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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하시라는 말은 안 썼으면 합니다.
인터넷 어디를 가도,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부디 영면하십시오.
이런 문구를 자주 보게 되네요.
삼가... 이건 흔히(?) 볼 수 있었던 말이지만
영면하시라는 말은 이상하게 최근 들어 자주 보입니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즉, 누가 먼저 쓰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의 빠른 파급 속도 덕택에 너도나도 배워서 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상한 표현이 되니 쓰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겁니다.
영면.
영원히 잠든다는 표현입니다.
즉, '죽다', 다시 말하면 '사망'을 좀 고급스럽게(?) 돌려 말한 것이죠.
인터넷 사전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 영면 [永眠]
[명사]영원히 잠든다는 뜻으로, ‘죽음’을 이르는 말. ≒영서(永逝)·장면(長眠). *
제 기억 속을 뒤져 보면,
고인의 약력을 적은 글 등에서
<XXX. 향년 XX세. 고향 XXX에서 영면에 들다.(또는, 영면하다.)>
하는 식으로 쓰였던 것을 흔히 보았었고
비석에 새기는 글 따위에
<남원을 빛낸 미인 성춘향. XX세를 일기로 여기 영면하다.>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면에 들다 = 죽다.
(여기에) 영면하다 = (여기) 잠들다 = 죽어서 여기에 묻혀 있다
이 정도 뜻인데요.
왜... 자꾸, 이미 돌아가신 분을
영면하시라고 하는 겁니까.
직접적인 뜻은, 두 번 세 번 새겨 보아도
'돌아가십시오'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이런 표현은 안 쓰셨으면 해요.
'편안히 잠드시'기를 비는 뜻으로 쓰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그런 뜻으로 전이되어 가는 면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에요.
또, 언어의 뜻이라는 게 변하는 것이다 보니...
앞으론 아예 그런 뜻으로 바뀌어 갈지도 모르죠.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아직은, '죽다'는 뜻이 더 강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근거가 어디 있느냐... 고 하신다면
용례의 빈도수를 찾아 보면 아무래도 그렇다, 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사전에 등재된 뜻은 말할 것도 없고요.
편안히 잠드시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쓰신다면
'영면하십시오'가 아니라 '영면하소서' 정도로 써야 한다는 주장을 보았는데...
따지고 들자면 너무 복잡해지니 관두더라도,
만약 굳이굳이 쓰고 싶으시다면, '편안히'를 앞에 붙여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영원히 편히 쉬소서. 이렇게는 쓸 수 있을 테니까요.
돌아가신 분을 다시 돌아가시라고 하는 표현만은 피해 갔으면 합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못내 마음에 걸려, 졸린 눈 비비고 적어 봤습니다.
사족 : 그러니까 '편안히'를 빼고 쓰는 영면하라는 말은...
아껴 뒀다가 다음에 쓰십시오. -.-;
1. ^^
'09.8.20 9:57 PM (114.204.xxx.172)저도 완전 동감이예요!
방송에서도 심심찮게 쓰길래 특히 리포터들... 게시판에 글 올려야하나 싶을정도더군요.2. ...
'09.8.20 9:57 PM (203.206.xxx.172)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사용하진 않았지만 좀 이상하다 했었어요.
3. ..
'09.8.20 10:09 PM (124.5.xxx.36)저도 너무 이상하더라구요
이미 돌아가신 분께...영면하시라니..4. 아 그렇군요..
'09.8.20 10:26 PM (128.134.xxx.92)감사합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썼습니다.
"편안히 잠드소서"라는 뜻인줄 알았습니다.
이제 안쓸께요.5. 참,
'09.8.20 10:26 PM (128.134.xxx.92)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써도 되나요?
6. 오호
'09.8.20 10:35 PM (122.43.xxx.9)글쿤요^^
7. ^^
'09.8.20 10:35 PM (110.11.xxx.140)좋은 지적이십니다..
저같은..무지랭이한테는요..
안 그러면..계속 영면하십시오~~라고 오용할 뻔 했네요..8. 네
'09.8.20 10:46 PM (119.71.xxx.23)현 대통령님 영면하십시오 ㅠㅠ
9. ㅎㅎ
'09.8.20 11:03 PM (122.43.xxx.9)윗님 때문에 웃고 가요.^^
10. 앗
'09.8.20 11:08 PM (210.98.xxx.135)앗! 저도 그런 단어 썼는데 깊이 확 찔립니다.
편안히 잠드시라는 뜻으로만 생각했어요.
되새깁니다.11. 넵!!
'09.8.20 11:30 PM (125.177.xxx.174)이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단어인데, 그런 뜻인지 지금 확실히 알았네요.12. 죄송해요
'09.8.21 2:09 AM (121.88.xxx.215)영원한 안식을 바라는 맘으로 사용한 용어였는데
그게 그런 뜻이었군요
지적 감사하구요
이젠 그 용어는 적절한 곳에 사용하겠습니다.
영면을 빌분들 명단 곳 적어 올리도록 합죠 ^^13. 몰랐어요.
'09.8.21 2:55 AM (125.178.xxx.12)써본적 없지만 그냥 편안히 받아들였는데..
이제 그분을 위해서만 아껴둬야 겠어요...
우리 바귀님...언제 영면에 드시올런지.14. ..
'09.8.21 4:37 AM (85.154.xxx.139)재치쟁~~이
15. 안 그래도
'09.8.21 10:41 AM (123.109.xxx.144)찾아보려고 했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르고 썼네요.
쥐님 어서 영면하소서!16. 아~~
'09.8.21 3:41 PM (121.169.xxx.250)그렇군요~~ 크게 생각안하고 썼는데 부끄럽네요 ^^