그러시면서 웃으시거든요.
근데 전 마트도 누구랑 같이 다니는거 좀 피곤해 하는 스타일이어서 적응이 안돼요.9. 왜
'10.9.27 2:08 PM (58.140.xxx.187)가까운 곳에 이사하시게 됐나요?
가까이 사시면 어쩔 수 없을 듯 싶네요.저도 명절에 규모 큰 재래시장 가보면 며느리 대동하고 나온 사람은 울 시어머니 뿐이더군요...
두분 다 계신데도 절 들들 볶는데 한분이 먼저 가시면 어떨지 생각만 해도 ㅎㄷㄷ.문제는 이런 걱정을 큰며느리는 생각도 않고 둘째인 저만 한다는거죠....
남편 회사가 내년에 지방으로 이전하는데 하시는 말씀" 우리도 따라가야지."농담이라도 소름이 쫙...10. 허허.
'10.9.27 2:09 PM (211.251.xxx.89)원글님 답글 보고 답답하다고 하면 제가 싸가지 없는 여인네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나..
정답은 안하면 되는거에요. 못한다 하면 되는 거에요.
왜 말을 못해, 왜 말을 못하냐구(ㅎㅎ 파리의 연인 버전으로 읽어주삼)
시어머니 입장에서야 며느리가 도와주고 같이 다니면서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받게 해주면 당연히 좋지요. 나이든 사람들 누구나 그러 좋아해요,
그런데 내가 싫으면 안하면 되는 거에요.
<둘째 숙제가 있어서 가서 봐줘야 해요. 공부 봐줘야 해요.> 등등.
그리고 이런 식의 글들의 공통점은 하기는 싫은데 갈등없이 해결하고 싶으신거에요.
갈등 없는 해결은 없어요. 욕먹을 각오하고 싫은 티를 내세요.
내가 싫은 티를 안내는데 상대방이 내 기분을 상세히 어찌 알겠어요.
본인이 감정적으로 허용되는 만큼의 효도만 하세요.
원글님이 못해주시면 또 다른데서 여러 군데서 해결할 수 있는 소스를 얻으십니다.
일은 도와주시되 같이 계시는 것은 볼일 있다고 하시고 떨치고 나오세요.
한 두번 해보시면 하실 수 있을 거에요.11. ...
'10.9.27 2:19 PM (112.144.xxx.110)허허님!!
시원하십니다.
본문에도 썼다시피 조카들 더러 보라고 하라고 말씀드리고 나서 좀 시원했네요. 혼자서..
아이고 바보...
어머니께서 막무가내로 저희 동네로 오신다고 그러셨어요.
어떻게 막아요? 오신다고 하시니 집 알아봐 드리고 최선을 다했죠.
처음엔 처음이니까 동네가 낯서니까 좀 세세히 신경써 드리고 그랬던건데
어느 순간 같이 살지 않을 뿐이지 이사하신 후 한달 정도는 어머니댁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이번 명절에도 원래 아버님이랑 따로 사시니 아버님 댁에 가야되니까 연휴 전날 월요일에
어머니 댁에 들렀어요.
그랬더니 아예 어머니는 절 잡아놓고 저녁까지 해결하고 가기를 바라신거 같아요.
시장같이 가 드리고 저녁까지 해야할 일 정해놓으신 듯 재료들 줄줄이 늘어놓으셨더군요.
식구들 다 오라고 전화하라고 그러셔서 거절했구요.
몇 가지 채소 다듬어 드리고 도서관에 책 반납해야 한다고 나왔어요.
그리고 40중반에 면접까지 봤네요.
다시 일 시작하려구요.
흥정망청 시간 보내느니 일이라도 해서 돈이라도 벌어야 어머니 호출에 편안해질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