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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전 부친 일

좋지만은 않아요 조회수 : 1,493
작성일 : 2010-02-16 13:27:41
시집온 후로
전 전날 가서 다듬기 다 해놓고
전날은 새벽부터 일하다가 자정 넘어서 집에 돌아왔어요
시가에 살 때 보름전부터 커텐 떼어 빨라시는 시어머니께서 이젠 같이 살면서 시킬 며느리가 없으니 청소도 대충 하고 넘어가시니 그건 다행스런 일이에요

당일날 친정 가는 거 꿈도 못꾸고..
사촌 시누 자기 아버지가 큰집에 와 계시니 큰집에 인사오더군요
자긴 친정 가봤자 아무도 없으니..
그럼 우리는 조카사위 오는데 어딜 가냐구 친정 가는 건 꿈도 못꾸고 설날 자정을 넘겨야 집에 돌아왔지요
다음날 친정가려고 하면... 어떨 때는 시가에 와서 아침 먹고 가라고  부르시고.. 그럼 다음날 점심먹고 출발해서 한두시간 친정에 있다온게 다였지요..
친정가면 졸다가오구요


이게 다 과거시제네요

몇년 외국에 있다 돌아와보니
시어머니 연세도 많아지셔서 힘드시니 제사 음식도 많이 줄었고..
결정적으로 장보기 힘들어서(친정엄마 장손 며느리라.. 그거 보고 살았는데 제일 힘든게 장보기라 생각해요)
전과 과일을 며느리들이 나눠서 해오라고 하시더군요

양도 팍 줄어서 전에는 하루 종일 부치던 전을 한두시간이면 끝낼 수 있어요(양도 줄고 가짓수도 줄고..)

그런데 제가 맡은게 '파전'과 동서들이 다 없애자고 하는 '산적' 이거든요


남편과 대화를 하다가 산적은 못 없애서 그냥하고
내년에는 애들 먹지도 않는 파전말고 다른걸 맡게 될거니 참 다행이다.. 했더니
남편이 버럭질을 하두만요
그런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지 않는 제사음식을 자기 조상들이 드셔야한다니 화가난다나요?


그러면서 너는 만들지말라는 버럭질을 하네요


그래서 전 안만들었어요
남편이 슈퍼가서 쪽파 사오고.. 자기가 다듬어서 자기가 부쳐갔네요


다 만들고 나서 제가
후손이 기분 좋게 만든 전이라 조상님들이 좋아하겠네~ 앞으로 계속 자기가 해~~
조상님들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라고 했더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네요
양이 모자르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즐겁지 않게 전을 부쳤대요...ㅎㅎ


앞으로 주~~~욱 남편이 전을 부치게 되었어요
더 조상님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사람이 일을해야 조상님들이 좋아하시겠지요?


다 끝나고 남편이 시가에 가자는걸(설 전날이에요)
잠시 친정에 들러서 묵은 세배라도 드리고 가자했더니
또 버럭질을 하네요
너는 친정가라!! 나는 우리 집 갈테니!! 이러는 거에요
그러면서 시집에 올 필요도 없다.. 넌 오지 마라...

참 나...


남편의 이런 점 때문에 시가에 정이 안 붙는 걸 남편은 결혼 20년이 되어가도록 모르네요


설 전날 시집에서 죽어라 일하느라고 친정엔 묵은 세배도 못드려 ..
당일날 일하느라고 전화 한 통 못해...
다음날은 퍼져 자느라고 늦게 가서 밥만 달랑 먹고와..

이러다가 올해는 여건이 되길래 잠시 들러 인사나 하자는데
버럭질을 하면서 "우리 부모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하는 소리를 하네요
남편에겐...
자기 부모, 자기 형제 밖에 없거든요
나는 고아라 생각하나봐요...

울 애들에게 외갓집도 없을거에요
시부모보다 더 연세 많으신 울 친정 부모는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앞으로 주~~욱 남편보고 전부쳐 가라고 할거에요
IP : 110.10.xxx.21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0.2.16 1:32 PM (123.143.xxx.2)

    글쓴님 잘하셨어요~ 완전 통쾌하네요..ㅎㅎ

  • 2. 바보같은
    '10.2.16 1:36 PM (218.186.xxx.254)

    남편들때메 쓸데없는 줄다리기 하느라 대한민국 여자들이 너무 힘들어요 그쵸?
    웃기는 짬뽕이라 생각하시고 개무시해주시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도대체가 "조율"이라는 걸 이렇게 모르는 족속들이 있을까... 저도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입장을 바꾸는건 당연 관심도 없고요...ㅎㅎ

  • 3.
    '10.2.16 1:45 PM (210.104.xxx.228)

    원글님 참 좋은일 하셨어요... ㅎㅎ 제가 다 통쾌하다구요^^ 앞으로 장봐다가 김치전을 하던 해물전을 하던 넉넉히 실컷해서 가져가라고 하세요... 그리고 왜 남편들은 지부모 나이먹는거만 생각하는지 ,,, 내집이나 남의집이나 참 똑같아요... 며느리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신의 딸이랍니까... 그것도 내집이랑 똑같네요.. 우린 지부모가 내부모보다 더 고생했다고 박박 우기는데,,, 참 철없어 보이더라구요... 에라이

  • 4. ㅋㅋㅋ
    '10.2.16 1:55 PM (122.37.xxx.181)

    앞으로도 쭈욱 남편분이 전부치라하셔요. 참 마음씀씀이 하나 곱게 써도 부인 마음이 풀려 조상공경 더 잘할 것을... 남편들은 나이들어도 철안나나봐요

  • 5. 말씀
    '10.2.16 2:15 PM (121.139.xxx.75)

    하시지 그랬어요.
    전 자기가 부치라는 의욕으로 니한테만 엄마아빠 있나. 내한테도 있다.
    화한번 내보시지그랬어요.
    전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님을 위해 그렇게 싸울텐데...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난 설날 세배도 제대로 못한 딸내미가 되잖아요.
    니만 후회안하고 나는 후회하는 딸을 만들거냐고 해보세요.
    근데 님댁은 아들만 있고 딸은 없나요?
    따님이 있으시다면
    설날 세배 못오는게 당연한건줄 아시겠어요? 남편분?

  • 6. ㅋㅋ
    '10.2.16 2:23 PM (125.149.xxx.22)

    근데 남편분 너무 웃겨요.
    양이 모자르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즐겁지 않게 전을 부쳤다...
    왠지 평범한 분이 아니실 듯...ㅎㅎㅎ

  • 7.
    '10.2.16 2:36 PM (218.38.xxx.130)

    너무웃기세요
    근데 남편이 전 부친 게 자상해서가 아니라
    자기 고집을 유지하기 위해서 억지로 보란 듯이 하는 일이라 좀 그렇네요

    그러니 친정에도 안 갔을 거고..
    그냥 님과 아이들이라도 가지 그러셨어요.
    버럭질 좀 하세요. 나도 엄마아빠 있어!! 이 한마디 하세요 꼭이요

  • 8. 20년째
    '10.2.16 4:11 PM (122.37.xxx.68)

    전부치는데 6시간씩 하던 사람이에요.
    이제는 동서들과 바꿔서 하고 싶은데...나도 닭한마리 삶기만 하면 되는거,조기 몇마리 생으로 가져와서 먹을때 굽기만 하던지 다른 동서 처럼 설 1주일 전에 다녀가며 외식한 번으로 끝내고 말던지.또는 마트표 양념 돼지갈비와 잡채만 해오던지...
    전 전만 대여섯 가지에 한가득을 해가도 `전`했단 한마디면 끝.
    전 남편이 뭐라 그래서 그냥 조용하게 한마디 했어요.
    그냥 각자 집에 따로 가자고...그 이후로 좀 줄긴 한 것 같아요.
    사실 속마음도 각자 자기집에 다녀왔으면 싶었거든요.

  • 9. 원래
    '10.2.16 5:49 PM (115.139.xxx.185)

    제사라는거 남자들이 하던 의식이예요.
    여자들은 부정탄다고 음식도 남자들이 다 만들었다고 하던데...
    남자들이 힘드니까 뒤죽박죽 제사의식도 여자손으로 치르고
    절도 못하게 하면서...
    우리나라 진짜 이상해요.남자들만의 이상한 논리로
    명절이라는 전통을 이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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